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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수로 고육계(苦肉計) 선택, 출혈 경쟁 불가피



빗썸이 '거래 수수료 무료'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업체의 주 수입원을 포기, 출혈 경쟁을 감수한 채 생존 모드로 돌입했다는 의도로 읽힌다. 

빗썸에 10월은 의미 있는 달이다. 2019년 10월 10일 롬(ROM), 디에이씨씨(DACC), 아모코인(AMO) 등 프로젝트 3종으로 상장폐지 경고로 알트 잔혹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거래소 업계는 현물 거래만 가능한 기형적인 시장으로 고착화, 초창기에 진입한 원화마켓 운영 바스프만 유지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빗썸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거래소의 가두리 메타를 전면 개방해 물량 털기에 나선다는 의견과 거래량이 적은 프로젝트를 대거 정리하겠다는 명분 찾기 등 억측이 무성하다. 또 상반기부터 시작된 공격적인 상장 러시로 전력이 분산, 알짜만 남겨두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빗썸의 수수료 쿠폰 상품 일부 / 자료=빗썸

수수료 무료는 거래소의 거래량 증가로 나타난다. 또 DAXA 회원사로 일부 프로젝트는 상장 폐지 경고(투자 유의 종목)가 아닌 거래 유의나 촉구 엠블럼을 달고, 이벤트 기간에 펌핑 프로젝트로 분류되는 이상 당분간 거래량 롤러코스터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거래량 증가는 일시적일 뿐 프로모션이 길어질수록 '상처뿐인 영광'에 그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언급한 현물 거래 수수료는 빗썸을 비롯한 국내에서 영업 중인 거래소의 수익 모델이며, 스테이킹과 같은 상품은 어디까지나 서비스에 그친다.

또한 빗썸에서 판매했던 수수료 쿠폰 상품은 무료화 전략으로 환불 처리되면서 과거의 유물로 남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흡사 모바일 게임처럼 프리투플레이(F2P)에 익숙해진 집단이 수수료 정상화를 받아들일 때 심리적 저항감도 무시할 수 없다.

빗썸의 수수료 무료 전략은 단기적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려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거래소의 독이다. 인위적으로 일으킨 외부 유입은 '수수료 피처드'가 끝나면 제자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고, 그 기간에 악화된 멍은 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빗썸의 필살기(必殺技)가 독이 될 것인지 혹은 약이 될 것인지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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