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기획 ④] NFT 거품 없애는 日 암호자산 업계
콘텐츠 비즈니스 중심으로 변모하는 일본 NFT 산업|IP 비즈니스 재편 움직임
스마트앱, 더블점프도쿄, 크립토게임즈 등 블록체인콘텐츠협회 중심으로 세분화
국내외 암호화폐 업계가 디파이에 이어 NFT를 2021년 핵심 테마로 꼽고 있지만, 최근 불어닥친 NFT와 메타버스 남발은 점차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예년과 달리 디앱과 댑을 블록체인 게임이라 부르기 시작했고, 현재는 NFT를 게임 아이템을 취급해 게임업체나 계열사가 NFT 테마주라고 지칭할 정도다.
하지만 국내 암호화폐 업계를 김치 코인 천국이라 불리는 이유를 떠올린다면 작금의 NFT 과열 조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현재 광풍처럼 남발되는 NFT라는 키워드, 이와 관련된 기사들만 보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프로젝트의 종착지가 NFT인 것처럼 보이는 현상은 시장의 자정작용을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비해 일본은 현재 자금 결제법의 단초를 만든 암호자산 거래소 코인체크의 NFT 마켓 '코인체크 NFT 베타버전'이 지난 24일 시작된 이후 NFT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日 NFT 업계 리딩 컴퍼니, 더블점프 도쿄
2일 일본 암호자산 업계에 따르면 더블점프도쿄, 크립토게임즈, 스마트앱 등 블록체인콘텐츠협회에 가입된 회원사를 중심으로 NFT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일본의 NFT 표준 옥트 패스(Oct-Pass, Open Contents Token)를 블록체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파이낸시(FiNANCiE)와 함께 개발해 이미 협회를 중심으로 보급에 나서고 있다.
옥트 패스는 디파이 열풍에서 비롯된 이더리움(ETH)의 수수료 상승과 '화이트 리스트 코인'만 거래소에서 취급할 수 있는 자금 결제법의 영향이 크다. 그 결과 확실하게 심사를 통과한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게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 절감을 위한 NFT 표준화와 멀티 블록체인 대응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우선 더블점프 도쿄는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게임 '마이 크립토 히어로즈'로 시작해 일본의 NFT 업계를 이끌고 있다. 옥트 패스 공동 개발 이후 실증실험을 위해 차기작 '마이 크립토 사가'를 출시하면서 폴리곤(MATIC, 매틱 네트워크)과 제휴했다.
이후 더블점프 도쿄의 블록체인 게임 지원 프로그램 MCH+에 참여한 게임업체를 중심으로 마이 크립토 히어로즈, 마이 크립토 사가, 브레이브 프론티어 히어로즈, 크립토 스펠즈, CHOJO CryptoGirlsArena 등 옥트 패스와 멀티 블록체인 대응 솔루션 AMS(Asset Mirroring System)를 채택한 5개의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게임의 NFT를 폴리곤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공식화했다.
또 블록체인 게임 갓 언체인드(Gods Unchained)를 개발한 Immutable과 협력해 수수료 무료를 앞세운 'Immutable X'를 폴리곤에 이어 두 번째 '레이어2 솔루션'으로 채택했다.
이미 스퀘어에닉스의 밀리언아서 NFT 발행 협력과 NFT 마켓 라리블에 '브레이브 프론티어 히어로즈' 에디션을 입점시켰으며, 현재는 메타버스로 불리는 비욘드컨셉의 가상 세계 코나타(Conata)에서 NFT 발행을 위한 실증실험에 돌입했다.
◆ 아티스트 NFT 전문 'NFT 스튜디오' 공개한 크립토게임즈
블록체인 게임 '크립토스펠즈'를 개발한 크립토게임즈의 시작은 평범한 게임업체였다.
이들이 개발한 크립토스펠즈는 프리세일 기간 2주 동안 900 ETH(당시 3천만원 상당)를 달성해 주목받기 시작, 월정액 서비스와 블록체인 카드 게임 개발에 필요한 엔진과 소스 코드를 공개할 정도로 더블점프 도쿄와 함께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확장에 공을 들였다.
이후 암호자산 거래소 '코인체크'와 후오비 재팬 등 거래소와 콜라보를 통해 한정판 NFT를 발행하고, TV CM까지 선보이면서 일반적인 개발사로서 자리매김하는 듯했지만, 옥트 패스를 공동 개발하면서 회사의 방향성이 바뀌었다.
올해 3월 신규 사업으로 공개한 것은 크리에이터 전문 NFT 마켓 'NFT 스튜디오'였다. 이후 화가, 버추얼 유튜버, 발레 유닛 그룹 POiNT,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HARTi, 가면 듀오 'AmPm'의 미공개곡 '인트로', 오타쿠 코인 등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 중심의 NFT 스튜디오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시작은 평범한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에 불과했지만, 더블점프 도쿄와 스마트앱 등과 함께 NFT 생태계 확장을 위해 NFT 발행부터 레이어2 솔루션 적용까지 전방위로 협력하고 있다.
◆ 블록체인 지갑업체가 만든 크리에이터 전문 NFT 마켓 '나나쿠사'
옥토 패스 공동 개발업체 목록에서 눈에 띄었던 스마트앱은 일반적인 앱 개발사였다.
게임이 아닌 빠른 앱 검색을 위한 '앱 큐브'를 선보인 이후 존재감이 없다가 블록체인 게임 전용 지갑 '고 월렛(GO! WALLET)'과 프로젝트팀과 NFT 사업자를 위한 솔루션 '고 베이스(GO BASE)'를 주력으로 삼았다. 특히 현지 업계는 옥트 패스가 '고 베이스'의 프로토타입을 기반으로 개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옥트 패스가 공개되기 전 스마트앱은 '고 베이스'에 NFT 발행, 판매, 마켓 등의 기능을 추가하면서 실증실험을 위해 코인북(coinbook)과 개발한 디지털 트레이딩 카드 서비스 'NFT 레카'로 아이돌그룹 SKE48의 디지털 트레이딩 카드를 NFT로 출시한 바 있다.
크립토게임즈와 미묘하게 결은 다르지만, 스마트앱도 아티스트 중심의 NFT 마켓으로 가닥을 잡고, 스마트앱의 NFT 마켓 '나나쿠사'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를 공개로 모집해 100명의 아티스트와 함께 시장 활성화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나나쿠사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는 사진 작가부터, 음악, 스트리머, 버추얼 유튜버, 디지털 아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과 함께 나나쿠사를 단순한 거래 플랫폼보다 이들의 생계가 보장되는 생태계 확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日 화이트 리스트 코인 덕분에 IP 비즈니스 부각
일본의 NFT 업계는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다. 국내 암호화폐 업계가 NFT를 단순한 가격 상승을 위한 호재로 치부하고, 디파이 다음으로 떠오른다는 막연한 설명만 늘어놓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더리움 수수료 절감을 위해 레이어2 솔루션을 앞다퉈 채택하고, 블록체인콘텐츠협회를 중심으로 각자의 영역에서 실증실험을 진행해 NFT의 거품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국내외 암호화폐 업계가 NFT를 신규 사업으로 점찍었지만, 일부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확실한 로드맵이 없다. 일본 암호자산 업계가 '무엇을 NFT로 발행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는 사이 게임, 애니메이션 등의 각종 IP를 강점을 살린 NFT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추세라면 NFT도 프로젝트팀의 인지도나 암호화폐 시가총액 규모보다 IP 홀더를 중심으로 IP 비즈니스를 시작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