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본 적 없는 이들의 세계를 폭로하는 범죄 서스펜스
도쿄 사기꾼들(원제, 地面師たち)은 몇 년 전 세키스이하우스의 사기 사건을 기반으로 극 중에서 세키요 하우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실제 사건보다 두 배 이상의 규모로 설정, 사기꾼으로 등장하는 지면사(地面師)의 철두철미한 역할 분담과 정교하게 설계된 범죄 서스펜스다.
어찌 보면 지면사라는 단어도 '도쿄 사기꾼들'로 처음 접한 용어였고, 실제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씁쓸한 우연이 겹친 것도 묘했다.
사실 츠지모토 타쿠미를 연기가 아야노 고의 팬이었고, 1화부터 지면사의 리더 해리슨이 점찍은 후계자로 영화 오션스 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케이버 무비를 표방한 오락 영화인 것으로 착각했다.
하지만 1화부터 촘촘하게 설계된 배우와 설정, 정보 수집 등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도 결국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한 완벽한 사기를 위한 설계였다. 작중에 등장하는 사찰 소유의 토지 거래를 위해 일종의 맛보기처럼 등장한 초반 사기는 애교에 불과했다.
오히려 액수가 큰 매물은 지면사가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세키요 하우스의 아오야기 부장과 거꾸로 이를 파고드는 지면사의 두뇌 싸움이 도쿄 사기꾼들의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다만 표정 변화 없이 팀을 이끄는 해리슨이 츠지모토 타쿠미의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묘하게 흔들리는 구간이 나온다.
해리슨과 첫 만남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터라 그때부터 츠지모토 타쿠미는 사냥감에서 사냥꾼으로 역할이 바뀐다. 유일하게 1화부터 마지막 화까지 절대 악을 상징하는 해리슨은 냉철함보다 원초적인 본능대로 살아가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래서 이상할 정도로 집착하는 후계자 외에는 나머지는 같은 팀원조차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다.
이는 사찰 사기를 완성한 이후 비극적인 죽음을 예고한 것부터 드러난다. 약에 취해 일을 망치고 있는 다케시타의 얼굴을 구둣발로 잔인하게 유린하는 장면만 강조됐을 뿐 나머지 팀원들은 가족과 식사하거나 훈훈하게 마무리하는 앵글에 해결사들을 노출, 역할을 다한 이들의 끝맺음이 비참하게 끝났을 것이라는 장면만 살짝 노출할 뿐이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세키스이하우스가 실제로 당한 사기 사건이었기에 드라마의 각색보다 이를 경험한 일본의 시각은 남달랐을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도 이미 전세 사기부터 분양 사기 등 각종 부동산 사기가 만연해 영화, 드라마, 코미디의 소재로 이용되는 터라 더욱 몰입했던 작품이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츠지모토 타쿠미의 씁쓸한 웃음도 어디선가 또 다른 설계를 준비하는 해리슨을 막아낼 것이라는 묘한 떡밥이 있었지만, 결국 권선징악보다 '악은 선보다 거침없이 행한다'는 명제만 강조한 것 같아 기분이 더럽다.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kr/title/81574118
도쿄 사기꾼들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100억 엔 가치의 1등급 부동산을 포착한 사기꾼 집단.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전대미문의 대형 사기를 성공시키려 한다.
www.netfli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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