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상폐, 단어 혼용으로 상폐로 둔갑|공식 상장 폐지는 3곳에 불과, 20곳은 거래 중지
암호화폐 3대장 리플이 흔들리고 있지만, 정작 상장 폐지는 5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거래소 업계에서 투자 유의 종목 지정 이후 재심사를 거쳐 상장 폐지와 종목 해제로 구분되는 것처럼 해외 거래소도 상장 폐지를 언급한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
요동치는 투자 심리와 별도로 미국에서 영업 중인 거래소는 리플 소송보다 거래소의 생존을 위해 리플과 잠시 선긋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상장 폐지(Delisting) 대신 거래쌍 제거(remove), 거래 중단(suspend, halt)을 알리며, 향후 소송 결과에 따라 상장 폐지와 거래 재개 러시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 US, 이오봇(Eobot), 코어닥스 등은 미국 거주자와 상관없이 상장을 폐지한다. 또 미국 거주자를 대상으로 거래를 중단하는 거래소는 OK코인, 비트스탬프, 크로스타워, 크립토닷컴, 비트렉스 등 5곳이다.
이들은 불안정한 시장 상황의 이유를 들어 투자자 보호와 거래소의 생존을 위해 거래 중단 대신 거래 중지를 선택했으며, 이또한 미국 거주자를 대상으로 조치를 취한 것에 불과하다. 일부 미디어에서 제기되는 상장 폐지 러시는 거래 중단과 다른 개념이다.
<본지>가 리플 사태에 입장을 밝힌 거래소 23곳을 조사한 결과 거래를 중단한 거래소는 디리스티드(delisted)를, 거래가 정지된 곳은 halt와 suspend, remove, disable 등의 단어를 사용했다. 또 일본 암호자산 거래소는 일시 정지(一時停止)라는 용어를 채택했다.
대표적으로 비트스탬프와 크로스타워는 미국 거주자를 대상으로 거래를 중단했으며, 그 외 거주자는 이전과 상관없이 거래할 수 있다. 이는 비트렉스도 마찬가지다.
또한 일본은 화이트 리스트 코인 '리플'을 상장 폐지 대신 '일시 정지'로 가닥을 잡았다. 일본 금융청의 심사를 통과했으며, 리플 보유자에 한해 에어드랍으로 받을 수 있는 스파크 토큰(FLR)의 상장을 전제로 리플을 포기하지 않은 국가다.
국내외 미디어에서 거래 정지를 사실상 상장 폐지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운전면허 정지와 취소가 다른 것처럼 중지와 중단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중지는 향후 거래가 재개될 가능성을 남겨둔 상황에서 조치, 중단은 이번 사태로 거래쌍을 제거해 거래 지원을 종료하는 상장 폐지다.
상장 폐지의 의미를 정지와 중단, 종료까지 포함하려면 리플의 첫 재판이 열리는 2월 22일에 결정될 전망이다. 리플이 승소하거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벌금을 납부하더라도 미국 거주자를 대상으로 거래가 재개될 가능성은 작다.
문제는 리플의 패소로 거래 중지를 선택한 거래소가 중단으로 전환되면 벌어질 상장 폐지 러시다. 그래서 첫 재판을 앞두고 미국 거주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거래소와 XRP/USDT 거래쌍을 보유한 거래소는 '거래 정지'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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