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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서 접수 후 90일 이내 결과 통보|최소한 6월에 신고 접수해야 안전




지난달 25일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이 시행됐지만, 예년보다 암호화폐 시장 분위기는 과열되고 있다. ISMS 인증번호 획득과 실명계좌 발급이 거래소의 생존 요건으로 떠올랐지만, 금융정보분석원에 접수된 '가상자산사업자'의 현황은 찾아볼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무도 신고 서류를 접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기존 사업자를 대상으로 9월 24일까지 유예 기간을 줬다고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9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신고서를 접수한 날을 기준으로 최대 3개월 이내에 신고 수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3월 25일 시행 이후 6개월의 유예 기간에 신고해야 하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게 9월 24일까지라는 의미다.

즉 9월 25일부터는 정식으로 허가를 받은 거래소만 영업할 수 있으며, 그 외는 불법 영업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최소한 6월 26일에 신고 서류를 접수해 90일의 심사 기간을 거쳐 결과를 확인한 이후에 영업해야만 안전한 것이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업무절차 흐름도 / 자료=금융정보분석원

만약 법 시행과 동시에 신고 서류를 접수했다면 6월 22일 이전에 실질적인 허가를 받은 거래소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지난달 22일 금융정보분석원이 지난달 신고 방법·절차·문의 및 수리 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현재까지도 메뉴 추가나 기능이 구현되지 않았다.

금융정보분석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신고 서류를 접수한 곳이 없어서 홈페이지의 메뉴가 업데이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는 크게 ▲ ISMS 인증번호 획득과 실명계좌를 보유한 사업자 ▲ISMS 인증번호만 보유한 사업자 등으로 나뉜다. 전자는 신고 서류만 접수하면 되지만, 후자는 시간이 촉박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결과 통보를 받기까지 90일은 FIU에 각종 신고서류를 접수하고, 다시 FIU는 금융감독원에 전달해 심사를 진행한다. 심사 결과는 금감원이 FIU에 전달, FIU가 사업자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ISMS보다 시급한 실명계좌 확인서다. 모든 서류를 준비한 상태에서 접수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실명계좌는 확실한 기약이 없는 상황에서 서류를 접수할 수밖에 없다.

ISMS 인증기준 / 자료=KISA

금융정보분석원 측은 심사 기간에 부족한 서류를 준비해 보완하는 기간은 심사 기간에서 제외될 뿐 그 외는 6월 중순에 서류를 접수해 심사를 진행하는 게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정리하면 은행의 실명계좌 발급심사가 늦더라도 '실명계좌 확인서'가 없더라도 접수할 수 있으며, 대신 발급확인서를 요청한 기간은 제외되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사업자는 9월 24일까지 유예 기간을 줬다는 항목 때문에 9월 신고를 준비하는 거래소가 제법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신고 서류를 준비 중인 거래소 몇 곳을 확인한 결과 모든 서류를 준비해 신고하겠다는 거래소가 대부분이었다.

A 거래소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 9월 초에 접수하려고, 실명계좌 발급을 위한 미팅을 진행 중이다.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회사 차원에서 사활을 걸고 진행하는 사안이라 접수 마감이 6월인 줄 몰랐다"고 전했다.

B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실명계좌 발급이 확정된 상황에서 은행 측의 요구로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급하게 접수해야 하는 사안이라면 검토한 이후에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C 거래소 관계자는 "내부에서 실명계좌 발급 여부를 두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 원화마켓을 포기해 실명계좌 부담을 덜고 신고하고, 향후 실명계좌 심사를 통과해 확인서를 받아 변경 신고로 접수하는 것까지 고려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분위기에도 사업자의 생존 요건 '실명계좌' 발급에 대해 일부 거래소 관계자 사이에서 볼멘소리도 나온다. 은행 측과 접촉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약속을 거부하거나 핑계를 대면서 만남을 거부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D 거래소 관계자는 "몇 번이나 정식으로 요청했지만, 답변이 없다. 나중에 답변이 왔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미팅을 할 수 없다는 결과를 들었다"고 전했다.

E 거래소 관계자는 "한 군데서 (실명계좌) 발급 심사에 떨어지면 다른 은행에서도 불이익을 받을까 봐 스트레스다. 이야기할 기회라도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몇 곳을 제외하면 실명계좌를 주지 않을 심보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현재 암호화폐 관계자 사이에서 기대하는 게 오는 7월 출범하는 토스뱅크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이어 세 번째로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실명계좌를 발급받을 수 있어 토스뱅크와 미팅을 진행하려는 사업자도 있다.

F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준비에 앞둔 카카오뱅크, 이미 업비트와 협력하는 케이뱅크에 비해 토스뱅크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은 있다. 같은 IT 기업으로 심정을 이해해주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한번 심사 신청을 해볼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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