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NH농협은행, 함께해서 XX웠고 다신..."
KB국민은행으로 갈아타면서 승부수와 출사표 재등판
드디어 빗썸이 NH농협은행과 불편한 동거를 끝내고, KB국민은행으로 파트너를 바꾼다.
과거 실명계좌 발급 단계부터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계좌 개설, 금융기관 서버 점검과 잦은 입출금 차단 등으로 가두리 메타의 오명을 뒤집어쓴 빗썸에 있어 새 출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이른바 통장 갈아타기로 주요 고객층의 움직일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이전까지 보여준 업종을 초월한 프로모션도 KB국민은행 이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빗썸 라운지 한쪽에 마련된 NH농협은행의 계좌 개설 창구가 언제 사라질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사실상 지난 13일 빗썸이 공식적으로 'KB국민은행으로 원화 입출금 은행 변경'을 고지한 이상, 개인 자금 융통과 대출을 위한 계좌 개설이 아닌 이상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빗썸 측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 "KB국민은행 창구가 설 이후에 라운지에 들어올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3월 24일부터 KB국민은행으로 입출금을 할 수 있지만, 그보다 앞서 오는 20일부터 이미 계좌를 개설한 이들에 한해 KYC와 인증 작업을 미리 하기 때문이다.
더욱 1월 20일부터 3월 24일 사이에 빗썸의 공격적인 상장이 이어진다면 계좌 전환과 상장 특수를 노릴 수 있다. 단, 신규 계좌 개설일을 기준으로 20일 페널티가 존재, KB국민은행 계좌 개설을 앞둔 이들이라면 조심해야 한다.
7년 전 빗썸의 리즈 시절에 NH농협은행 계좌 개설은 까다로웠다. 농협중앙회에서 발급한 계좌만 유효할 뿐 단위 농협계좌는 빗썸의 계좌로 사용할 수 없었다. 특금법이 시행되기 전후로 2021년부터 2022년에 사라진 바스프 목록을 보고 있으면 난립 수준을 넘어서 무법지대에 가까웠던 시기다.
ISMS 인증도 바스프 전용 인증심사로 바뀌고, 벌집 계좌라는 단어가 익숙했던 역동적인 시기를 겪으면서 현재 특금법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으로 시장을 규율하는 법령이 존재하니 참으로 격세지감이다.
특히 걸핏하면 보이스 피싱과 의심 계좌로 입출금이 차단돼 거래소의 목줄을 쥐고 흔들었던 금융기관의 패기가 극에 달했던 시기였기에 업비트나 빗썸은 숱한 고초를 겪은 바 있다. 그럼에도 이재원 빗썸 대표는 "오랜 시간 동안 파트너십을 이어온 NH농협은행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별도로 코멘트, 함께 사업을 영위한 파트너를 향한 예우를 표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NH농협은행이 빗썸을 얼마나 달달 볶았는지, 그리고 목줄을 죄고 흔들었는지 알고 있다. 꽃 피는 봄에 KB국민은행으로 파트너를 바꾸면서 '빗썸은 꽃길만 걷자', NH농협은행은 "함께해서 XX웠고 다신..."으로 갈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