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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국내 인디씬에서 이전과 다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메이저 게임업계에서 사용하는 크로스 프로모션이나 콜라보레이션처럼 하나의 뜻을 모아서 체계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재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곳은 스페셜리스트 나누컴퍼니, 다에리 유니버스의 다에리 소프트, 넥스트도어즈의 얼라이언스다. 이들은 게임 퍼블리싱, 리파인 프로젝트, 협업 체제 구축 등 각각의 방향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특히 이들의 모습은 이전과 달라진 국내 인디게임씬의 현실에 근거한다. 더 이상 인디게임이라는 키워드로 버프나 관심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전문가 그룹이다.

그저 자본력이라는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메이저 게임업계보다 한 발짝 빠르게 움직이는 신속성을 담보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그 결과 얼마 되지 않는 시간에 자신들의 뜻에 어울리는 파트너를 찾았고, 빠르지 않으나 확실한 방향성을 가지고 전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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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스트 그룹, 나누컴퍼니
탭 퀘스트, 파이널 탭타지, 다크 소드로 알려진 나누컴퍼니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특유의 서비스 능력을 나타내며, 소수 정예의 게임을 이끌고 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라인업의 숫자가 아닌 확실한 킬러 콘텐츠다.

그래서 게임을 알아보는 선견지명을 앞세워 개발사와 협업을 진행, 개발사와 서비스사라는 메이저의 퍼블리싱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성공을 위한 목표를 위해 철저한 분업으로 업무 속도를 증강, 확실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 집단이다.

오랫동안 지켜본 결과 나누컴퍼니는 자신들과 함께 하는 게임 자체를 플랫폼처럼 구축하는 능력을 보유했다. 그래서 인디씬에서 보기 힘든 경이로운 수치인 '누적 다운로드 100만 돌파'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나누컴퍼니는 메이저의 갑과 을이라는 불리는 관계를 국내 인디씬에서 그들만의 능력으로 '스페셜 리스트 그룹'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 움직이는 전문가 집단으로 변모시켰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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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에리 유니버스, 다에리소프트
다에리 유니버스의 개념은 리파인(refine)에서 출발한다. 다에리소프트가 소개하는 게임은 이전에 선보였던 게임, 즉 중고 신인이다. 현재 유니버스에 합류한 게임의 이면을 살펴보면 게임 외적인 요인에 의해 존재를 모른 체 기억 속에서 사라진 게임들이 태반이다.

과연 이 게임이 재미라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인가? 그게 아니라면 정말 시장에서 게임의 이름도 모르고 종료한 것인가? 라는 일반적인 물음에서 유니버스가 출발했다.

그래서 게임의 이름부터 알리는 기본부터 시작한다. 원래 리파인은 이전에 생각했던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재편,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게임의 이름을 미묘하게 바꾸거나 출시 이후 이전 버전에서 하지 못했던 운영의 묘를 살리는 데 승부수를 던진다.

사실상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검색 엔진 최적화)로 점철된 홍보와 마케팅 능력은 인디씬에서 독보적인 능력을 보유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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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 얼라이언스, 넥스트도어즈
지난 8월 말에 시작된 넥스트도어즈의 얼라이언스는 서로 도울 수 있는 게임과 개발사의 입장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함께 더불어 살자!'라는 취지에서 5인 이하+자체 출시 게임, 국내 구글 플레이 스토어 인기 게임 순위 540위 이내, 다운로드 엠블럼 1만 이상, 동시 노출 수 최소 30일 이상 유지 등의 조건이 존재한다.

이러한 조건은 차별이 아니라 정말로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를 찾는 일종의 매칭이다. 넥스트도어즈가 1인 개발자로 출발한 덕분에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는 강한 유대감을 앞세워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 번쯤 생각했고,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던 국내 인디씬의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는 평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나누컴퍼니, 다에리소프트, 넥스트도어즈는 국내 인디씬을 삼분지계로 구분한 이들이 아니다. 단지 남들보다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위치에서 시작했고, 서로의 영역에서 No.1을 향해 달려가는 주자에 불과하다. 살아남겠다는 말 한마디로 각종 음해와 모략, 추잡한 행태로 움직이는 메이저와 다른 움직임이다.

예년과 달리 국내 인디씬도 정글의 법칙처럼 생존을 위한 전략이 절실해졌고, 두각을 나타내는 전문가 집단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의 존재 이유만으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는 개발사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6년 9월, 길지 않은 국내 인디씬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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