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숨 고르기' 나선 글로벌 거래소 3대장 (2)
비트 트레이드 인수한 후오비 재팬 유리, OK코인 재팬은 시작, 바이낸스 존재감 無
상장 남발, 난립하는 거래소, 상폐 러시, 기획 파산 등이 빈번한 국내와 달리 일본은 이전부터 금융청의 감독하에 암호자산 시장을 제도권에 진입시켰다.
국내 시장이 특금법 통과 이후에도 우왕좌왕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화이트 리스트 코인과 거래소 라이센스로 시장을 철저하게 통제, 무분별한 상장 남발부터 마진 거래까지 모든 것을 관리한다. 11년 전 일본 주식시장이 마진거래의 한도가 600배까지 치솟을 때 경험을 되살려 철저하게 제도권의 통제에 두고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다.
6일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개정 자금법 시행을 앞두고 일본 암호자산 시장은 23개 거래소와 25종의 암호자산으로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바이낸스, 후오비, OKEx 등 글로벌 거래소 3대장도 법 개정에 맞춰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OK그룹은 일본 시장을 위해 OKEx가 아닌 OK코인 재팬을 출격시켰다.
우선 바이낸스는 FOB(Freedom of money) 계획에 의해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했지만, 일본 시장 진출은 이전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올해 초 바이낸스는 Z 홀딩스의 자회사 Z 코퍼레이션, 암호화폐 거래소 타오타오(TaoTao)와 전략적 제휴를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직접 진출이 아닌 기존 거래소와 제휴를 통해 거래쌍을 공유해 합작이나 협력 관계를 유지해 시장 공략에 나선 것. 이는 라인의 자회사 LVC 주식회사와 비슷한 방식이다.
문제는 2019년 3월 금융청이 바이낸스의 불법 영업을 문제삼아 퇴출시킨 사례가 있다. 당시 거래소의 정식 라이센스를 받지 않고, 홈페이지에서 일본어를 지원했다는 이유만으로 불법 영업으로 적발한 바 있다.
바이낸스가 금융청의 경고를 무시하고 영업을 강행했거나 창펑 자오(CZ) CEO가 불편한 기색이라도 나타냈다면 타오타오와 협력할 수 있는 여지도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일본 암호자산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비해 후오비 그룹은 후오비 재팬을 2016년 9월에 설립하고, 자본금 220억 원 규모로 몸집을 키웠다. 이전에 비트 트레이드로 서비스했지만, 후오비 그룹이 비트 트레이드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면서 후오비 재팬(Huobi Japan Holding Limited)으로 2017년 9월부터 관동 재무국의 7번째 거래소로 영업을 시작했다.
현재 후오비 재팬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라이트코인(LTC), 모나코인(MONA), 비트코인캐시(BCH) 등 6종의 암호자산을 거래 중이다. 또 재팬네트 은행을 비롯해 6곳의 주요 은행과 거래하고 있어 바이낸스나 OK그룹보다 선점 효과가 크다는 것이 현지 분위기다.
뒤를 이어 OK그룹의 전략 거래소 OK코인 재팬은 2017년 9월에 설립해 개정 자금 결제법 시행을 앞두고 라이센스를 획득, 23번째 거래소로 영업을 준비 중이다.
현재 암호자산 거래를 위한 계좌 개설이 한창이며, 오는 7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비트코인캐시(BCH), 라이트코인(LTC), 이더리움 클래식(ETC) 등 암호자산 5종으로 영업을 시작한다.
이전에 경고를 받았던 바이낸스, OKEx가 아닌 OK코인으로 일본을 공략하는 OK그룹에 비해 라이센스 획득과 자본금, 거래은행과 관계를 고려한다면 후오비 재팬이 유리하다는 평이다.
특히 지난해 오키나와 슈리성 화재로 비트코인과 리플, 이더리움으로 기부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중국 업체가 아닌 현지 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또 일본 금융 서비스 회사 도카이 도쿄 파이낸셜 홀딩스(TTFH, Tokai Tokyo Financial Holdings)로부터 5억6400엔의 투자를 유치, 암호자산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개발을 천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