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jpg

확산성 밀리언아서가 국내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 3월 30일 일본 서비스 종료에 이어 국내도 전철을 따라가는 셈이다. 한때 바하무트와 함께 국내 카드 RPG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게임으로 양산형 카드 RPG의 포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버 점검을 할 때마다 뽑기 쿠폰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불만보다 오히려 서버 점검이 기다렸던 게임. 그러나 언젠가부터 시장 상황이 카드 RPG에서 모바일 RPG로 재편되며, 봇물 터지듯 등장했던 카드 RPG는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2012년
- 12월 20일, 밀리언아서 국내 출시

2014년
- 2월 11일, 밀리언아서 for Kakao 출시

2015년
- 1월 5일, 밀리언연의 서비스 종료
- 3월 30일, 日 밀리언아서 서비스 종료
- 6월 4일, 괴리성 밀리언아서 국내 출시
- 7월 15일, 게임빌의 글로벌 버전 출시
- 10월 30일, 일반&카카오 버전 서비스 종료


분명 바하무트와 밀리언아서는 국내 카드 RPG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TCG가 아닌 CCG로 'Look & Feel'을 강조, 경매장에서 좋은 그림을 사서 보관하는 특유의 과금 모델로 유저들의 수집욕을 자극했다. 

통칭 양산형 카드 RPG로 평가받던 게임들의 말로는 비참했다. 우후죽순 등장하는 무채색의 카드 RPG는 시장의 피로도를 끌어올리며, 수요와 공급의 균형까지 무너지는 형국까지 이르렀다.

이러한 시장의 불균형에서 몰개성한 게임 출시는 카드 RPG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까지 심어준다. 그저 새로운 일러스트와 한정 배수만 기억하는 기형적인 게임 플레이 패턴만을 강조, 장르 자체의 경쟁력까지 갉아먹었다.

21.jpg

이후 데빌메이커 도쿄가 뒤를 이어 밀리언아서와 비견되는 카드 RPG로 평가를 받았으나 지금은 데빌메이커도 위태롭다. 그만큼 장르의 식상함이 극에 달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발전 없이 답습만 계속한 것이 몰락의 원인이다.

더욱 장르 자체가 가지고 있던 한계도 극명했다. 카드 RPG를 두고 업계에서는 '앞만 보고 달리는 상품'이라고 말한다. 즉 패치보다 업데이트가 중요하고,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수명 연장을 하는 것이 전부인 게임이다.

이때마다 한정 배수와 신규 카드를 추가, 도감을 채우는 것이 목표가 될 뿐 게임의 플레이는 우선순위가 밀릴 수밖에 없다. 원래 카드 RPG가 스마트 폰이라는 최적의 기기를 만났지만, 정작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몇 가지 되지 않았다.

22.jpg

확산성 밀리언아서 이후 등장한 괴리성 밀리언아서는 이전에 출시했던 카드 RPG와 달랐다. 자동 전투나 레이드처럼 모바일 RPG의 시스템을 일부 차용, 일반적인 카드 RPG보다 모바일 RPG에 가까워졌다. 게임의 흥행 여부를 떠나 카드 RPG가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던 그들만의 노력으로 풀이할 수 있다. 

물론 밀리언아서의 서비스 종료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할 수 있다. 그저 수명을 다한 모바일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를 다르게 접근한다면 카드 RPG가 아닌 다른 장르도 통할 수 있는 시장의 또 다른 규칙이 성립된다. 즉 수요와 공급이 무너졌을 때 모바일 RPG도 카드 RPG처럼 될 수 있다.

23.jpg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는 것이 아닌 유독 쏠림 현상이 심하다. 게임이나 개발사 중심이 아닌 퍼블리셔에 의해 형성된 기형적인 시장에서 모바일 RPG도 카드 RPG의 전철을 밟아가고 있다.

밀리언아서 서비스 종료, 결코 남 일이 아니다. 지금 플레이 중인 모바일 RPG도 밀리언아서처럼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할 수 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