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만 살아남는 세계에서 최후의 승자는?




아리스 인 보더랜드(원제, 今際の国のアリス)는 관점에 따라 일본판 오징어 게임의 열화판이라 볼 수도 있고, 헝거 게임과 다른 결을 가진 배틀로얄의 확장판이라 볼 수도 있는 작품이다. 넷플릭스에 등록된 제목에 'Alice'가 있길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렸지만, 원작이 존재한다는 점과 드라마 이후 원작을 찾아봤다는 점에서 주인공 아리스의 발음을 그대로 따라간다.

이 작품은 시즌제 형식으로 제작, 현재 넷플릭스에서 시즌 2까지 감상할 수 있다. 올해 9월 시즌 3 공개가 확정, 시즌 1과 시즌 2의 결은 확연히 다르다. 시즌 1은 앞서 언급한 배틀로얄의 확장판처럼 신선한 전개와 캐릭터의 합을 맞춘 공생이었지만, 시즌 1의 떡밥을 서서히 회수하는 시즌 2는 신선함이 익숙함으로 바뀌면서 지루함으로 바뀌는 위험 수준까지 도달했다.

그만큼 아리스 인 보더랜드의 시즌 1이 보여준 강렬함은 생존 게임의 교과서처럼 캐릭터의 설정과 세계관의 이음새가 만나면서 상승 효과를 발휘했다. 예를 들면, 시즌 1의 1편은 특별한 공간이나 장소가 아닌 공중화장실에서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일반적인 어드벤처 게임의 퍼즐과 달리 목숨을 건 생존 게임은 순간적으로 이성이 마비되는 순간을 노출, 오로지 본능과 직감으로 움직이는 살아남는 데 있어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사이드킥 수준은 아니더라도 멤버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삶과 죽음이 결정된다면 게임에 임하는 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비치라는 존재가 밝혀지기 전까지 게임의 규칙은 살아남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 & AKQJ의 특성에 따라 게임의 규칙이 달라지는 덕분에 작품을 접근하는 시선도 달라진다. 흡사 부족전쟁처럼 팀 구성원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처럼 던전 공략의 상성 관계로 풀어가는 과정이 재미 요소가 되는 셈이다.

그래서 전개 방식이 게임과 비슷하다 보니 미션이나 퀘스트를 해결, 이를 공략하는 방식이 서바이벌 장르보다는 오히려 다크 소울의 유다희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도 작품을 이해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된다. 특히 회를 거듭할수록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라는 명제를 충실히 따르면서 아리스의 고군분투기에 공감하게 된다.

다만 시즌 1과 시즌 2의 결은 극과 극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회차를 거듭할수록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몰입한 것과 달리 시즌 2는 볼거리에 비해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2는 이렇다'라는 식의 억지 세계관을 주입, 거부감이 커진다. 

무언가 있어 보이는 설정과 세계관에 비해 결국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볼 것도 없다'는 볼품없는 전개로 호불호가 갈린다. 시즌 1부터 이어진 떡밥 회수와 베일에 가려진 존재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앞선다. 이른바 소포모어 징크스처럼 강렬했던 시즌 1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시즌 2는 시즌 3으로 가기 위한 숨 고르기처럼 힘 조절에 실패한 준비 과정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럼에도 오징어 게임처럼 생존 장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미세하게 결이 다른 아리스 인 보더랜드의 치열함을 보고 싶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kr/title/80200575

 

아리스 인 보더랜드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이곳은 또 다른 도쿄, 치명적인 게임의 배경. 그 세계로 세 청년이 던져진다. 무의미한 세월을 보내던 게이머와 두 친구. 선택의 여지는 없다. 살고 싶다면 싸워야 한다.

www.netfli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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