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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금융권 보수적인 시각이 암호화폐 업계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어

#1 그 거래소가 왜 은행처럼 하려고 하는데, 말이 디파이지 예금이나 적금, 대출은 원래부터 은행이고, 나중에도 은행만 해야 돼

#2 금융실명제 이후 거래소가 실명계좌 쉽게 받을 수나 있겠어요? 우리도 몸을 사리면서 일하고 있는데

#3 가뜩이나 카뱅이랑 케뱅 때문에 압박도 심한데 주식만 하면 되지, 왜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인에 열을 올리는 게 상식이 안 통하는 동네 아닙니까

코로나19 여파로 외근이나 미팅이 힘든 상황에서 금융권은 여전했다. 국내 암호화폐 업계의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바꿀 이유도 없고, 작년이나 올해나 변함이 없다.

오는 3월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ISMS 인증보다 실명계좌가 거래소의 서바이벌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금융권은 침묵하지만, 정작 속내는 '판이 뒤집혔다'는 주도권을 가져와 다른 업계를 압박하는 분위기다.

국내 암호화폐 업계가 정부의 ICO 금지 이후 메이저 거래소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가운데, 정작 금융권은 고객 이탈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예년과 달리 통장 개설이나 방카슈랑스 영업도 되지 않으며, 은행 앱이 어쩌다가 먹통이 되는 이슈를 겪으면서 암호화폐와 게임, 주식에 익숙한 세대는 은행에 갈 일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에서 거래소의 실명계좌를 심사하라는 지침이 나오자 관련 업계는 초상집 분위기, 금융권은 잔칫집 분위기다. 이면에는 실무자가 초상집도 모자라 불평을 쏟아내는 데 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사석에서 기자와 만난 모 은행 A 공보팀장은 "커스터디, 이자 농사, 디파이 용어 자체가 사람이 살아가면서 언제 들어봅니까. 그냥 깔끔하게 예금과 적금, 펀드와 대출로 설명하면 되는데, 왜 어려운 말로 멀쩡한 사람을 현혹하는 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말 그렇게 상품 개발부터 판매부터 할 거라면 떳떳하게 라이센스 받고 진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금융권 B 홍보팀장은 "걸핏하면 은행을 달달 볶아대는데, 우리가 무슨 죕니까. 은행에 계좌 텄다고 실명 계좌도 아닌데, 벌집 계좌를 실명 계좌처럼 포장하는 거래소도 고객이니까 참지만...고객도 고객다워야지"라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또 다른 C 은행 홍보부장은 "기준금리 1% 시대에 무슨 그 동네는 이자 수익을 10%를 개런티하면 우리는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한다. 과연 실체가 있는지 궁금하고, 정말 수익 보장 상품이라면 같이 하면 될 텐데"라고 불만 섞인 말을 쏟아낸다.

금융권이 국내 암호화폐 업계를 색안경으로 보는 기류를 기자는 이전부터 게임으로 충분히 경험했다. '그깟 게임'이라고 하찮게 치부하다가도 수출 일꾼, 영화보다 시장이 큰 산업으로 추켜세울 뿐 총기사고만 나오면 항상 이슈의 중심으로 몰아갔다.

정작 게임업계는 어느 업종보다 인간적인 동네다. 스스럼없이 좋아하는 게임을 밝히고, 게임 플레이보다 개발을 좋아하고, 자식한테 자기가 개발한 게임을 보여주고 싶은 소박한 동네다. 이는 국내 암호화폐 업계도 마찬가지로 소박한데 정작 다른 업계는 색안경을 뺄 생각도 없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힘들어진 상황에서 은연중에 이야기하는 불편한 말들이 업계 관계자들을 힘들게 하는데, 항상 대화 말미는 기승전 리플이다. 최근 벌어진 리플 사태를 관련 업계보다 금융권에서 예의주시하고 있거나 홀더로서 상폐를 무서워하고 있는 게 의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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