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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 홍수 속에서 원작에 기반을 둔 일명 IP 게임이 쏟아지고 있다. IP는 Intellectual property rights의 약자로 지적재산권이라 부르며, 기사에서는 원활한 진행을 위해 원작으로 통칭한다.

이러한 현상은 불과 몇 개월 사이에 벌어진 일로 모바일 게임에 국한된 일은 아니다. 이미 플랫폼을 바꿔 출시될 때마다 원작의 힘과 후광에 기댄 게임이 등장했으며, 이들은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 섰다.

성공보다 실패가 많음에도 등장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시쳇말로 이름으로 반을 먹고 들어간다는 후광의 힘만 제대로 따라온다면 힘들지 않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반면에 원작의 명성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망작으로 없어지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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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따위로 남아 있지 않아
모바일 게임에서 원작의 인지도는 현실적으로 사전 등록과 직결된다. 원작의 인지도와 비례해서 기대 심리는 증폭된다. 특히 원작이 서비스를 종료했거나 다른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대할수록 원작 기반의 모바일 게임은 주목을 받는다.

더욱 콘솔과 PC, PC 온라인에서 스마트 폰에서 구동되는 멀티 플랫폼 환경에서 원작은 마케팅 수단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원작이 유명할수록 '이름만으로 반은 먹고 들어가는' 후광의 효과는 강해진다.

이러한 현상은 소재의 부재에서 비롯됐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모바일 RPG의 태반은 판타지 기반에 영웅 중심이다. 유저마다 각인된 영웅의 존재는 다르더라도 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이는 동경(憧憬)의 대상이자 유저의 아바타로 분한 캐릭터의 활약을 보고 싶어한다. 자신이 기억했던 원작의 영웅을 자신과 함께 싸우는 파티원으로 인식, 모험을 떠난다는 그럴싸한 설정도 통한다.

대표적으로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는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리메이크와 복고를 전면에 내세워 등장했다. 단순 이식부터 모바일 게임으로 색다르게 리부트, 등장해서 주목을 받았다.

결론적으로 원작 기반의 게임은 마케팅부터 복고 코드, 리메이크와 리부트. 추억과 애증의 산물이라 불리며,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주목을 받을 뿐 모든 모바일 게임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추억 팔이에 실패, 철저하게 망한 게임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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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에 가만히 있어줘
혹자는 성공보다 실패가 많은 이유에 대해 감성이 변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한다. 한때 재미있게 즐겼던 10대의 감성과 시간이 흐른 후에 30대의 감성이 같을 수가 없다는 것.

그래서 게임이 등장했을 때 약간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멀쩡하게 자는 아이 관뚜껑 열어서 뭐하는 짓이냐, 우리가 ATM이냐, 추억 팔이도 적당히 좀 해야지 등 격렬한 반응을 보인다.

반응이 격해질수록 개발사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분명 이전에 등장했던 원작을 리부트, 모바일 게임 중에서 성공적인 BM을 적용했음에도 정말 X같이 까이는 상황. 

이유는 간단하다. 감성이 변한 와중에 원작 그대로 재현했다면 아물었던 상처를 다시 건드린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PC 온라인 게임을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이 겪었던 성장통이다.

일부 게임을 제외한다면 나머지 PC 온라인 게임을 원작으로 한 모바일 게임은 실패로 이어졌다. 전혀 다른 장르로 나왔거나 영웅 수집과 길들이기 스타일로 나와버린 무채색 게임은 양산형 게임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이름만 빌려와서 홍보와 마케팅에서 언급된 것이 전부이며, 실체를 확인했을 때 자신이 생각한 것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당연히 분노로 이어진다. 이러한 유저들의 분노는 역린(逆鱗)과 같아서 필패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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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원작 기반의 모바일 게임은 계속 등장할 수밖에 없다. 소재 기근 현상에서 단시간에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것은 유저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홍보나 마케팅의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특정 게임이 성공했다고 해서 이후 등장하는 게임도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팬 서비스를 위한 게임보다 못한 수준으로 등장, 정말 패망한 게임은 넘쳐난다. 그때는 APK 공유와 프리덤, 핵과 버그 때문에 상황이 힘들다는 말은 핑계 축에도 끼지 못한다.

결국 어설프게 한 부활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괜히 리메이크니 추억이니 복고라는 말도 어울리지 않는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 아직도 원작 타령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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