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페이스북의 스테이블 코인 '리브라' 무산과 코로나 19 확산으로 경쟁 가속


비트코인에서 시작된 암호화폐의 물결이 이제는 제도권의 법정통화로 향해 각국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이하 CBDC)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시작은 대륙이었다. 지난 11일 중국 인민은행은 선전 시민 5만 명을 대상으로 1천만 위안(한화 17억 원) 규모로 디지털 위안의 유통을 시작한 것.

앞서 4월 선전, 쑤저우, 슝안신구, 청두 등 일부 지역에서 실증실험을 진행하고, 8월 중국 4대 은행(중국은행, 공상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이 디지털 위안화 전자지갑 앱 테스트까지 마친 터라 중국에서 진행하는 디지털 위안(DCEP, Digital Currency Electronical Payment)의 국내외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국내는 지난해 1월만 하더라도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미 연준, 유럽중앙은행 및 일본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현시점에서 우리나라가 가까운 장래에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밝힐 정도로 회의적이었다.

한국은행 CDBC 연구 추진 일정 / 자료=한국은행

하지만 올해 8월 CBDC 파일럿 시스템 구축을 위한 외부 컨설팅 사업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망에서 검토를 거쳐 실험을 위한 계획 수립에 돌입했다.

페이스북의 스테이블 코인 '리브라' 프로젝트 무산과 코로나 19 여파, 디파이 열풍 등이 맞물려 CBDC 도입을 위한 실험이 활발해졌다는 게 국내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비트코인을 제도권에 진입시키고, 암호화폐를 암호자산으로 바꿀 정도로 화이트 리스트 코인과 라이센스로 암호자산 시장을 관리하는 일본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관망이다.

14일 일본은행에 따르면 현재 CBDC 발행 계획은 없지만, 실증실험은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내년 초 '개념 증명 1단계'의 일환으로 발행과 유통, 타당성 검증, 파일럿 테스트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의 CBDC 연구 추진 단계인 1단계(기반업무 수행), 2단계(업무 프로세스 분석 및 외부 컨설팅), 3단계(파일럿 시스템 구축 및 테스트) 등과 비슷하다. 즉 한국은행이 내년에 추진하는 2단계, 일본은행은 3단계까지 염두하고 진행하는 셈이다.

일본은행 CDBC 연구 추진 일정 / 자료=일본은행

디지털 유로화를 추진하는 유럽중앙은행은 관망에 가깝다. 지난 9월 블룸버그 보도를 통해 유럽연합(EU) 특허청에 디지털 유로의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도입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나 일정은 없었다. 지난해 EU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반독점법 위반 조사를 언급할 정도로 리브라를 비롯한 스테이블 코인을 경계한다.

또 지난달 11일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네덜란드 재무 장관은 EU에 가입한 27개국은 스테이블 코인 운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할 정도로 암호화폐 규제 강화와 함께 CBDC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