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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묘하다. 


국내 인디 레이블에서 B급 감성과 마이너 정서를 무장한 게임과 개발팀은 많다. 그중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게임이 바로 마프 게임즈의 중년기사 김봉식이다. 다른 동네는 금융 상품으로 알려진 그를 그저 호기심이 발동해서 투구를 쓰는 순간 던전 공략에 나선 용사로 강제 취업한 웃픈 사연을 가진 캐릭터의 상징성은 크다.



이후 봉식이와 함께 외도했던 마프 게임즈가 이번에는 신입사원 이동식과 함께 돌아왔다. 이름도 황당 그 자체인 게임이망했다. 그나마 정식 이름이 띄어쓰기를 하지 않은 문장이라 천만다행이다. 물론 게망이나 게망했다처럼 특유의 익살 코드를 앞세운 마프 게임즈의 용기가 대단하다.


각설하고 게임이망했다는 정식 버전이 아닌 3월 15일에 프리 오픈을 시작,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신입사원에게 '야근? 버그 수색?' 무의미한 선택 중에서 게임으로 강제로 워프시킨 황당한 설정부터 남다르다.



엄밀히 따진다면 테스트 빌드임에도 불구하고, 신입사원 이동식이 되어 떠난 유저들의 고난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름과 달리 방치형 RPG의 기본기를 앞세워 기존 동종유사 장르의 게임이 겪었던 성장통을 함께 발견, 완성형 게임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RPG에서 접했던 인간, 엘프, 오크, 언데드, 드워프, 고블린 등의 종족과 탱커, 근/원딜, 법사, 힐러 등의 직업. 종족과 직업의 조합으로 전형적인 파티형 RPG의 고정관념은 게임이망했다고 마찬가지다.



대신 자칫 뻔한 게임으로 보일 때쯤 초반 스테이지를 플레이한다면 첫인상은 배신한다. 겉모습과 달리 필드와 던전을 분리, 디아블로의 짜리몽땅 버전이라 보일 정도로 파티 플레이를 강조한 시스템이 강점이다.


다만 같은 게임을 같은 공간에서 플레이할 수 없는 태생적인 한계는 존재한다.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프리오픈이고, 정식 빌드에서 다른 유저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비동기화 콘텐츠라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시 돌아와서 게임이망했다는 고전 게임이 추구했던 추억 어린 감성을 핵심 코드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게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복고, 예를 들면 하나의 맵을 사각형으로 구현해서 레벨에 어울리는 최적의 사냥터를 찾아 레벨노가다를 진행했던 그 추억 말이다.


우스갯소리로 중년기사 김봉식은 어두컴컴한 던전의 지박령이지만, 그나마 신입사원 이봉식은 화창한 필드를 누빌 수 있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정식 출시가 아닌 프리오픈이라 가끔 팅기거나 스마트 폰이 먹통이 되어도 기분 나쁘지 않은 게임이망했다. 이 게임이 어떤 점이 재미있는지 구구절절 설명하진 않겠다. 


대신 그냥 딱 30분이다. 그만큼 플레이한다면 소위 말하는 입질이 오므로 확실한 기준이 세워질 것이라 믿는다. 계속 플레이할 것인지 혹은 버그와 의견을 모아 공식 카페의 '버그를 잡아주세요'와 '조언해주세요' 게시판을 도배할 것인지는 유저의 선택이다.


2015년 중년기사 김봉식 이후 방황을 끝낸 마프 게임즈가 2018년 신입사원 이봉식과 함께 돌아와서 기쁘다.



이름 : 게임이망했다

개발 : 마프 게임즈(MAF GAMES)

장르 : RPG

과금 : 무료 / 인앱 결제

지원 : 안드로이드

비고 : 이름 바꿔줘요


안드로이드

https://goo.gl/b1EQ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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