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게임 고인물 산라쿠의 좌충우돌 모험기




샹그릴라 프론티어 ~망겜 헌터, 갓겜에 도전하다~(원제, シャングリラ・フロンティア ~クソゲーハンター、神ゲーに挑まんとす~)는 VR 게임을 접한 게이머가 일정 수준을 넘어 고인 물 그 이상의 극에 도달한 산라쿠가 '샹그릴라 프론티어'라는 게임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모음집이다.

이전부터 이 세계를 VR로 투영해 또 다른 세계로 떠난 이들의 모험과 성장기,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주변 인물과 각종 사건을 게임의 메인 퀘스트와 서브 미션처럼 차용, 흡사 온라인 게임의 레벨업 과정을 따라가면서 이제는 어엿한 장르물로 분류된다.

샹그릴라 프론티어는 애니메이션의 제목이자 산라쿠가 플레이 중인 게임으로 이전과 다른 정상적인 게임으로 묘사된다. 이른바 망겜만을 위주로 플레이한 산라쿠에게 콘솔 게임의 트로피 작업처럼 망겜을 수집하는 것처럼 기계적으로 플레이, 샹그릴라 프론티어도 망겜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그래서 나 혼자만 레벨업이 진지한 드라마에 가깝다면 샹그릴라 프론티어는 회를 거듭할수록 시트콤처럼 보인다는 게 미세한 차이점이다. 대신 튜토리얼을 생략하고 바로 몬스터랑 전투부터 진행하거나 캐릭터를 생성할 때 복장도 파란색 새대가리 보호구와 헐벗은 몸, 균형을 포기한 특정 스탯에 집중한 극단적인 플레이 성향 등이 과거 PC 온라인 게임의 플레이 패턴과 유사해 그만큼 게이머에게 친숙하다.

1기의 최종 보스는 웨자에몬으로 사실상 1기는 보스전을 앞두고 빌드업을 진행하는 산라쿠의 레벨업이다. 흔히 닥치고 사냥에만 집중하는 방식이야말로 '지금 네 레벨에 잠이 오냐?'라는 식의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에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 산라쿠는 예전 기자가 플레이했던 리니지 시절이 떠오르는 작품이다. 

'일단 맞고 시작한다'는 일념으로 칼을 맞대면서 얼마나 몬스터의 체력이 빠지고, 유효 타격이 몇 대나 적중해야 몬스터가 화면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MMORPG를 접한 이들이라면 공격 속도가 크리티컬 데미지와 확률 등 일명 무한 회피와 빠른 공속에서 터지는 크리의 쾌감을 알고 있다.

그래서 샹그릴라 프론티어를 보면서 한때 미치도록 플레이했던 마비노기 영웅전의 '리시타'가 떠오른다. 

어차피 한방 즉사라면 공속과 크리로 데미지로 대결했던 쌍검 리시타, 마을에서 석상 놀이를 즐기면서 길드 채팅으로 놀았던 추억이 떠오르는 산라쿠를 향한 짝사랑 사이가 제로, 쉴 새 없이 길드 채팅으로 떠들면서 서버 첫 레이드의 주인공이 되어야겠다는 연필여왕 아서 펜슬곤, 산라쿠와 다른 극단적인 플레이 스타일의 오이캇초 등을 보면서 탱커, 격투가, 창사, 이도류를 사용했던 직업이 떠오르는 것도 이채롭다.

그만큼 샹그릴라 프론티어는 일반적인 양산형 판타지의 설정 파괴보다 게임의 설정을 차용한 덕분에 애니메이션과 게임의 간극을 없애 향후 실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으로 무대를 옮겼을 때 거부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 혼자만 레벨업과 달리 유쾌함과 진지함이 공존하는 샹그릴라 프론티어의 짤막한 소감이었다.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kr/title/81727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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