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올해 초 엔씨소프트와 GREE는 리니지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개발한 <리니지 더 세컨드 문, 일본 서비스명 : リネージュ The Second Moon>의 서비스 계획을 밝혔다. 장수 온라인 게임의 대명사인 리니지가 스마트폰 게임으로 부활한다는 점과 최근 대세인 TCG로 출시된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국내가 아닌 일본에서만 서비스를 진행, 리니지 유저들과 스마트폰 TCG 매니아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들을 대신하여 본인의 스마트폰을 활용, 일본 GREE를 통해 <리니지 더 세컨드 문>을 체험해봤다.

 


<리니지 더 세컨드 문>을 실행하면 우리에게도 익숙한 빨간 머리 사내인 '군주'가 보인다. 실제 플레이를 시작하니 GREE 특유의 랙(?)이 발생한다. 이는 웹게임처럼 진행되는 방식이라 플레이를 할 때는 랙을 감수하며, 천천히 진행되는 게임 화면을 볼 수 있었다.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스마트폰 TCG라고 생각할 정도로 인터페이스나 게임방식은 모든 면에서 비슷했다.

 

시쳇말로 리니지를 모르는 유저가 플레이한다면 그저 양산형 TCG에 가깝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이유는 GREE 특유의 인터페이스를 제외하고 기존 TCG의 플레이 스타일과 같기 때문이다. 그저 몬스터가 나오는 화면을 터치하면 경험치와 게임머니, 행동력을 소모하며 진행하는 육성, 레벨업이나 퀘스트 클리어 등의 콘텐츠는 신선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카드의 일러스트는 이질감을 줄 정도로 필자와 교감은 없었다. 반대로 이런 분위기의 일러스트는 일본에서 선호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카드 합성 아이콘은 리니지의 강화 주문서로 표현, 예전 추억을 곱씹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 또한 추억팔이 수준도 되지 못했다.

 

리니지와 리니지2의 열혈 유저였던 필자에게 <리니지 세컨드 문>은 요근래 플레이했던 TCG와 비교했을 때 감흥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리니지를 하면서 기억하는 것은 공성전과 혈맹, 필드전, 데쓰나이트가 전부다. 캐릭터보다 온라인 게임의 커뮤니티와 게임 시스템만을 매력으로 삼았기에 캐릭터 일러스트를 부각한 TCG의 매력을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에 등장한 MMORPG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뛰어나다. 더욱 화려한 3D 그래픽 효과로 게임에 등장하는 NPC나 몬스터도 기억에 남을 정도다. 그러나 <리니지 세컨드 문>에게 리니지는 기대만을 심어주고, 정작 리니지의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리니지의 4대 용인 지룡 안타라스-수룡 파푸리온-풍룡 린드비오르-화룡 발라카스가 6성급 카드나 보스나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MMORPG를 기반으로 TCG로 부활했을 때 계승할 수 있는 콘텐츠가 캐릭터-몬스터-NPC-마을 등의 이름을 제외하고, 지극히 적기 때문이다.

 


필자가 체험한 <리니지 세컨드 문>은 리니지에서 이름만 가져왔을 뿐 GREE에서 서비스하는 다양한 TCG의 하나로 보였다. 오히려 현재 버전으로 국내에서 서비스했다면 넥슨의 마비노기 걸스처럼 취급당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카드 일러스트를 제외하고 모든 콘텐츠나 시스템은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TCG와 다를 바 없었다.

 

다만 TCG로 태어날 <블레이드&소울>의 가능성을 타진해보기 위해 일본 서비스만 결정한 것은 현명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TCG의 플레이 방식을 탈피하고, 색다른 시스템을 선보인다는 것은 무모한 시도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VPN 서비스까지 유료 결제하며, <리니지 세컨드 문>을 플레이하기에는 시간이 아까웠다.

 


결론은 기대가 컸던 탓일까. 정작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허무했다. 리니지의 탈을 쓴 GREE의 양산형 TCG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