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인도네시아 179개 거래쌍 정리
다시 상장 폐지의 피바람이 불어온다. 업비트가 3분기에만 연일 상장을 이어가는 와중에 업비트 인도네시아와 업비트 태국은 대규모 상장 폐지의 칼날을 뽑아 들었다.
2일 내외경제TV가 업비트 태국과 업비트 인도네시아의 상장 폐지(2026년 8월 28일 공지 기준) 현황을 확인한 결과 살생부에 명단을 올린 총 121개 프로젝트(중복 포함 131개) 전종목이 현재 국내 업비트에서 거래 중인 프로젝트로 확인됐다.
이미 오더 북 공유 방식으로 업비트 APAC 소속의 업비트 태국과 업비트 인도네시아에 상장했지만, 상장 폐지는 그들의 몫이었다. 특히 업비트에서만 거래되는 국내 단독 상장 9개 종목(DAXA 5대 원화마켓 거래소 거래지원 현황 : 2026년 7월 31일 기준)은 현지 사업자의 지침에 따라 정리돼 과거 업비트 싱가포르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서드 임팩트(Third Impact)의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28일 업비트 태국과 업비트 인도네시아는 현지 마켓(BTC/USDT)에서 거래 중인 프로젝트 상장 폐지를 안내했다. 업비트 태국은 오는 4일부터 10일까지 44개 프로젝트(65개 거래쌍)를 정리하며, 업비트 인도네시아는 9월 11일부로 87개 프로젝트(114개 거래쌍) 일괄 정리한다.
두 해외 법인의 공지에 언급된 수치를 합산하면 중복 포함 총 131개 프로젝트(179개 마켓 거래쌍)다. 중복 상장 폐지 종목(10개)을 제외한 실제 프로젝트 수는 총 121개다. 업비트 태국과 업비트 인도네시아가 밝힌 상장폐지 공식 사유는 현지 마켓 내 해당 자산들의 유동성 부족이다.
특히 알트레이어(ALT), 애니메코인(ANIME), 크로노스(CRO), 카바(KAVA), 솔레이어(LAYER), 매직에덴(ME), 무브먼트(MOVE), 포켓네트워크(POKT), 파워렛저(POWR), 스카이프로토콜(SKY) 등 10개 프로젝트는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한꺼번에 퇴출 조치됐다.
국내 업비트 취급 종목과 100% 중복…9개 종목은 국내 단독 상장
앞서 언급한 것처럼 대부분 오더 북 공유 방식으로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입성, 업비트 본진에서 거래 중인 상장 리스트와 겹친다. DAXA 5대 원화마켓 거래소 거래지원 현황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수 조사한 결과, 해외 법인에서 쫓겨난 121개 프로젝트 전량이 업비트 원화 마켓과 비트코인 마켓에서 거래 중이다.
이 중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가운데 오직 업비트에서만 단독 취급 중인 종목이 9개에 달한다.
5년 전 싱가포르 살생부의 재림…국내 서드 임팩트 재현되나
이번 사태는 지난 2020년 1월 업비트 싱가포르가 유동성 부족을 이유로 129개 코인을 무더기 상장 폐지하며 촉발된 퍼스트 임팩트, 그리고 2021년 6월 11일 무더기 투자유의 종목 25종을 지정한 세컨드 임팩트를 연상시킨다.
당시 시장에서는 해외 법인의 상폐 공지를 국내 시장 정리를 암시하는 살생부로 받아들였으며, 실제로 시차를 두고 다수 종목이 국내 마켓에서도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되어 퇴출당하는 세컨드 임팩트가 현실화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5년 만에 다시 켜진 대규모 상장 폐지를 두고 상폐 살생부의 재림이자, 업비트 APAC 상장 폐지 쇼크가 국내 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다만 과거와 달리 특금법 및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에 따라 이전처럼 업비트가 일제히 정리하는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우선 상폐 대상 121종 중 수이(SUI), 스택스(STX), 코스모스(ATOM), 알고랜드(ALGO), 렌더토큰(RENDER) 등 메이저 프로젝트와 국내 단독 상장 9종 중 8종(HBD 제외)은 바이낸스나 코인베이스 등 글로벌 1티어 대형 거래소에 상장되어 유동성이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업비트 태국과 업비트 인도네시아의 상장 폐지 리스트가 전면 퇴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바이낸스 등 글로벌 거래소가 없고, 업비트 원화마켓 거래량이 상위를 차지해 의존도가 높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DAXA의 정기 상장 유지 심사 시 글로벌 거래량 및 해외 주요 거래소 상장 유지 여부가 핵심 평가 항목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해외 마켓 축소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 고갈은 향후 국내 정기 심사에서 치명적인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단 업비트 태국과 업비트 인도네시아는 취급 프로젝트 수와 거래쌍 대비 거래량은 1티어 바스프 수준이 아니다. 그럼에도 별도의 법인이라고 하더라도 대규모 상장 폐지를 알리는 위험 신호라면 신중할 필요가 있다. 속칭 태국과 인도네시아 한정으로 인기가 떨어진 프로젝트지만, 현지에서 영업 중인 다른 바스프도 상폐 러시에 동참한다면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침묵하는 업비트의 불확실성이 키우는 불안감
문제는 이번 대규모 해외 상폐 사태를 바라보는 홀더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핵심 원인이 거래소의 침묵이다.
업비트를 포함해 국내 거래소 업계는 가상자산의 거래지원(상장)이나 거래지원 종료(상장 폐지)를 단행할 때, 공지사항에 기재되는 형식적이고 제한적인 사유 외에는 일절 설명하지 않는다. 이는 어떠한 구체적인 심사 세부 항목이나 향후 마켓 운영 계획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이 이어진다면 상장 메타와 같은 음모론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업비트 APAC 소속의 사업자 두 곳이 121개 코인을 정리한다는 사실이 '업비트도 대규모 상장 폐지를 준비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2026년 8월 28일 업비트 태국과 업비트 인도네시아가 상장 폐지 명단을 공개한 날 업비트는 ▲BTC 마켓 및 USDT 마켓 거래 수수료 인하 ▲ API Maker 거래 수수료 무료 등의 프로모션 공지를 올렸다. 동남아시아는 거래량이 부족해 정리, 국내는 거래량 확보를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의 시작일이었다는 게 기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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