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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박자가 딱 들어맞았다.

지난달 22일 출시된 파이널 판타지 16(FINAL FANTASY XVI)은 이야기의 힘과 숨 고르기 차원에서 진행되는 전투, 이를 통해 미려한 그래픽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아직도 진한 여운을 곱씹고 있다. 그만큼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자기 복제의 유혹과 다름을 넘어선 차별화의 압박도 16편에서 파격보다는 변주로 마무리, 16의 무게도 덜었다.

우선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떠올릴 때 전투와 액션을 떠올리지 않는다면 이를 관통하는 것은 오로지 이야기다. 게임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서사가 중요해진 덕분에 클라이브 로즈필드와 검은 이프리트의 조우까지 기다림의 연속일 뿐이다.

그 결과 게임의 전투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그저 쓸어담는 지우개처럼 화면의 모든 적을 처리하거나 혹은 몬스터를 가격하는 데미지 수치가 백만 단위의 시각적 쾌감은 약하다. 이를 두고 '전투가 이렇게 쉽고 긴장감이 없었나?'라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1편부터 함께 한 팬의 연령대(?)를 고려한 개발팀의 배려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같은 게임, 다른 스타일'로 플레이한다면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이나 오디세이처럼 맵에 보이는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생각으로 움직이면 된다. 메인보다 사이드, 현상금과 녹색 플러스(+)에 집중하는 것도 게임을 즐기는 방법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반면 이야기에 빠지고 싶다면 넷플릭스에 올라온 100여 편의 미드를 정주행하겠다는 일념으로 쭈욱 밀고 나가면 된다. 대신 빠른 엔딩을 생각한다면 메인 스토리의 분량을 무시할 수 없고, 사이드까지 더해진다면 어림잡아 100시간은 예상한다.

아무래도 게임에 등장하는 컷씬이 연극처럼 흘러가기 때문에 역동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스킵 주문을 외치고 싶을 정도지만, 그래도 사이다와 같은 비비안 레포트가 있으니 감내하도록 하자.

일부 구간에서 속도감이 있는 전개를 위해 생략하거나 게임 막바지에 쏟아붓는 느낌이 있지만, 시간이 흘러 2회차 플레이에서 놓쳤던 복선을 다시 살펴보는 것도 파이널 판타지 16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삼박자는 파이널 판타지 16에 대해 완벽하고 무결한 게임이라고 강조한 게 아니다. 단점과 아쉬움이 공존하지만, 이를 충분히 뛰어넘는 장점이 수작의 반열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기 때문이다. 단, 시리즈의 팬이 아닌 '파이널 판타지 16'으로 처음 접했다면 과거의 매력을 곱씹어 볼 수 있는 '픽셀 리마스터'도 있으니 거꾸로 역주행도 나쁘지 않겠다.

특히 아직 게임을 접해보지 못했다면 체험판으로 살짝 빠져보는 것을 추천하며, PS5를 마련하는 데 있어 고민이 든다면 과감히 '파판16을 위해 준비하는 필수 구매 타이틀이다.

게임의 매력은 여전한데, 정작 게임을 플레이하는 게이머의 감성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만 제외한다면 반가움과 기대, 설렘을 간만에 느껴본 게임으로 기억하겠다.

FINAL FANTASY XVI 리뷰는 스퀘어에닉스의 글로벌 엠바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게임 진행률과 챕터, 스포일러를 유추할 수 있는 스크린샷을 일절 배제했으며, 4월에 공개된 Final Fantasy XVI의 State of Play와 PSN의 대표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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