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르즈 사관학교 특과 클래스 Ⅶ반이 겪는 모험기
영웅전설 섬의 궤적 I: Kai -Thors Military Academy 1204(이하 섬의 궤적 I)는 이전에 출시한 제로의 궤적과 벽의 궤적 이후에 등장한 작품이다. 추억의 콘솔 기기 PS VITA와 PS3, PS4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바꾸면서 개(改)를 뜻하는 Kai로 리마스터 버전으로 재출시, 섬의 궤적 1편부터 4편까지 이어지는 이야기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다.
영웅전설 시리즈는 일부 작품을 제외하고, PSN에서 만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작품이면서도 이야기 중심의 RPG인 덕분에 진입 장벽이 다소 높은 타이틀로 통한다. 특히 실사 그래픽이 아닌 투박한 그래픽과 배치되는 산뜻한 일러스트, 음성 더빙보다 대사가 생략된 채 '......'와 같은 마침표의 연속인 대사로 관점에 따라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게임이기도 하다.


이번 리뷰는 PS4 리마스터 버전을 토대로 작성했으며, 과거의 작품이라는 고려해 리뷰에 사용된 스크린 샷은 스포일러가 이미 포함되어 있음을 일러둔다. 이 게임의 큰 줄기는 과거의 청춘(?) 드라마였던 학교 시리즈가 떠오를 정도로 린을 중심으로 특과 클래스 7반으로 배정된 친구들의 이야기다.
7반에 배정된 이들은 각자 귀족부터 재상의 아들, 평민 혹은 다양한 계층의 자제들이 사관학교에 입학했다. 혁신파와 귀족파의 첨예한 대립 속에 상임 이사마다 주어진 숙제를 퀘스트처럼 해결하고, 캐릭터마다 밝혀지는 출신지의 비밀과 이들이 속한 대립을 바탕으로 정치와 외교 분쟁이 적절하게 조합된 일종의 역사책이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제로와 벽의 궤적을 플레이하지 않았다면 단순한 학원물 RPG로 치부할 정도로 각종 설정을 제대로 모른다면 플레이 재미가 반감될 수도 있다. 단순한 RPG로 접근한다면 사용하는 무기에 따른 스킬과 조합, 캐릭터의 호감을 올려 발생하는 이벤트와 전투 등 빠른 엔딩을 위해 모든 과정을 생략하더라도 평균 레벨 65~70 정도에 도달해야 실패 없이 무난한 엔딩이 가능하다.
이미 학교 근처에 있는 학교전설의 아이콘처럼 특정 던전의 층이 개방될수록 이야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오로지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 특히 쿼츠와 아츠 등의 최적화 이후에도 2회차 플레이를 요구하는 오묘한 매력을 품고 있다. 과거의 게임이라는 것을 떠올린다면 등장하는 캐릭터의 수나 대사량도 만만치 않은 탓에 PS4 리마스터의 '하이 스피드 모드'가 아니었다면 플레이 타임이 더욱 길어졌을 작품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토르즈 사관학교에 입학하는 서장부터 1~6장, 종장 등 이야기의 이음새는 지역을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1회차 플레이라면 쉬움으로 이야기를 이해하면서 적당한 반복 사냥을 통한 레벨, 2회차 플레이는 1회차에서 놓쳤던 이야기와 각종 강화와 합성을 통한 극강의 캐릭터 육성 등 1회차와 2회차의 재미는 크게 달라진다.


다만 1회차 엔딩 이후 바로 2회차 플레이를 넘어가는 게 쉽지는 않다. 모든 캐릭터 만레벨 달성이라는 자신만의 목표를 설정하지 않는다면 1편 엔딩은 마신이 등장해 로봇 대전처럼 싸우다가 어디로 가버린다. 실제로 섬의 궤적 1 엔딩은 '이게 무슨 엔딩이야?'라는 황당함이 앞설 정도로 섬의 궤적 II의 플레이를 유도한다.
그때 고민은 2회차 플레이와 섬의 궤적 II 플레이 중에 선택해야 한다. 기자의 경우 일부러 섬의 궤적 I의 엔딩이 기억나지 않았을 때 2회차 플레이에서 서장과 1장만 잠시 플레이, 바로 섬의 궤적 II로 넘어갔다. 그만큼 1편 플레이 이후 희미해진 기억 속에서도 엔딩의 황당함을 새삼 느끼며, 섬의 궤적 II를 설치하면서 '2편은 어떻게 마무리했지? 기억이 나지 않네!'라는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기대 반, 설렘 반'도 공존했던 작품이다.


영웅전설 시리즈, 적어도 콘솔로 플레이할 수 있는 궤적 시리즈 정주행도 게임 시스템 공략보다 '한눈에 이야기 몰아보기 혹은 이해하기'라는 유튜브 공략을 찾아보는 사전 학습이 필요한 작품이지만, 아쉬운 점보다는 이를 압도하는 강점이 큰 작품인 덕분에 '섬의 궤적 I'은 감히 시간을 내어 도전할 만한 작품으로 추천한다.
P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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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전설 섬의 궤적 I: Kai -Thors Military Academy 1204- (한국어판)
PlayStation®4로 되살아나는, 《VII반》 시작의 이야기. 《혁신파》와 《귀족파》의 대립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군사대국 《에레보니아 제국》. 명문 《토르즈 사관학교》에 신설된 《특과 클래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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