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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과 달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RPG로 재편되면서 부작용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쏠림 현상 탓에 다양성이 사라지며, 신선함보다 특정 장르에 편중된 기형적인 모습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PC 온라인 게임 전성시대에서 MMORPG가 지배했던 것처럼 RPG 외에 다른 장르는 명맥만 유지, 양산형 게임을 부추기에 이르렀다. 예전부터 이어진 잔혹사는 모바일 FPS다.

FPS와 레이싱은 유독 스마트 폰에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장르로 꼽힌다. 원작의 매력과 감성을 자극하여 등장하는 XX 모바일이나 스마트 폰이라는 기기 특성을 살린 FPS가 등장하고 있지만, 정작 매출 순위나 게임의 재미조차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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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갯소리로 갤럭시 S7 기종은 과거 PC 온라인 FPS의 권장 사양과 맞먹는 하드웨어 성능이다. 분명 예전보다 사양이 좋아졌고, 유행이 변했다고 하더라도 이들은 철저하게 실패했다.

서든어택M 듀얼리그 for Kakao, 샌드스톰, 오픈파이어, 필드오브파이어, 히든포스, 팬덤 스트라이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흥행 실패라는 공통 분모가 존재하고, 정통과 감성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통과 감성을 강조할 때 무시할 수 없는 고정관념이 존재한다. 다른 플랫폼에서 FPS를 플레이한다는 사실은 조작의 한계 돌파가 아닌 최적화 된 조작 시스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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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모바일 FPS가 등장할 때마다 항상 등장하는 의문은 조작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초점이 맞춰진다. 키보드와 마우스에 이어 보이스 채팅과 사운드 플레이 등 게임 외적인 조작 환경을 오로지 터치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기존의 익숙한 시스템 환경을 스마트 폰이라는 또 다른 플랫폼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는 모든 게임에 해당하며, 지금까지 등장했던 FPS의 진입 장벽 중 하나였다.

그래서 일부 게임은 모바일 RPG의 편의성을 흡수하여 자동 조준과 사격으로 극복하지만, 이조차 FPS 본연의 재미보다 슈팅의 쾌감만을 강조한 반쪽짜리 게임으로 전락한다. 자칫 잘못하면 슈팅과 성장만을 강조한 슈팅 RPG라는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이질적인 퓨전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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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퓨전은 오리지널보다 모든 면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고, 초기에 강조했던 모바일 FPS의 모습이나 감성은 쥐도 새로 모르게 사라지는 셈이다.

문제는 조작의 한계를 극복한 다음부터다. 게임의 시스템이나 콘텐츠로 승부하는 것이 정공법이지만, 이조차 쉽고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예전부터 FPS의 주인공은 유저가 아니라 게임에 등장하는 각종 총기였다.

혹자는 SMG와 라이플, 스나이퍼로 구분된 스타일의 구분과 병과에 따른 플레이, 모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오더 등이 일반적인 FPS의 플레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균형이 제대로 잡힌 맵 하나만 있다면 나머지는 유저들의 스타일과 유행에 따라 '한 우물만 판다' 스타일의 게임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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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등장했던 모바일 FPS는 기본적인 시스템과 고증, 편의성은 원작에 밀리지 않을 정도의 모든 것을 구현했다. 문제는 구현만 했을 뿐이지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의 부재에 있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PC 온라인 FPS가 쏘는 재미와 팀 플레이의 재미에 근간을 뒀다면 스마트 폰에 구현된 FPS는 오로지 슈팅에 주목했다. 각종 제약으로 제대로 된 FPS를 표현할 수 없었다는 개발팀의 변명도 면죄부가 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나마 생존을 이어간 모바일 FPS는 RPG처럼 콘텐츠를 재정비, 검과 방패 대신 총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역점을 두게 된다. 물론 일부는 성장이 아닌 실력 향상에 따른 재미를 느끼며, 해당 게임에서 충성도가 높은 집단으로 자리매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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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부 게임만 해당할 뿐 나머지 게임은 제대로 흔적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다. 이러한 와중에 살아남은 게임들은 '무늬만 FPS는 가라. 이것이 진정한 정통 모바일 FPS다!'라고 자평하며, 안간힘을 쏟는 실정이다.

정통과 감성이 해법은 아닐 텐데 모바일 FPS의 잔혹사는 언제 끝을 맺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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