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약관과 배치된 '특수한 상황' 탓에 발생한 입금 사고
지난 15일 6개월의 침묵을 깬 업비트의 상장 메타가 시작된 날에 발생한 폴리곤(MATIC) 오입금 사고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애초에 거래소가 불가능한 사안을 두고 상장 당일 최고가의 70%의 보상안 요구가 무리수라는 지적과 업비트 측이 정확하게 안내하지 못해 발생한 사고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비트의 폴리곤 오입금 사고는 보름이 되어가는 시점에 복구 불가에서 복구 시도와 사고 수습으로 가닥을 잡히면서 성난 여론도 잠잠해졌지만, 거래소 업계 일각에서는 '나쁜 선례'가 만들어져 오입금 사고는 100% 복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만들어져 관계자 사이에서 업비트를 향한 불만도 쏟아진다.
◆ 업비트 약관과 배치된 사고 수습, 복구 불가로 고지했어야
익명을 요구한 거래소 관계자는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했다는 도의적인 책임을 논할 수 있지만, 거래소마다 정해진 오입금 사고에 따라 복구할 수 없는 사안이 존재한다"라며 "복구 불가 사안을 시도해보겠다는 취지 자체는 공감하지만, 선두 거래소가 그렇게 하면 나머지 거래소도 따라 해야 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2차 주소(트랜잭션 아이디나 데스티네이션 태그, 메모) 등을 잘못 입력하거나 코인 티커를 입력하면서 실수했다면 '복구 수수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복구할 수 있다"라며 "거래소에 보내는 과정에 도중에 잃어버리고, 거래소한테 보상을 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냐"고 말했다.
업비트는 이용 약관과 공지사항, FAQ 등에 오입금 사고 유형과 책정된 수수료를 안내한다. 그래서 이번 폴리곤 오입금 복구건은 업비트 이용 약관과 완전히 배치(背馳)돼 복구 불가 사유다. 그럼에도 업비트는 폴리곤 재단과 협의를 거쳐 진행하겠다는 '조건부 복구 시도'로 성난 투자자들의 투심 달래기에 나서면서 거래소 업계 관계자들도 업비트를 향한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는 오입금 입금 사고와 관련해 복구 수수료와 처리 기간과 횟수 등을 안내하고 있지만, 이를 간과하고 입금을 시도하는 경우가 별도의 사례로 분류할 정도다. 그래서 거래소의 데모 거래 기능 지원을 요구하거나 출금해서 전송하는 과정에서 '전송 취소' 기능을 구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거래 취소나 되돌리기 기능을 구현한 거래소는 드물고, 관련 커뮤니티에서 현실적으로 세작과 정찰병으로 부르는 소액으로 전송해 '전송 완료'를 확인한 이후에 거래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한 번에 모든 물량을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입금 처리를 확인한 이후에 실제 물량을 전송하라는 게 기본이라고 말한다.
국내 암호화폐 시장에 입성하지 않는 프로젝트가 국내 거래소에 상장될 때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보따리가 시작되는데 이 때 주의할 점은 입금을 지원하는 네트워크(프로젝트 메인넷, ERC20)을 확인 작업이다.
특히 바이낸스는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BSC)'라는 거래소 독자 체인을 사용하고, 주소가 같더라도 BSC 기반의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기반의 이더리움 클래식 등을 확인해야 할 정도로 전송할 때 주의사항은 많다. 이를 확인하지 않으면 말 그대로 네트워크 상에 코인을 전송, 그냥 허공에 버리는 것과 같다.
그래서 상장 당일 레이스를 통한 보따리가 물거품이 되지 않으려면 국내외 거래소와 지갑 전송 시 신중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번 폴리곤 사고는 업비트의 안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힘을 실리면서 일부 투자자들의 등살에 떠밀려 복구 시도에 나섰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日 암호자산 업계도 일부만 복구
화이트 리스트 코인만 취급하는 일본 암호자산 업계도 오입금 복구 사고는 빈번하다. 대신 전단지 수준으로 거래소 홈페이지 곳곳과 블로그, 트위터, FAQ, 고객센터 등에 오입금 복구에 대한 항목을 배치했다.
물론 국내와 마찬가지로 이더리움은 이더스캔, 이더리움 클래식은 블록 스카우트, 테조는 블록체어, 폴카닷은 폴카스캔, 리플은 XRP 스캔 등에서 1차 확인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리플(XRP)은 수신자 태그, 넴(XEM)은 메시지, 스텔라 루멘(XLM)은 메모 입력이 필수다.
비트플라이어, 코인체크, 리퀴드 바이 쿠오인 등에 따르면 수수료는 전송 물량의 10% 혹은 5만 엔(한화 50만 원) 중에서 낮은 금액으로 책정하거나 승인 횟수 제한 등으로 오입금 사고를 대처하고 있다.
대신 면책사항에 '잘못된 주소로 전송된 토큰을 모두 복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문구를 표기해 복구 사안에 대한 처리 기간과 수수료를 설명할 뿐 그 외 사항은 복구 불가를 내세워 양해를 구한다.
리퀴드 바이 쿠오인 관계자는 "오입금 복구 처리는 처리 시간과 난이도, 네트워크 비용 등을 고려해 토큰이 어디로 갔는
지에 따라 확언할 수 없다"라며 "길게는 몇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복구할 수 없는 경우가 있어 원상 복구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 거래소 업계도 마찬가지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계열, 상장 여부, 거래소-지갑 전송 여부, 상장과 상장 폐지 여부 등으로 구분해 수수료와 처리 기간을 명시했다.
국내 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 10만원 / 5일 ▲빗썸, 20만원 / 월 1회 ▲코인원, 10만원 / 30일 이내 ▲코빗, 최대 10만 원 ▲지닥, 10만원 상당 USDT ▲고팍스, 30만 원 / 매월 마지막 수요일 ▲한빗코, 수량의 10% / 최대 30일 등이다.
단 거래소가 처리할 수 있는 항목만 해당하며, 그 외는 복구 불가로 안내한다.
복구 수수료가 다른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네트워크 수수료와 채굴 수수료는 다들 비슷하지만, 전문 인력의 숙련도에 따른 처리 시간, 인건비 등이 달라 수수료가 다르다"며 "빠른 시간에 처리를 원한다면 복구 수수료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거래소마다 복구비용과 시간이 달라 수수료도 다르다"고 말했다.
현재 업비트 측은 폴리곤 오입금과 관련해 재단과 협력해 수습 중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중요한 복구 수수료를 언급하지 않아 또 다른 파장이 예상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 센터 > 기획' 카테고리의 다른 글
후오비도 NFT 마켓 공개, 글로벌 3대장 모두 참전 (0) | 2021.11.04 |
---|---|
트래블 룰 핵심은 해외서 전송된 암호화폐 수익 출금 차단 (0) | 2021.09.24 |
살기 위해 원화마켓 포기하는 거래소 속출 (0) | 2021.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