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베인소프트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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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개발실

시작은 누구나 늘 그렇게

대형 RPG를 제작하던 팀에서 기획자였던 나와 한민이는 여러모로 잘 맞는 점이 많았다. 서로 인디개발자부터 시작한 점이 그랬고, 언젠간 나의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열정이 그랬다. 나는 기획자지만 전공은 그래픽디자인이였고, 한민인 컴퓨터공학이 전공이였다. 왠지 서로 만나면 게임 하나는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회사에 다니면서 틈틈이 만나 미래를 기획했다. 결국 안정에서 벗어나 모험을 선택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인의 남는 방 하나를 빌려 조촐한 개발실을 차렸다. 프로그래밍과 시스템기획은 한민이가 전담하고 나는 그래픽과 레벨을 전담하기로 했다. 원래는 RPG를 개발하기로 하고 뛰쳐나온 거지만 2명이 RPG의 수많은 리소스와 시스템을 감당하기엔 너무 벅차고 그 전에 연구해야 할 분야가 많았다. 

그래서 RPG는 기획과 프로토타입만 진행하기로 하고, 간단한 퍼즐게임을 제작하기로 했다.

법인신고를 부랴부랴 마치고 제작에 돌입했다. 둘 다 인디개발자 출신이라 이런 소규모 개발이 낯설지가 않았고, 커뮤니케이션도 수월하게 잘 흘러갔다. 개발 도중 전문 그래픽 디자이너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괜찮은 후배가 퇴사하자마자 접촉하여 팀에 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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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난관. 사람

인디개발팀의 첫 번째 난관은 사람이다. 우리는 첫 번째 난관을 그래픽 디자이너를 고용해서 팀의 형태를 좀 더 견고하고 갖췄다. 그래픽디자이너가 생기고 나서 UI와 UX가 크게 개선되기 시작했다. 

나는 현준이에게 직관성을 강조했다. 아무래도 메메틱 스피드가 순발력 퍼즐이기 때문에 직관성을 놓치면 게임성을 놓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준이는 이 부분에서 가장 어려워했다. 일단 아라비아 숫자가 가지고 있는 심미성이 매우 떨어지는 데다, 더하기라는 룰을 쉽게 표현한다는 것이 꽤 높은 UI, UX 난이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현준이는 이 고민 속에서 물 차기 시스템을 생각해 냈다. 더하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더한 숫자가 목표에 도달할수록 목표점수에 물이 차고 물이 가득 차면 맞췄다는 피드백을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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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스템을 이용하니 더하기의 난이도가 한층 쉬워졌다. 그리고 1~5의 숫자를 숫자, 색, 형태를 모두 다르게 하여 사용자가 좀더 빠르게 계산할 수 있게 바꾸었다. 이런 식으로 숫자가 더 눈에 잘 들어오니, UX가 더 간편해지고 익숙해지기가 편해졌다.

메메틱 스피드는 클라이언트만 개발하고 서버없이 진행된 프로젝트라 20일 정도 만에 개발을 완료해버렸다. 출시까지는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우리는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고, 개발의 전 프로세스를 점검할 수 있었다. 


유저들의 평가

메메틱 스피드는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 일단 흥행을 노리고 개발된 게임이 아니라 순수 R&D및 개발, 협업 능력 확인용으로 개발된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출시 후 초반 200여 명씩 총 5천 명의 다운로드가 이루어졌고 4.8평점에 꽤 준수한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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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인소프트, 그들이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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