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로프트 프랜차이즈 몰락의 씁쓸한 뒷맛



게임로프트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노바, 갱스터, 모던 컴뱃, 아스팔트, 오더앤카오스, 던전 헌터 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일명 간판 게임이 대다수였다. 

당시 저사양 스마트 폰에서 PC 온라인 게임의 아류작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스마트폰에서 만나는 레이싱과 MMORPG, FPS와 오픈 월드 등으로 장르 다변화로 색깔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던전 헌터 6은 이전에 기억했던 게임로프트의 색과 결이 사라진 그저 그런 양산형 중국식 RPG에 불과, 이름만 빌려온 프랜차이즈 게임의 자기 복제와 과거의 명성에 기댄 태작(駄作)의 전형이다.

디아블로가 스마트 폰 버전으로 나왔다면 던전 헌터처럼 나왔을 것이라는 시기를 떠올린다면 로비에 입장할 때 다시 아련한 추억이 소환됐다. 하지만 캐릭터 생성 후 튜토리얼을 마치고 본 게임이 시작되자, 딱 거기까지였다. 

뽑기와 소환수를 거느린 어디선가 많이 본 교과서 콘텐츠가 아닌 개성이 사라진 빨간 점을 따라가는 자동 전투, 전투력 스펙에 따른 스테이지 클리어 등은 결국 뽑기였다.

물론 초창기 던전 헌터 시리즈를 떠올리는 집단과 던전 헌터 6으로 처음 접한 집단의 관점은 아예 다르다. 전자는 초창기 1편이나 2편에서 보여준 매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중국 자본에 물든 게임로프트, 후자는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모바일 MMORPG로 접근해 출발선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부제목도 아니고 게임 이름에 당당히 6과 VI를 표기했다면, 온고지신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해도 적어도 연계나 추억 소환 요소는 있어야 하지 않나. 출시 직후 출석 보상과 일일 퀘스트와 미션으로 근근히 버텨왔지만, 색다른 콘텐츠 없이 반복되는 플레이 패턴만 유지한 채 연명한 결과 서버 통합으로 마무리됐다.

보통 RPG 그것도 액션이라는 또 다른 장르가 결합하면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 내가 키우는 캐릭터의 강함으로 새로운 던전이나 대륙을 누빈다. 하지만 던전 헌터 6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 던전을 입장할 때 원만하게 공략할 수 있는 전투력 수치 올리는 게 전부였다.

언제부터 액션 RPG 플레이 동기가 숫자 올리기로 전락했나. 강함을 수치로 표현하는 것은 공격력과 방어력과 같은 일부 요소에 불과할 뿐 이미 결론(공략 성공과 실패)을 알고 뻔한 플레이를 유도할 뿐 던전 헌터라는 이름이 아깝다.

이딴 것도 게임이라고 내놨냐.

 

다운로드 경로

iOS
https://bit.ly/426ZYuQ

안드로이드
https://bit.ly/3S9mHBN

 

Dungeon Hunter 6 - Google Play 앱

약탈, 보스전, 장비, 던전 크롤링으로 가득한 장대한 액션 RPG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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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ngeon Hunter 6

‎Dungeon Hunter is BACK! Thrilling Gameloft ARPG Sequel! Unite, fearless Bounty Hunters, and embrace Dungeon Hunter VI - a unique and enthralling hack-and-slash odyssey that continues the cherished Dungeon Hunter saga. As a seasoned dungeon crawler, e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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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에 이끌리듯 현자의 탑이라 불리는 유적에 이르게 되는데...



파이널 판타지 16 하늘의 잔향(Echoes of the Fallen)은 사이드 퀘스트 임에도 전투 중심으로 진행되는 콘텐츠다. 이미 엔딩 스크롤을 본 게이머는 마더 크리스털의 존재와 알테마와 전투를 경험, DLC의 오메가는 존재감이 약한 감이 있다.

그럼에도 강한 채로 새 게임이나 파이널 판타지 챌린지로 극강의 존재가 되어버린 클라이브에게 현자의 탑은 샌드백에 가깝다. 이는 전투 중심으로 진행하는 콘텐츠이자 초반 퀘스트를 수행하는 카론의 이야기에서 시작, 또 다른 크리스털의 흔적을 찾아가는 여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플래티넘 트로피 작업처럼 스킵으로 넘어갈 게 아닌 이상 퀘스트 완료 전까지 오롯이 천천히 넘기는 것을 추천한다. 

플레이 성향에 따라 2시간 혹은 3시간까지 진행하는 볼륨인 탓에 전투 몇 번이면 오메가와 만나는 게 전부다. 오히려 클라이브 추억의 물건 모으기와 악보를 구매할 수 있는 조건이 개방되는 덕분에 DLC 1회차를 체험이 우선이다. 

이후 다시 맵에서 놓친 보물 상자 열기와 대장간 콘텐츠의 일부를 개방할 수 있으니 음미한다는 생각으로 느긋함이 필수다.

물론 알테마와 최종 결전을 앞두고 메인 퀘스트 오리진에 도달하고, 사이드 퀘스트 3종을 완료해 백은의 그대까지 모두 마친 상태로 진행해야 한다. 빠른 엔딩으로 노선을 선택한 이들이라면 이참에 사이드 퀘스트의 모험을 따라가고, 그동안 무심코 넘겼던 대륙을 초코보를 타고 질주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반면에 아직도 파이널 판타지 16을 접해보지 못했다면 플레이 타임 100시간을 보장하는 암투와 형제애, 동료애 등이 고스란히 녹아든 콘텐츠가 있으니 하늘의 잔향을 잠시 잊어도 좋다. 

결국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에서 권선징악과 인물 간의 서사 등에 초점을 맞춘다면 전투는 어디까지나 덤이다. 초보자를 위한 자동 회피(R1)와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을 낮춰 게임에 집중하는 스토리 포커스, 완벽한 공략을 위한 아케이드와 리플레이, 몬스터 헌터처럼 싸우는 리스키 몹 토벌 등 다양하게 즐길 거리가 많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꽃 피는 봄에 등장할 바다의 통곡을 기다리면서 클라이브와 조슈아, 로즈필드 가문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던 눈 오는 겨울에 찾아왔던 하늘의 잔향의 플레이한 짧은 소회였다.

이름 : 하늘의 잔향(Echoes of the Fallen)
개발 : 크레이티브 비즈니스 유닛 3(CREATIVE BUSINESS UNIT 3)
장르 : RPG
과금 : 유료
지원 : PS5 / PC(예정)
비고 : 시즌패스 필구

PSN 다운로드 경로

https://bit.ly/3rfJIte

 

FINAL FANTASY XVI (중국어(간체자),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번체자))

© 2023 SQUARE ENIX CO., LTD. All Rights Reserved. LOGO ILLUSTRATION:©2020 YOSHITAKA AMANO FINAL FANTASY, SQUARE ENIX and their respective logos are trademarks or registered trademarks of Square Enix Holdings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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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한 고전 게임의 향취와 라인게임즈의 초심이 묻어난 작품



창세기전으로 시끄러운 라인게임즈도 10년 전에는 넥스트플로어라는 이름으로 B급 감성을 가진 개발사에 불과했다. B급 감성은 BM보다 '개발자도 한낱 게이머'라는 동질감으로 순수했던 감성을 지칭하는데 브레이브 존이 대표적이다.

일례로 구글 플레이에 "음. 이건 다른 RPG와 같네요", "마음만은 전 세계의 언어를 지원하고 싶습니다", "보스 앞이라면 조금 더 집중해야겠지만 말이죠" 등 개발자가 게임 소개를 부끄러워하는 문구가 대표적이다.

참고로 브레이브 존은 적통 브레이브 카노, 스피릿 캐처 등과 이야기를 공유하고, 김석현 디렉터가 드래곤 플라이트 for Kakao와 스피릿 캐처 for Kakao와 달리 카카오게임이 아닌 당시 넥스트플로어가 직접 출시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지금은 유니버스나 트릴로지와 같은 연계된 작품처럼 for Kakao 시리즈의 드래곤 플라이트-엘브리사-크리스탈 하츠, 앞서 언급한 브레이브 존-브레이브 카노는 네시삼십삼분의 미친433과 결이 비슷한 1분 RPG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브레이브 존은 당시 안드로이드 진영의 최고 스펙 '갤럭시 S6'에서 구동된 게임으로 현재 갤럭시 S24와 10년 차이가 난다. 지금은 화려하고 미려한 그래픽, 경쟁과 레기온이나 길드 중심의 커뮤니티 콘텐츠 등이 지배하는 모바일 MMORPG가 대세지만, 브레이브 존은 출시 당시에도 대세가 아닌 실험작에 가까웠다.

이 게임은 스토리형 RPG를 표방하지만, 직관적인 터치로 흡사 청기백기 방식처럼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이동하는 게 전부다. 관점에 따라 터치 몇 번으로 끝맺음이 나오는 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체는 그렇지 않다. 레벨에 비례해서 상승하는 물약 가격, 스킬과 장비 세팅을 위한 골드 파밍 등은 속칭 소울라이크의 캐주얼 버전에 가깝고, 이러한 방식은 지금도 유효하다.

브레이브 카노와 달리 무료로 출시됐지만, 마켓에 등록된 빌드는 맛보기 버전으로 스테이지를 개방하려면 결제한다는 점도 뽑기로 점철된 결제 강매와는 달랐다. 참고로 브레이브 존의 스펙은 스테이지 60개로, 초반 튜토리얼과 감을 익힐 때쯤 12번째 스테이지는 결제로 해금된다.

시쳇말로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 한 잔 가격으로 브레이브 카노를 결제할 것인지 혹은 11번째 스테이지까지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브레이브 존을 선택할지는 철저하게 유저의 선택이다.

철 지난 게임, 그것도 9년 차 게임을 리마인드로 리뷰로 소개한 이유는 라인게임즈 이전에 넥스트플로어라는 개발사가 있었음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신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브레이브 존을 실행하면 정상적으로 플레이하기 힘들고, 시작하기 전부터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라는 팝업이 먼저 뜬다.

그나마 5년 전 업데이트를 마지막으로 기술 지원은 멈췄지만, 미뮤나 녹스 등 에뮬레이터 머신에서는 그래도 돌아간다. 한때 템플런이 정점을 찍었던 시기를 떠올린다면 게임의 주인공 존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브레이브 존'이 된 것처럼 잠시 추억의 상념(想念)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이름 : 브레이브 존(Brave John)
개발 : 라인게임즈(옛 넥스트플로어)
장르 : RPG
과금 : 무료
지원 : 안드로이드 / iOS
비고 : 존의 모험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운로드 경로

 

iOS
https://bit.ly/4aTBaur

안드로이드
https://bit.ly/48U5vY0

 

브레이브 존 - Google Play 앱

겁쟁이 '존'은 마왕의 군단에 맞서 세계를 구할 수 있을까요? 이제 모든 건 당신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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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 존

‎이 세계의 평화는 영원할 것 같았습니다. 정체불명의 마물이 마왕의 심장을 파내기 전까지는 말이죠. 겁쟁이 '존'은 마왕의 군단에 맞서 세계를 구할 수 있을까요? 이제 모든 건 당신의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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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수집형 RPG는 잠시 잊어주세요



작고 귀여운 영웅들의 본격 생존기 우르르 용병단은 수집형 RPG에 타이쿤의 향내를 살짝 묻힌 게임이다. 이미 서비스 중인 동종 유사 장르의 게임과 비교해 뽑고, 키우고, 성장하는 수집형 RPG의 교과서 콘텐츠와 적당한 오픈 월드의 느낌까지 선사한다.

여기에 자급자족을 꿈꾸는 모험가처럼 전장의 안개를 걷어내며 서서히 활동 범위를 넓히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소소한 매력을 가진 게임이기도 하다. 

게임에 구현된 일부 콘텐츠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초중반 플레이는 기존 수집형 RPG의 노선을 비틀어 적어도 결과보다 과정에 재미를 둔 것도 상술의 부정적인 느낌을 상쇄한다.

게임의 시작은 혼자 시작하는 용병 한 명이 전부다. 우르르 용병단에 설정된 용병의 등급이 정해진 이상 오로지 최고 등급의 영웅으로 팀을 구성한다면 흔하디흔한 '현질 대마왕' 수준에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획득하기 쉬운 일반 등급의 용병 조각을 획득, 서서히 팀 컬러를 바꾸는 여정을 시작하는 데 바로 이 구간이 우르르 용병단의 첫인상이다.

분명 후반으로 갈수록 게임의 첫인상은 변하게 마련이다. 처음에는 각종 튜토리얼과 가이드로 정신없이 보내지만, 새로움이 익숙함으로 바뀌는 순간부터 단순하고 반복적인 플레이 패턴이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우르르 용병단은 한 명의 캐릭터가 아닌 팀 단위의 콘텐츠로 진행되는 덕분에 적어도 팀 최적화 내지 빌드업을 지켜보면서 이러한 지루함을 달래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게임의 용병 성장은 뽑기 상점에서 조각을 모아서 레벨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시쳇말로 퍼렁이 용병단으로 초반을 꾸리더라도 일부 콘텐츠 이용에 제약이 올 뿐, 개인의 선택에 따라서 '남는 게 시간'이라는 좌우명에 따라 캠프 사냥으로 팀의 레벨을 올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물론 이러한 과정이 싫다면 각종 패키지와 뽑기로 최강 용병단을 꾸리는 것도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다. 단지 남들보다 빠르게 콘텐츠를 개방할 수 있을 뿐 어차피 전투하면서 광석 캐고, 몬스터 잡아서 고기 뜨고, 그들과 싸우던 무기로 벌목하는 것은 같다.

단 용병단을 꾸리는 과정에서 인원수의 차이가 공략 난이도와 게임의 재미를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 이러한 점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퍼렁이들만 데리고 싸우면서 한 명의 전투력이 보태진다면 재미의 양상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뭉칠수록 강해진다는 진리를 일깨워주는 우르르 용병단은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 용병 모집 등 RPG의 핵심 콘텐츠만 구현했지만, 무한파밍과 최강의 용병단 구성이라는 종착지가 훤히 보이는 게 계륵으로 남는다.

다운로드 경로

iOS
https://bit.ly/48p7rbb

안드로이드
https://bit.ly/3S9TsA5

 

우르르 용병단! - 어드벤처 RPG - Google Play 앱

영웅들이 우르르! 다양한 영웅들로 나만의 용병단을 만들어보세요 캐주얼 영웅 수집형 RPG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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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르 용병단!

‎게임 특징 : 캐주얼 핵 앤 슬래시 한 손 조작으로 모든 걸 할 수 있어요. 나무, 광석, 고기 등 필드에 존재하는 다양한 자원을 획득하세요. 귀엽고 개성 있는 영웅들을 수집하고 키우세요. 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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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바꾸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 떠나는 모험



지난달 출시된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의 DLC 'Beyond the Dawn' 체험에 앞서 이전에 했던 기억이 희미해져 다시 시작한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다.

그동안 유비소프트의 오픈월드 스타일에 심취해서 딴짓만 반복했던 기자에게 간만에 이야기의 줄기를 따라서 진행되는 JRPG의 느낌은 사뭇 달랐다. 

본편이 2년 전에 출시된 게임이지만, DLC 플레이에 앞서 레벨이 계승되지 않는 탓에 굳이 트로피 작업의 부담도 덜었으니 가볍게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의 시온이 되어 철가면을 쓰고 여정을 시작했다.

이 게임의 큰 줄기는 알펜과 시온의 이야기다.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 지 게임 초반부터 여러 곳에 복선을 깔아둔다. 어차피 출생(?)의 비밀은 나중에 밝혀지고, 이전 시리즈와 달리 만화책을 보는 것처럼 산뜻한 그래픽과 각종 기합 소리와 쉼 없이 떠들어대는 대사와 화려한 스킬 효과 등이 어우러져 역시 테일즈 시리즈 특유의 맛은 여전했다.

물론 관점에 따라 이스 시리즈와 다른 전투 방식과 몬스터와 하이파이브를 하기 전까지는 총 6명(2명은 엔트리)이 함께 싸운다. 

캐릭터의 조합, 세부적으로 캐릭터의 스킬 조합 등까지 몬스터 청소부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빌드업이 아닌 이상 초반부터 적어도 게임의 설정으로 등장하는 영장과 결전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는 없다.

앞서 언급한 DLC와 연계되지 않는 점을 떠올리면서 메인 퀘스트를 중심으로 최소한의 전투로 이야기를 곱씹는데 집중했다. 만약 DLC가 없었다면 캐릭터의 만레벨과 장비 강화에 집중한 나머지 반복되는 전투에 지쳐갔을 수도 있다.

그래서 아직 DLC가 없다면 플래티넘 트로피 작업이나 전투에 매몰된 극단적인 플레이 대신 본편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좋다. 오히려 이세계 애니메이션이라 생각하고, 알펜과 시온의 풋풋한 애정행각과 백기사와 공주 놀이에 심취해 이를 지켜보는 재미도 소소하다. 

그럼에도 이들이 가진 사연의 내막이 서서히 밝혀지면서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도 시작되는데 조작이 질린다면 게임 옵션의 자동, 반자동, 수동 전투 등으로 방식을 교체하면 된다. 일부 캐릭터의 경험치 몰아주기 사냥터 찾기나 밀린 서브 퀘스트 해결도 급한 게 아니라면 잠시 미뤄도 좋다.

게임의 목적이 강함을 과시하는 게 아닌 이상 시작부터 중간, 다시 중간에서 엔딩 스크롤을 보기 전까지 이들의 모험을 관찰하는 게 실질적인 플레이 동기일 수도 있다. 

비극 대신 '우리 함께 잘 살 겁니다'라는 행복한 끝맺음이 기다리고 있으니 이야기의 힘을 느껴보고 싶다면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이름 :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Tales of Arise)
개발 :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장르 : RPG
과금 : 유료
지원 : PS5 / PS4 / Xbox / STEAM
비고 : 다나남 레나인녀

다운로드 경로(PSN 기준)
https://bit.ly/3t4wX6c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 | PlayStation

PS4에서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를 구매하세요. 이 매력적인 JRPG에서 '테일즈' 시리즈의 다음 챕터를 만나보세요. 당신을 구속하는 운명에 맞서게 됩니다.

www.playstation.com

 

아수라 프로젝트와 쌍끌이 흥행 적신호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이질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지난주 닌텐도 스위치 체험판으로 플레이한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이하 회색의 잔영)'의 플레이 소감이다. 체험판이라는 것을 고려해 정식 빌드의 맛보기 버전 혹은 대략적인 모습만 보여주려 했다면 정식 출시 이후 반응은 호불호(好不好)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는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PV를 갈무리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브레이브 엑스비어스, FINAL FANTASY BE:WOTV, 아르케랜드 등은 현재 기자가 플레이 중인 게임으로 비록 부분 유료와 뽑기와 천장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택틱스 특유의 재미를 간직하고 있어 꾸준히 즐기고 있다.

이에 비해 회색의 잔영은 게임의 콘텐츠부터 레벨 디자인이나 이야기의 개연성이나 캐릭터의 서사 등이 체험판에서 기대 이하의 수준을 여실히 드러냈다. 유명한 IP일수록 리메이크, 리마스타, 리파인, 리부트 등과 같은 시도를 할 때마다 '밑져봐야 본전'이라는 수준에 머물기 때문에 레그스튜디오와 라인게임즈가 냉정한 비평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회색의 잔영은 기대치가 컸던 탓일까, 기대했던 만큼 실망도 컸다. 

앞서 언급한 체험판 스펙에서 게임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없어주는 제약으로 맛보기 수준에 그쳤지만, 원작의 추억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회색의 잔영은 씁쓸한 뒷맛만 남기고 말았다. 자신의 동네에서 맛집이라 소문났던 식당을 시간이 흘러 다시 찾았지만, 음식 맛 빼고 모든 게 변해서 '입맛이랑 시간만 버렸다'는 딱 그 심정이다.

시쳇말로 게임업계에서 시간, 인력, 자금 등이 완성되면 화려함을 뛰어넘는 미려한 그래픽, 한 편의 대하드라마나 시즌제 드라마처럼 나오는 이야기의 힘, 오밀조밀하게 짜여진 콘텐츠와 게임 곳곳에 배치된 레벨 디자인 등이 어우러져 진짜 게임이 된다.

하지만 회색의 잔영 체험판은 그렇지 못했다. SRPG에서 박진감 넘치는 전투, 컷씬에서 나오는 캐릭터의 표정과 동작 등을 화려하게 보여달라고 한 적이 없다. 그저 자연스러운 모습 그 자체를 원했다. 솔직히 회색의 잔영에서 그래픽은 논할 가치조차 없으며, 어디까지 저 멀리 모퉁이에 쳐박아두면 그만인 부가 콘텐츠다.

어쩌면 창세기전이 아닌 라인게임즈가 선보인 신작 SRPG라인업으로 등장했다면 지금보다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스쳐 지나간다. 도스 시절에 플레이했던 원작의 아련한 몇몇 장면만 기억만 남아있고, 회색의 잔영으로 다시 추억을 곱씹을 수 있을 것이라 괜히 기대만 했다.

이 와중에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 사전 등록하고, 출시일을 기다리고 있으니 참으로 기분 더럽다.

이름 :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개발 : 레그스튜디오
장르 : RPG
과금 : 유료
지원 : 닌텐도 스위치
비고 : 추억은 간직할 때 아름답다

슈로대 참전작이 아닌 '그렌라간' 단독 작품



슈퍼로봇대전의 단골 그렌라간이 같은 이름의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 대홍마(대만, 홍콩, 마카오) 빌드로 출시된 지도 1년이 지났다. 그렌라간 팬이라면 대홍마 버전으로 버티다 영어로 만날 수 있는 글로벌 빌드를 플레이하고 있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

현재 천원돌파 그렌라간의 국내 빌드는 출시되지 않았으며, ▲번체 天元突破紅蓮螺巖 ▲글로벌 Tengen Toppa Gurren Lagann ▲중화권 Tengen Toppa Gurren Lagann SEA 등 총 3개 빌드로 서비스 중이다.

이번 리뷰는 글로벌 빌드를 토대로 작성한 것으로 언어의 장벽을 상쇄시킬 수 있는 원작의 작화를 고스란히 재현, '뽑기는 거들 뿐'이라는 전형적인 수집형 RPG의 교과서 콘텐츠를 구현했다. 이는 '프로젝트 그렌라간'을 위해 애니플렉스와 완다 시네마 게임즈의 공동 개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트리거의 감수, KLab 등이 참여, 적어도 라이센스 작품의 강점을 살리는 데 공을 들였다.

문제는 수집형 RPG의 한계다. 슈퍼로봇대전이 아닌 천원돌파 그렌라간의 단독 작품으로 원작을 따라가지만, 딱 거기까지다. 지금까지 숱한 모바일 수집형 RPG를 플레이한 경험이 있다면 진행 속도 2배, 속성에 따른 상성 관계, 뽑기와 강화 등 익숙한 게임 시스템 덕분에 초반 적응은 빠른 편이다.

하지만 뽑기 이후 같은 전투의 반복과 뽑기를 통한 신규 메카닉 영입 등을 반복하면서 즐길 게 많은 게임보다 보여줄 게 없는 지리멸렬한 수집형 RPG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팬 心을 반영한 게임에 충실, 원작에 등장했던 캐릭터와 중요 구간을 게임의 스테이지로 다시 구성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마음을 비우고 뽑기에 집중하면 5기가 한 팀이 되어 싸우는 '대그렌단'의 완성은 쉽다. 단지 원작과 달리 옴니버스 형태가 아닌 뽑기 운에 따라 대그렌단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거리감만 존재할 뿐 나머지는 스테이지 밀어내기다.

초반 튜토리얼이 지나면 바로 상점으로 달려가 연속 뽑기로 메카닉을 획득하고, 이를 강화해서 다시 팀원으로 합류시키는 과정을 반복해 흔히 스테이지 1분컷 조합을 완성하는 게 사실상 게임의 목표인 셈이다.

원작에 충실한 대신 수집형 RPG의 한계까지 드러낸 이상 '원작 이상의 감동' 대신 뽑기 체험으로 전락한 것도 '천원돌파 그렌라간'의 한계다. 원작이 세상에 나온 지 몇십 년이 된 것도 아닌 탓에 IP의 호불호보다 장르의 태생적인 한계로 성장통이 예고된 게임이라는 점에서 플레이 전부터 망설여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게임의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해서 간멘(천원돌파 그렌라간에 등장했던 메카닉 지칭)의 색깔 놀이와 강화, 합체 놀이를 시작하는 순간 모바일 게임의 최종형태 '서비스 종료'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팬이라면 살짝 맛보기 수준으로 추천하며, 이미 수집형 RPG를 플레이하고 있다면 기존 게임의 일퀘라도 하는 게 좋겠다.

이름 : 천원돌파 그렌라간
개발 : 애니플렉스 / 완다 시네마 게임즈
장르 : RPG
과금 : 무료 / 인앱 결제
지원 : 안드로이드 / iOS
비고 : 안티 뽑기


다운로드 경로

iOS
https://apple.co/3QzBdn0

안드로이드
https://bit.ly/3Qkfjmi

 

Tengen Toppa Gurren Lagann EN - Google Play 앱

천원돌파 그렌라간 X KILL la KILL 출시 예정!

play.google.com

 

‎Tengen Toppa Gurren Lagann EN

‎Bust Through the Heavens With Your Drill! The first Tengen Toppa Gurren Lagann mobile game is here! Tengen Toppa Gurren Lagann X KILL la KILL coming soon! Supervised by TRIGGER, this faithful adaptation will bring you back to the good old days of a dril

apps.apple.com

 

고대 그리스에서 비밀스러운 과거를 둘러싼 진실을 밝혀라



참으로 오래 걸렸다. 

게임의 설정으로 등장하는 교단원과 가족의 비극, 세계의 뒤틀림을 '부러진 레오니다스의 창'으로 해결하는 무력 개입도 한 편의 영화 자체였다. 출시된 지 5년을 바라보는 작품이지만, 카산드라와 알렉시오스의 이야기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실마리를 찾는 과정에서 재미를 배가했다.

어쌔씬 크리드 시리즈를 관통하는 암살보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오픈월드의 액션 RPG로 탈바꿈하는 시도 자체가 유비소프트의 모험이 아니었나 싶다. 사실 한 번에 엔딩을 향해 달린 것이 아니라 중간에 발매되는 게임과 교차로 플레이, 누적 플레이 타임은 300시간을 넘긴 지 오래다.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의 장점이자 단점이 슬럼프처럼 등장하는 반복적인 패턴이다. 일반적인 RPG의 퀘스트와 미션이 대화-수집-사냥-전투-심부름 등으로 이어지는 동선 외에는 특별함이 없었던 탓에 플레이 시간에 비례해서 새로움이 익숙함으로 바뀌면서 플레이 동기가 바뀐 것도 이 때문이다.

어디선가 들리는 북소리와 함께 용병과 싸우거나 흔히 말하는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을 반복, 새로운 대륙으로 이동해서 이를 반복한다. 그래서 이러한 과정이 서서히 지루해질 때 전장을 옮기거나 이야기에 집중하는 등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게임의 양상이 달라진다.

물론 오로지 전투에 집중한다면 암살보다 무쌍에 가까운 스킬 트리를 완성할 때쯤 본격적인 학살이 시작되는데 적당함이 필요한 것도 바로 이때다. 확장팩을 접하기 전까지 카산드라의 주요 해결 과제는 교단원 섬멸이다.

다만 늑대나 곰과 싸울 때 근방에 지나가는 용병, 보물 상자를 열면서 NPC처럼 보이는 캐릭터와 전투하면서 뜨는 교단원 척살 퀘스트 등 전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등장하는 일부 콘텐츠를 제외한다면 오디세이가 보여준 이야기의 힘은 크다.

온전한 엔딩을 위해 플레이어에 강요된 것은 단 하나, 바로 선택이다. 모로 가도 가족 상봉을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닌 이상 게임의 진행 상황을 틈틈이 저장, 완벽에 가까운 선택을 하는 이들도 있음에도 때로는 선택에 따른 후회도 오디세이를 이끌어가는 힘이다.

전작 오리진에서 보여줬던 이집트의 풍광과 비교해 오디세이는 그리스와 아틀란티스와 지옥 등 당시 기준으로 미려한 풍광은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하다. 맵을 밟히기 위해 높은 곳에서 포토 모드를 위해 자리 잡거나 나만의 포인트를 잡기 위해 잠시 멈춰가는 것도 오디세이가 주는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카로스와 함께 '말라카!'를 외쳤던 카산드라 대신 이제 레이븐으로 시가전이나 북유럽 대륙을 누비는 플레이어가 되려고 한다. 다시 기억이 가물가물해질 때쯤 다시 만날 알렉시오스를 기대해 본다.

이름 :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개발 : 유비소프트
장르 : RPG
과금 : 유료
지원 : PS4·PS5·PC·XSX
비고 : 말라카

다운로드 경로(PSN)
https://bit.ly/3qTw3rZ

 

Assassin's Creed Odyssey - 디지털 디럭스 에디션 (중국어(간체자), 한국어, 영어, 중국어(번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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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RPG로 만나는 세븐나이츠의 색다른 매력



지난 19일 출시된 넷마블의 아이들(IDLE) 세븐나이츠 키우기(Seven Knights Idle Adventure). 넷마블의 간판 '세븐나이츠'를 기반으로 개발된 방치형 RPG로 9월 출시를 앞두고 선행 출시된 타이틀이다.

게임에 대한 부연 설명은 생략하고, 결론부터 말한다면 기대감을 0으로 만드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이전까지 출시된 넷마블의 대작과 거리가 멀고 오히려 실험작이나 쉬어가는 게임으로 접근해야 한다.

리뷰에 사용된 스크린 샷을 얼리 액세스 빌드를 갈무리, 정식 빌드는 넷마블과 넷마블넥서스의 사정에 따라 콘텐츠가 변경될 수 있음을 일러둔다.

이미 서비스 중인 동종유사 장르의 게임과 비교해 세븐나이츠의 스킨을 적용한 것 외에는 첫인상의 강렬함은 오래가지 못했다.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10명의 영웅이 한 팀으로 싸우는 전투는 321번째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야만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만 그 모습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는 점에서 꼬꼬마로 변신한 세븐나이츠의 영웅과 몬스터의 추억에 잠기는 여유도 주지 않는다.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플레이 패턴은 실제 플레이하는 시간, 접속을 하지 않는 오프라인, 게임에 접속했을 때 방치로 쌓인 리텐션 등 흔히 스테이지 밀어내기 방식이다. 처음부터 10명이 한 팀이 아니라 특정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팀원이 추가되는 방식이라 곳곳에 진입장벽을 설정했다.

그때마다 공방체(공격력, 방어력, 생명력) 업그레이드와 에픽 등급으로 배치된 영웅의 레벨 등이 초반 스테이지 클리어에 핵심이 된다. 이후 세부적으로 설정된 가이드 미션 보상에 집중하다 보면 스테이지의 보스와 싸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식이다.

그래서 MMORPG나 퍼즐, 액션 등 역동적인 재미보다 SNG처럼 정말 방치해야 한다. 오히려 게임에 접속해서 플레이할 때마다 내버려 두는 게 방치형 RPG의 매력이자 한계다. 장르의 특성상 스테이지 클리어와 보상, 특정 활성화 등 장황한 플레이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것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의 한계가 극명하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방치형 RPG의 콘텐츠는 무제한이 아니라 보여줄 게 없어서 방치하라고 은연중에 강조한다. 이러한 장르의 교과서 콘텐츠와 레벨 디자인은 세븐나이츠 키우기도 어쩔 수 없었다. 그럼에도 폭발적인 화력을 가진 MMORPG가 아닌 방치형을 선택, 단기전보다 장기전으로 이끌어가는 장르의 장점에 세븐나이츠의 색을 입힐 것으로 예상한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세븐나이츠를 활용한 방치형 RPG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역시나 하지 말고, 계정 정보가 정식 빌드까지 적용될 예정인 얼리 액세스 빌드로 스테이지를 밀어내는 소소한 재미로 9월까지 기다리면 된다.

꼬꼬마들이 살아보겠다고 아등바등 싸우는 모습이나 원작에서 쫄작의 대상이었던 하급 몬스터가 보스로 등장하는 것도 결국 세나의 팬 서비스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차피 언젠가 세인이나 구 사황 태오가 나올 때까지 속는 셈치고 기다려 본다.

이름 : 세븐나이츠 키우기
개발 : 넷마블넥서스
장르 : RPG
지원 : 안드로이드(얼리 액세스 한정)
과금 : 무료 / 인앱 결제
비고 : 꼬꼬마 배틀그라운드

삼박자가 딱 들어맞았다.

지난달 22일 출시된 파이널 판타지 16(FINAL FANTASY XVI)은 이야기의 힘과 숨 고르기 차원에서 진행되는 전투, 이를 통해 미려한 그래픽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아직도 진한 여운을 곱씹고 있다. 그만큼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자기 복제의 유혹과 다름을 넘어선 차별화의 압박도 16편에서 파격보다는 변주로 마무리, 16의 무게도 덜었다.

우선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떠올릴 때 전투와 액션을 떠올리지 않는다면 이를 관통하는 것은 오로지 이야기다. 게임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서사가 중요해진 덕분에 클라이브 로즈필드와 검은 이프리트의 조우까지 기다림의 연속일 뿐이다.

그 결과 게임의 전투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그저 쓸어담는 지우개처럼 화면의 모든 적을 처리하거나 혹은 몬스터를 가격하는 데미지 수치가 백만 단위의 시각적 쾌감은 약하다. 이를 두고 '전투가 이렇게 쉽고 긴장감이 없었나?'라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1편부터 함께 한 팬의 연령대(?)를 고려한 개발팀의 배려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같은 게임, 다른 스타일'로 플레이한다면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이나 오디세이처럼 맵에 보이는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생각으로 움직이면 된다. 메인보다 사이드, 현상금과 녹색 플러스(+)에 집중하는 것도 게임을 즐기는 방법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반면 이야기에 빠지고 싶다면 넷플릭스에 올라온 100여 편의 미드를 정주행하겠다는 일념으로 쭈욱 밀고 나가면 된다. 대신 빠른 엔딩을 생각한다면 메인 스토리의 분량을 무시할 수 없고, 사이드까지 더해진다면 어림잡아 100시간은 예상한다.

아무래도 게임에 등장하는 컷씬이 연극처럼 흘러가기 때문에 역동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스킵 주문을 외치고 싶을 정도지만, 그래도 사이다와 같은 비비안 레포트가 있으니 감내하도록 하자.

일부 구간에서 속도감이 있는 전개를 위해 생략하거나 게임 막바지에 쏟아붓는 느낌이 있지만, 시간이 흘러 2회차 플레이에서 놓쳤던 복선을 다시 살펴보는 것도 파이널 판타지 16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삼박자는 파이널 판타지 16에 대해 완벽하고 무결한 게임이라고 강조한 게 아니다. 단점과 아쉬움이 공존하지만, 이를 충분히 뛰어넘는 장점이 수작의 반열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기 때문이다. 단, 시리즈의 팬이 아닌 '파이널 판타지 16'으로 처음 접했다면 과거의 매력을 곱씹어 볼 수 있는 '픽셀 리마스터'도 있으니 거꾸로 역주행도 나쁘지 않겠다.

특히 아직 게임을 접해보지 못했다면 체험판으로 살짝 빠져보는 것을 추천하며, PS5를 마련하는 데 있어 고민이 든다면 과감히 '파판16을 위해 준비하는 필수 구매 타이틀이다.

게임의 매력은 여전한데, 정작 게임을 플레이하는 게이머의 감성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만 제외한다면 반가움과 기대, 설렘을 간만에 느껴본 게임으로 기억하겠다.

FINAL FANTASY XVI 리뷰는 스퀘어에닉스의 글로벌 엠바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게임 진행률과 챕터, 스포일러를 유추할 수 있는 스크린샷을 일절 배제했으며, 4월에 공개된 Final Fantasy XVI의 State of Play와 PSN의 대표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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