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퀴드 비트코인(L-BTC), 日 37번째 암호자산 확정
캐나다와 일본 기업이 5년간 협력해 '비트코인 사이드체인' 생태계 구축 5년 만에 결실
일본의 37번째 화이트 리스트 코인은 리퀴드 비트코인(L-BTC)으로 결정됐다.
리퀴드 비트코인은 캐나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블록스트림(Blockstream)이 개발한 결제 네트워크 '리퀴드 네트워크'의 토큰으로 2018년 9월 27일 가동을 시작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암호화폐 통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별도의 코드 네임이 검색되지 않을 정도로 국내는 생소한 프로젝트다.
실제 코인마켓캡에서 LBTC로 검색하면 라이트닝 비트코인(LBTC)과 현재 사라진 라이트비트코인(LBTC)이 노출되는 게 전부다. 기사는 블록스트림이 표기하는 원칙에 따라 리퀴드 비트코인을 L-BTC로 표기한다.
9일 일본 금융청, JVCEA 등에 따르면 크립토 가라지(Crypto Garage)는 33번째 1종 라이센스를 획득한 암호자산 거래소로 리퀴드 비트코인(L-BTC)으로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로써 7월 기준 일본 암호자산 시장은 1종 라이센스를 획득한 34곳의 거래소와 37개의 화이트 리스트 코인으로 움직이게 됐다.
지난해 5월 고팍스가 국내 거래소 최초로 리퀴드 비트코인을 비트코인 마켓에 상장했지만, BTC 마켓 거래량 저조로 현재는 사라진 상황이다. 고팍스 관계자는 "리퀴드 비트코인의 상장 폐지가 아니라 BTC 마켓 자체의 거래량이 부진하면서 BTC 마켓의 오더 북을 지웠다"고 설명한다.
고팍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블록 생성 주기가 10분으로 설정되어 있고 이에 따라 비트코인의 전송과 수취에 시간이 다소 걸리는 단점이 있으나 리퀴드 네트워크에서는 거래 속도가 약 2분으로 단축된다. 이를 통해 리퀴드 비트코인은 비트코인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해 빠르고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고팍스가 리퀴드 비트코인을 국내에 잠시 선보였던 이유는 코인원과 함께 리퀴드 네트워크의 회원으로 현재(2021년 7월 기준) 거래소, 지갑 서비스 업체 등 총 55곳이 리퀴드 멤버로 활동한다.
블록스트림이 리퀴드 비트코인의 처리시간 1~2분을 위해 '리퀴드 네트워크' 개발에 집중, 이를 5년 넘게 지켜본 디지털 가라지 그룹의 인연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퀴드 비트코인이 일본 암호자산 시장에 이름을 알릴 수 있게 된 일등공신은 크립토 가라지의 모회사 디지털 가라지(Digital Garage) 그룹이다.
디지털 가라지 그룹은 1995년에 설립된 핀테크 회사로 ▲결제(Financial Technology Segment) ▲광고(Marketing Technology Segment) ▲투자(Incubation Technology Segment) ▲미래 사업(Long-term Incubation Segment) 등 4개 부문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에 1종 라이센스를 획득한 크립토 가라지는 디지털 가라지 그룹에서 미래사업 부문에 속한 계열사로 핀테크와 블록체인을 결합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 중인 3년차 회사다. 이미 STO까지 합법화 된 일본 암호자산 시장에서 일본 STO 협회 회원으로 속해있어 디지털 가라지 그룹의 블록체인 기반 사업에 선봉에 서있다.
디지털 가라지 그룹과 블록스트림의 인연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년 디지털 가라지 그룹은 호라이즌 벤처스와 글로벌 보험회사 악사(AXA)의 AXA Strategic 벤처스 등과 함께 블록스트림의 시리즈 A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 디지털 가라지는 다이와 증권과 합작해 운영 중인 디지 다이와 벤처스(DG Daiwa Ventures)의 DG 랩스 펀드를 블록스트림에 투자, 2017년 11월 당시 누적 투자 금액은 8천만 달러를 돌파했다고 양사가 밝힌 바 있다.
이후 2017년 11월 블록스트림과 일본 사업 제휴를 정식으로 체결, 투자자에서 페이스메이커로 전환한다. 이전부터 운영 중인 디지털 가라지 그룹의 연구조직 디지 랩(DG Lab)과 블록스트림은 지역 통화 발행과 암호자산 OTC 시장 진입을 위해 솔루션 개발에 공을 들인다.
시간이 흘러 양사가 2018년 9월에 자회사 크립토 가라지, 리퀴드 네트워크의 첫 가동을 시작하게 된 것. 그 해 디지털 가라지 그룹은 다시 블록스트림에 추가 투자를 단행하고, 블록스트림은 '크립토 가라지'에 투자하면서 양사는 페이스메이커에서 사업 파트너 관계로 전환한다.
그 결과 양사의 합작품이라 말할 수 있는 세틀넷(SETTLENET)이 지난해 6월 상용화 서비스 돌입과 함께 결실을 맺는다. 세틀넷은 리퀴드 네트워크 기반으로 개발한 암호자산 결제 솔루션이자 일본 금융 당국의 블록체인 금융 규제 샌드박스 1호로 1년의 실증실험을 거쳐 개인, 펀드 매니저, 브로커, 거래소 등까지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인정받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