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얼 엔진 5로 작업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10월은 건담을 좋아하는 이에게 행복한 달이다. 건담 브레이커 4와 시드 프리덤, 복수의 레퀴엠까지 이어진 반다이의 맹공도 즐겁다. 

특히 지난 17일 공개된 기동전사 건담 복수의 레퀴엠은 과거 기동전사 건담 MS 이글루 중력전선이 선사했던 3D 충격보다 진화한 애니메이션으로 진화, MS의 차가운 질감과 전쟁의 참혹함을 언리얼 엔진 5로 잘 뽑아냈다.

정말 별다른 부연 설명 없이 레드울프 부대를 유린하는 연방의 하얀 악마 건담 EX(RX-78(G)E)과 이리아 솔라리가 탑승한다는 설정 덕분에 대장기로 등극한 자쿠 II F형(MS-06F)까지 눈이 즐거운 작품이다. 단 MS 디자인과 질감은 잘 살렸지만, 캐릭터의 표정이나 입 모양은 어색하다.

비록 중력전선 이후 3D 애니메이션이지만, 메카닉과 캐릭터를 표현하면서 일정 부분 차이를 둘 수밖에 없던 것으로 보인다. 관점에 따라 이야기의 이음새와 메카닉 디자인 등 주로 보는 포인트가 다르고, 6편으로 구성된 에피소드가 '기동전사 건담'의 연장선에서 레드울프 부대, 이리아 솔라리, 지온으로 이어진 시즌 1의 개념도 강했다.

그래서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시즌 2는 시드와 시드 데스티니처럼 연방의 시각에서 접근한 '복수의 레퀴엠'도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도 있다. 최종 에피소드에서 또 다른 작품과 이어진 '스타더스트'를 암시하는 떡밥을 투척, 사이드 스토리를 예고한 것처럼 느껴졌다.

늦은 시간에 접한 복수의 레퀴엠은 영화 퍼시픽 림을 보면서 거대 메카닉과 조우했을 때 느낌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콘솔 게임 '기동전사 건담 배틀 오퍼레이션 2'의 컷씬에 어울리는 이야기 전개도 한몫 거들었고, 후반까지 묵언수행을 하는 듯한 흰둥이(하얀 악마) 건담 EX의 등장 장면 자체가 파일럿의 심경을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하얀 악마를 향한 이리아 솔라리의 무심한 표정과 눈빛, 대사가 요근래 접한 건담 애니메이션 중에서 강렬한 기억이 남는다. 최근 공개된 시드 프리덤보다 3D의 장점을 십분 살렸고, 메인 스트림이 아닌 사이드 스토리에 등장할 법한 변방 부대의 시선으로 극을 이끌어간 것이 주효했다.

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된 시드 프리덤과 같은 슈퍼로봇 대전 스타일의 '건담무쌍' 스타일이 아닌 덕분에 오히려 '복수의 레퀴엠'에 어울리는 이야기 전개 덕분에 감히 수작(秀作)이라 말하고 싶다. 다만 역사는 승자의 기록을 담는 설정에 따라 지온의 시각만 투영됐기에 연방의 팬이라면 불편하고 찝찝한 기분이 들 수도 있겠다.

그래도 빨간색은 항상 멋짐의 상징이라는 걸 여실히 증명했으니 그거 하나로 만족한다.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kr/title/81276500

 

기동전사 건담: 복수의 레퀴엠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우주 세기 0079년, 1년 전쟁이 발발하고 11개월이 흐른 지금 최고의 자쿠 2 조종사 솔라리 대위가 지구연방군의 치명적인 신형 병기, 모빌슈트 건담을 마주한다.

www.netfli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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