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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화제는 신작 출시 소식이나 이들이 일으킨 반란이 아니었다. 

다름 아닌 어플 공유 사이트의 공지 사항이었다. 종전 입장과 다른 의사를 표명, 어플 공유에 대해 제재를 가하겠다는 엄포를 내린 것이다. 이를 두고 해당 사이트의 회원들은 소위 '멘붕'에 빠졌고, 이를 지켜본 업계 관계자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저 커뮤니티 사이트의 공지 사항에 불과했지만, 이들에게 피해를 당한 업계 관계자는 희망의 메시지라며 반색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해결책이 아닌 잠시 중단이라는 것에 불과, 화근을 남겨놓은 상태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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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공유의 씨앗은 여전
결론부터 말하면 어플 불법 공유는 막을 수 없다. 유료 게임의 라이센스를 무력화시키는 럭키 패치, 변조 과정을 거쳐 상점 털림판으로 유포되는 OBB 파일, 한방 설치로 통하는 변조된 APK 등 마음만 먹으면 구할 수 있는 것이 많다.

예년에는 루팅과 탈옥이라는 1차 허들이 존재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러한 허들은 사라졌다. 그저 구글에 키워드만 검색해도 나오는 판국에 출시된 이후에도 프리덤과 싸우는 모습은 여전했다.

물론 규모가 있는 게임사는 창과 방패의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제대로 규모를 갖추지 못한 회사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을 현실로 체험하고 있다.

또 최근 공지 사항을 통해 태도를 바꾼 사이트도 그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국내에 유명한 3대 공유 사이트 중 한 곳이 입장을 표명했지만, 나머지 2곳은 기존과 같다. 또한 이를 막는다고 하더라도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드롭박스나 구글 드라이브 등 공유할 수 있는 장치는 많아졌다.

와레즈와 웹하드에 이어 토렌트까지 등장한 이상 기술의 발전과 함께 공유하는 방법도 다양해진 셈이다. 이를 두고 사후약방문처럼 불법 공유에 대한 폐해를 하소연하는 것이 아닌 원론적인 기술 강화가 우선이라는 의견도 제시된다.

한 개발자는 "규모가 작은 곳은 그냥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문 인력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정답이지만, 현실적으로 보안 인력까지 세팅해서 출시하는 곳이 얼마나 되는지 묻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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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파고든 불법 공유의 폐해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성장 이면에는 블랙 마켓의 성장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공유 사이트도 진화를 거듭, 커뮤니티의 위용을 갖추기 시작했다.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스마트 폰도 GPU에 따라 Mali, Adreno, Powervr, Tegra 등으로 분류된 링크를 표시, 강제 설치했을 때 발생하는 프리징 현상을 사전에 차단했다. 공유 사이트를 이용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가이드에 따라 설치하는 것이 전부였으며, 이를 사전에 입수해서 자신의 사이버 공간(트위터, 블로그)에 올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물론 처음부터 공유가 나쁜 의도도 진행한 것은 아니었다. 아이폰과 달리 안드로이드 계열은 설치-실행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완성해야만 원활히 즐길 수 있는 허들이 존재했다. 그래서 본인의 스마트 기기에서 추출한 APK와 OBB, DATA를 공유, 순수한 공유의 의미가 컸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이러한 공유가 변질되며, 각종 크랙과 게임핵으로 얼룩진 불법 공유의 온상으로 변해버렸다. 더욱 무서운 점이 있다면 공유 사이트에서도 시장 논리가 존재, 인기가 없는 게임은 크랙 버전도 올라오지 않는 또 하나의 줄 세우기 문화도 같이 따라왔다.

오죽하면 신작이 런칭하면 검색 포털에서 연관 검색어로 크랙, 버그, 프리덤, 덧링(덧글 링크), 드박(드롭 박스) 등이 같이 등장하겠는가. 이를 노리는 블로거의 키워드 헌팅도 가세, 블로그-지식-카페-이미지는 게임 정보보다 불법 공유의 노하우가 집결하는 아레나로 불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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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공유의 인기 순위도 부러운 게임은 그저 서럽다!
앞서 언급한 불법 공유 사이트의 인기 순위는 냉정하다. 이 곳은 또 하나의 시장 논리가 형성, 신작도 인기가 없으면 치트나 핵이나 변조 파일을 등록하지 않는다.

이러한 광경을 지켜보는 이들도 분노를 금치 못하지만, 부러운 이들도 있다. 게임이 봇물 터지듯 등장하는 이상 게임을 정상적으로 알릴 곳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인디라! 인디 개발자 모임'에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회원들은 '인디 게임 개발을 위해 극복해야 할 것들'에서 게임을 알릴 수 있는 행사와 매체의 부족을 1순위로 꼽았다. 그만큼 홍보의 중요성이 부각된 지금, 알리는 것이 급선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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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발자는 "솔직히 공유 사이트를 보며 각종 버그를 잡아내는 용도로 접근한다. 또 저들이 정한 공유 인기 순위에 우리 게임이 들어갔으면 하는 막연한 기대도 해본다. 주변 지인은 미쳤다고 생각하지만, 이곳에서 조차 인기가 없다면 게임 개발에 대한 회의가 밀려온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또 한 개발사는 "CPI와 부스팅에 바이럴 마케팅, 인터뷰 요청과 보도자료 작성과 배포 등의 프로모션을 정말 하고 싶다. 물론 우리가 동원할 방법은 다 해봤다. 그러나 정작 돌아오는 효과는 미미했다."고 전했다.

개발사나 개발자의 하소연이 어린이의 치기 어린 투정처럼 보이지만, 이게 씁쓸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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