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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 갈등 100일 지났어도 분위기 쉬쉬
소재나 부품 산업도 아닌데 여전히 위축




# 1 "굳이 알릴 필요가 있을까요. 간혹 확인 요청 외에는 일절 일본 출시 사실을 알리지 않습니다.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도 없는데요"

# 2 "최선보다 최악부터 고려하는 위치에 있다 보니 일본 사전 등록이나 출시에 관련해 보도자료는 배포하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 일본 프레임에 갇혀 국내 여론을 자극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 3 "안타깝긴 하죠. 예년만 하더라도 일본 출시 전부터 국내에 적극적으로 알렸지만, 지금은 조용히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현지 홍보 외에는 국내는 일절 알리지 않습니다"

지난 7월 4일부터 시작된 한일 경제갈등이 100일을 넘어섰다. 이를 지켜본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한숨은 이전보다 깊어졌다. 다른 업종에 비해 '문화'라는 것을 강조,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음에도 현실은 정반대다.

상장 업체들의 일본 출시 소식은 종적을 감췄고, 현지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더라도 이조차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 게임은 이와 상관없이 게임 출시와 이벤트, 업데이트 소식을 꾸준히 알릴 정도로 변화가 없다.

A 업체 관계자는 "오랫동안 일본 시장 진출을 준비해 출시한 이후에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잘되고 있지만, 국내 분위기와 상황 탓에 적극적으로 알릴 수도 없다. 회사 내부에서만 조촐하게 회식한 것이 전부다"라고 말했다.

<비아이뉴스>가 7월 4일부터 10월 13일까지 일본에 출시한 국내 모바일 게임의 현황을 확인한 결과 총 17개로 나타났다. 7월 17일 하운드13의 헌드레드 소울을 시작으로 10월 24일 넷마블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까지 일본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넷마블은 7월 요괴워치 메달 워즈를 출시한 이후 10월 10일 테라 오리진에 이어 총 3개의 게임을 출시한다. 뒤를 이어 라인게임즈는 8월 28일 퍼스트 서머너에 이어 크로스 크로니클까지 총 2개의 게임을 현지에 출시했다.

또 네오위즈, 조이시티, 넥슨, 조이맥스, 와이디온라인, 그라비티 등 상장 업체도 게임을 출시했으며, 블루스톤소프트나 스푼 게임즈 등 중소 게임사도 일본에 국내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다.

예년 같다면 '국내 모바일 게임 일본 시장 공략'처럼 국위 선양을 위시한 각종 기사가 쏟아졌겠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 일각에서는 다른 업종에 비해 유연하지만, 갈등의 불씨가 여전해 먼저 나설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다고 의견이 나온다.

B 업체 관계자는 "국내는 부진했지만, 제2의 도약을 위해 일본에 진출했다. 플레이 성향이 다른 덕분인지 매출 성적이 나쁘지 않다. 분위기와 상관없이 업데이트와 패치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비록 상황은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그래도 우리 갈 길은 알아서 간다'는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의 판호가 열릴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일본에 출시해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의도도 숨어있다.

지금까지 일본에 진출한 국내 게임업체는 로컬 빌드(현지화), 현지 파트너 선정 후 출시, 일본 법인을 통한 출시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했다. 해외 모바일 게임, 특히 중국 게임이 물량공세로 퍼붓는 가운데 생존을 위한 선택지 중에 하나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C 업체 관계자는 "일본 수출 규제까지 신경 쓰면서 게임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우리는 게임 서비스업이라는 사업만 할 뿐 정치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라며 "중국 게임에 밀리는 판국에 일본 강제 진출도 아닌데 지금 분위기만 보면 왜 얼어붙었는지 영문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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