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안 하는 韓 금융위 vs 일하는 日 금융청
불법 거래소 두고 대응 방식 극명
멕스씨(MEXC)와 쿠코인(KuCoin)은 국내외 암호화폐 업계에서 2티어로 분류되는 중형 바스프이자 알트코인의 천국이다. 한편으로는 일본 암호자산 시장에서 현지 금융청의 자금결제법에 따라 무등록 암호자산 사업자, 국내는 특금법에 따라 금융위가 이름까지 공개한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로 즉 불법이다.
관점에 따라 특금법을 위반해 위법과 편법, 탈법 등 대한민국 법령을 무시하고 영업을 하고 있으므로 합법이 아닌 불법으로 기술한다.
12일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쿠코인, 비트캐슬(bitcastle), 바이비트(Bybit), 멕스씨, 비트겟(Bitget), 엘뱅크(LBank) 등은 무등록 암호자산 사업자로 분류, 현지 법령에 따라 일본 애플 앱스토어와 일본 구글 플레이에서 앱이 삭제됐다.
앞서 언급한 무등록 암호자산 사업자는 자금결제법을 위반한 바스프다. 명단이 공개된 시기는 지난해 11월(令和 6年 11月), 앱 삭제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코인데스크 재팬 등 현지 미디어에 언급된 시기는 지난주다. 또 바이비트와 비트겟은 지난 6일, 멕스씨는 7일에 앱 삭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현지에서 영업 중인 1종 암호자산 거래소 33곳 외에 나머지 사업자는 불법으로 간주했다. 경고와 동시에 명단을 공개, '내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경우 신고해야 한다'는 금융정보분석원이 정의한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와 같은 의미다.
하지만 금융청은 명단 공개와 앱 삭제 등 조치를 취했지만, 정작 국내 금융 당국은 2021년 7월 22일 이후 명단 공개와 수사 기관 협조만 강조했을 뿐 변한 게 없다. 금융 당국이 DAXA 회원사를 포함해 ISMS 인증번호를 획득한 코인마켓 거래소에 발송한 '업무 협조문'만 애플과 구글에 보내 처리할 수 있는 단순한 업무조차 4년째 방치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이 공개한 23곳의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는 국내 오픈 마켓에 등록되어 있다.
애플은 '앱에서 암호 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적절한 라이선스 및 허가를 받은 국가 또는 지역에 한하여 앱을 통해 승인된 거래소에서 암호 화폐의 거래 혹은 전송을 용이하게 할 수 있습니다'는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
또 구글은 '앱이 타겟팅하는 모든 지역 또는 국가의 관련 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제품 및 서비스가 금지된 곳에서 앱을 게시해서는 안 됩니다. Google Play에서는 관련 규제 또는 라이선스 요건 준수와 관련하여 추가 정보 또는 문서를 제공하도록 요청할 수 있습니다'는 조항이 있다.
상식적으로 라이선스, 허가, 규정 준수, 서비스가 금지된 곳이라고 표기한 사실을 무시한 채 국내에서 영업 행태를 보이고 있음에도 시장 감시자의 역할을 져버렸다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시쳇말로 일을 안 하는 것인지 혹은 일을 못 하는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금융위다. 결과만 본다면 금융 당국은 전자에 가깝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시장 파수꾼이 아닌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직무를 유기했다는 평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단적인 예로 일본 금융청은 JVCEA(Japan Virtual and Crypto assets Exchange Association)에 권한을 위임해 암호자산 거래소 1종과 2종을 구분해 화이트 리스트 코인과 서비스에 따른 회비 등으로 등록과 무등록 사업자의 진입 장벽을 세우고, 자금 결제법을 개정하는 등 제도권 편입과 규제를 병행한다.
바이낸스 재팬 조차 사쿠라 익스체인지 비트코인(SEBC)을 인수해 현재 영업을 하기 전까지 일본 금융청의 경고 3회를 받았으며, 지난해 5월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가 바이낸스 앱을 삭제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할 정도로 바이낸스 퇴출에 열을 올린 바 있다.
이에 비해 국내 금융당국은 DAXA(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를 어용(御用) 단체처럼 활용할 뿐 권한 위임이나 시장 감시의 최전선에 서 있는 협의체로 인식하지 않는다. 금융정보분석원과 DAXA는 특금법과 가상자산이용자 보호법 지킴이를 위한 필승조가 될 수 있음에도 제약이 존재,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그 제약은 금융정보분석원이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로 명시한 23곳이 트래블 룰 솔루션 베리파이바스프(VerifyVASP)와 코드(Code), 그리고 각 사업자의 위험평가 혹은 연계 사업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둔 얼라이언스 멤버다.
멕스씨, 페맥스(Phemex), 에이에이엑스(AAX), 주멕스(ZoomEX), 비티씨씨(BTCC), 디지파이넥스(DigiFinex), 파이넥스(Pionex), 블로핀(Blofin) 등 금융 당국이 미신고 사업자로 분류한 바스프 8곳이 베리파이바스프를 사용한다. 최근 미신고 사업자와 거래했다는 명목으로 업비트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불법 거래소는 방치하고, 합법 거래소만 옥죄는 금융 당국의 행태는 상식 밖이다. 일을 못 한다고 인정할 게 아니라면 DAXA를 사냥개로 풀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