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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 코인, 테라 루나 쇼크를 벌써 잊었나

우당이 2025. 6. 23. 16:57

테더(USDT) 준비금 규모 / 자료=테더

스테이블 코인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제대로 된 현행 법령이 없는 틈을 타 흡사 테마주와 분위기에 편승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스테이블 코인이 시장에서 유망한 사료처럼 사용되고 있다.

과거 테라 루나 쇼크 이후 국내외 암호화폐 업계가 무담보 코인 내지 알고리즘 코인의 위험성을 인지, 가상자산과 암호화폐의 범주에서 규제의 장벽을 쌓아 올리는 데 집중했다. 이에 비해 국내는 테라 쇼크 이후 스테이블 코인의 규제가 사실상 없어 특금법 시행 이전의 무법지대가 펼쳐지고 있다.

이미 스테이블 코인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지극히 상식적인 부분에 대해 논의를 등한시하면서 정책 남발과 스캠 난립 등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가상자산은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그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포함한다)다. 이에 비해 화폐·재화·용역 등으로 교환될 수 없는 전자적 증표 또는 그 증표에 관한 정보로서 발행인이 사용처와 그 용도를 제한한 것은 제외한다.

그렇다면 스테이블 코인은 전자 증표이면서 경제적 가치를 담보하고 있다. 거래와 이전이라면 전자, 교환할 수 없다면 후자다. 당연히 후자는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간편 결제로 분류, 지역사랑상품권법처럼 발행부터 자금 관리, 등록과 환전 등 세부적인 조항이 필요하다.

단지 스테이블 코인이 속칭 뜨겁다고 해서 기존 법령의 규제 대신 새로운 법으로 업의 범위를 설정하는 것은 무모하다. 오히려 현재 금융위가 접수를 받고 있는 '제2차 혁신금융서비스'에 스테이블 코인 사업을 포함시켜 성공과 실패를 논할 수 있을 정도의 자료 축적이 필요하다.

일부 업체가 스테이블 코인 상표권을 등록하고, 해외 스테이블 코인의 기준에 맞춰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말은 불과 몇 년 전 코인판에서 벌어진 현상과 비슷해 기시감이 든다.

스테이블 코인이 가상자산과 토큰 증권, RWA나 NFT와 다르더라도 결국 'Same business, Same risk, Same rule'에 따라 규제의 장막이 우선이다. 무턱대고 장밋빛 미래만 제시하면서 현실적인 대안도 없고, 스테이블 코인이 대세가 될 것이니 도입이 시급하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스테이블 코인이 무엇 때문에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다면 과거 스캠과 다를 게 없다. 기존보다 뛰어난 결제수단 혹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 이상 실험과 검증 없이 실전 배치 공약만 남발하는 게 정상인가.

아직 정신 못 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