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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아니면 말고'식 국감 의혹에 동네북 전락

우당이 2021. 10. 22. 16:38

업비트 인도네시아의 프라이스 서베이가 우회 상장으로 둔갑


지난해 업비트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된 프라이스 서베이가 올해 국정감사에서 업비트의 우회 상장으로 둔갑, 매년 국감 때마다 반복되는 '아니면 말고' 식 찔러보기 의혹 제기가 선을 넘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정 회사와 프로젝트팀을 상대로 의혹을 제기, 특금법 시행 이후 고사 위기에 처한 거래소 업계를 향한 무분별한 일갈이 지나쳤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다. 특히 주식 시장과 암호화폐 시장이 전혀 다른 업계임에도 '우회상장'이라는 용어가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 업비트 몰아세우기에 치중한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업비트 인도네시아 법인에 상장해 있던 밀크(MLK), 디카르고(DKA), 톤(TON) 등이 지난해 2∼8월 국내 시장에 상장하자마자 급등했다면서 작전 세력이 고점에서 일반 투자자들에게 코인을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의원실에서 제기한 거래소와 작전세력과 유착 의혹은 업비트 본진과 업비트 APAC 소속 업비트 인도네시아의 프라이스 서베이, 오더 북 공유 등을 고려하지 않은 밀크-디카르고-톤 등을 업비트와 같은 팀, 즉 세력으로 간주한 것이다.


◆ 프라이스 서베이를 진행한 온버프와 플레이댑은 왜 빠졌나
지난해 진행된 업비트 인도네시아의 프라이스 서베이는 시장 검증을 통한 일종의 변칙 상장이다. 여기서 말하는 상장은 ICO로 일명, 거래소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테더(USDT), 피아트 머니 등의 거래쌍을 개설해 거래를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프라이스 서베이는 거래소와 프로젝트팀이 시장의 반응을 알아보고, 시작가를 알아보기 위한 과정이다. 이와 비슷한 시스템으로 바이낸스 커뮤니티 코인 보트 라운드(Binance Community Coin Vote Round), 후오비 패스트 트랙(구 후오비 프라임 라이트), OKEx 리스팅 보트 등이 있으며, 이를 국내에 도입했던 게 빗썸의 픽썸 라운드다.

업비트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밀크(MLK), 2020년 2월 19~20일 ▲디카르고(DKA), 2020년 6월 3~4일 ▲토카막 네트워크(TON), 2020년 8월 11~12일 ▲온버프(ONIT), 2020년 8월 25~26일 ▲플레이댑(PLA), 2020년 9월 8~9일 등 총 5종의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프라이스 서베이를 진행했으며, 이들은 관련 업계에서 프라이스 서베이를 통해 업비트에 입성해 일명 UPS 5형제로 불린다.

이들은 프라이스 서베이 진행 직후 ▲밀크, 2월 20일 BTC/IDR 상장 ▲디카르고, 6월 4일 BTC/IDR 상장 ▲토카막 네트워크, 8월 13일 ▲온버프, 8월 27일 BTC 상장 ▲플레이댑, 9월 10일 BTC 상장 등 프로젝트마다 비트코인과 루피아 마켓에 입성했다.

참고로 5종의 프로젝트는 업비트 본진에 ▲밀크, 2월 20일 BTC / 2월 21일 KRW ▲디카르고, 6월 4일 BTC / 7월 14일 KRW ▲토카막 네트워크, 8월 13일 BTC / 8월 25일 KRW ▲온버프, 8월 27일 BTC ▲플레이댑, 9월 10일 BTC / 9월 29일 KRW 등 순서로 입성했다.

대신 업비트 인도네시아에서 진행한 프라이스 서베이는 미국, 한국, 중국, 일본, 볼리비아, 마케도니아, 알제리, 파키스탄, 에콰도르, 모로코, 네팔, 방글라데시 국적을 가진 회원은 참여할 수 없었다.

의원실이 의혹을 논하려면 온버프와 플레이댑까지 언급해야 하며, 의혹의 시작을 업비트 비트코인 마켓 입성일이 아닌 원화마켓 거래일로 설정한 것에 대해 우회상장 의혹을 짜 맞추려는 억지에 불과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인도네시아와 한국에서 형성된 비트코인 마켓, 원화 마켓, 루피아 마켓 생성날짜와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업계에서 떠도는 '거래소는 곧 세력'이라는 떠도는 풍문의 진위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오히려 우회상장보다 싱가포르의 쇼핑몰 건물이 국내 프로젝트팀의 산실이 된 배경부터 알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참고로 이번에 언급된 프로젝트 중에서 디카르고의 싱가포르 사업장 소재지는 DKARGO LTD.라는 이름으로 'THE CENTRAL, 6 EU TONG SEN STREET, Postal 059817, #11-10P'이며, 위믹스(WEMIX) 재단이라 불리는 위메이드트리(WEMADE TREE PTE. LTD)의 사업장 소재지도 디카르고와 같은 건물에 위치해 'THE CENTRAL, 6 EU TONG SEN STREET, Postal 059817, #11-10W'이다.


◆ 업비트 인도네시아와 업비트 본진은 오더 북 공유 가능
지난 7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실도 업비트와 업비트 APAC의 관계를 오더 북 공유를 통한 환치기 회사로 의혹을 제기했지만, 업비트는 별도의 법인과 국가마다 암호화폐 규제안과 관리 기구가 존재한다는 이유를 들어 설명한 바 있다.

대한민국이 FATF 정회원인 것에 비해 인도네시아는 FATF의 유일한 옵저버이자, FATF의 가상자산 규제안에 따라 관련법과 규제 기구가 존재한다. 대신 국내와 달리 인도네시아 무역부(Kemendag)와 상품선물거래규제국(Bappebti)의 심사를 거쳐 거래할 수 있는 화이트 리스트 코인이 존재하며, 업비트 인도네시아는 현지 정부 당국으로 라이센스를 발급받은 거래소다.

FATF의 권고안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Bappebti 제5호, 제7호'에 따라 화이트 리스트 코인 리스트가 포함된 법이 존재하며, 상품선물거래규제국이 통제한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국내는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 중이며, 개정안으로 국내 암호화폐 시장을 통제하는 식이다.

그 결과 업비트 인도네시아와 업비트 본진은 각각 암호화폐 규제안에 따라 라이센스 발급과 신고 수리가 완료돼 '특정 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감독규정'의 제28조에 따라 오더 북을 공유할 수 있다.

제28조(가상자산사업자의 조치)
1. 자신의 고객과 다른 가상자산사업자의 고객 간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을 중개하지 않을 것.

다만, 다른 가상자산사업자가 국내 또는 해외에서 인가·허가·등록·신고 등(이하 "인허가 등"이라 한다)을 거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이행하는 가상자산사업자이며, 가상자산사업자가 자신의 고객과 거래한 다른 가상자산사업자의 고객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는 중개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다음 각 목의 사항을 이행해야 한다.

가. 다른 가상자산사업자가 해외에서 인허가 등을 받은 경우 외국 정부가 발행한 인허가 등의 증표 사본을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제출할 것

업비트 관계자는 "업비트 인도네시아는 업비트 APAC 소속으로 두나무는 아무런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고 단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라이선스 이용 및 기술 지원 등을 하는 해외 제휴 관계"라며 "업비트 인도네시아는 해당 국가의 인허가를 받아 운영되고 있으며, 거래지원은 각 거래소의 정책을 따르고 있다. 우회상장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