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이럴거면 '인디'라는 가면 벗어라




지난 4일 구글 플레이에서 사전 예약을 시작한 어몽 오징어 게임(Among Squid Game)을 두고 관련 커뮤니티에서 기대보다는 실망, 정확한 설명보다 해명에 급급한 사과문을 두고 말이 많다.

글로벌 게임업계에서 어몽 어스는 퍼즐앤드래곤처럼 장르가 스타일이 되어버린 기념비적인 작품이며,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후 지구촌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콘텐츠다. 두 콘텐츠가 관통하는 '생존'이라는 키워드로 뭉친다면 둘의 만남은 어색하지 않으며, 정말 콘텐츠 제작사가 꿈의 프로젝트를 보여준다면 말 그대로 윈윈할 수 있는 사례가 된다.

하지만 이를 하나의 유행으로 인디게임이라는 이유로 저작권이나 로열티 등의 관련 법령을 무시한다면 팬 게임, 오마주, 풍자, 패러디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몰지각한 게임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어몽 어스와 오징어 게임의 인기에 편승해 게임을 개발하고, 이를 출시하는 과정에서 인디게임의 '2차 창작물'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버린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단지 넷플릭스와 어몽어스 개발사 '이노슬로스'에 연락해서 충분히 설명했으니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위험하다. 설명보다는 라이센스 체결과 허락, 동의 등이 먼저 나오는 게 상식이며, 이러한 과정에서 이슈가 발생하면 사전등록을 취소하겠다는 무책임한 발언도 화를 키우고 있다.

국내 인디씬에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게 있다. 사회적인 현상에 대한 풍자와 계몽, B급 감성을 앞세운 패러디 등은 개발자끼리 놀이 문화로 인식되지만, 그 이상은 '지금 중국게임 욕할 때가 아니다'라는 자기반성도 이어진다. 걸핏하면 불거지는 카피캣 이슈를 두고 인디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 설전이 벌어지는 것도 각자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반지하게임즈의 어몽 오징어 게임은 제작사와 협의 대신 통보, 재미를 추구한다는 개발사의 신념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오히려 이전에 선보였던 중고로운 평화나라나 서울 2033에서 보여준 반지하게임즈의 스타일과 배치된다. 특히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2021에서 도토리카로 TOP 10까지 선정된 개발사라서 더욱 씁쓸하다.

단지 재미와 수익만 추구할 것이라면 과감히 인디라는 타이틀을 떼라. 에셋 스토어에서 에셋 커스터마이징해서 창조나 창작보다 수정해서 처음부터 페이투윈을 추구하는 국내 메이저 게임업체처럼 하는 게 오히려 솔직하다. 언제부터 상황이 불리하면 인디게임이라는 단어가 욕받이나 방패막이로 전락했나.

지난해 불거진 귀살의 검이나 올해 상반기 블러디 레이첼과 다른 게 도대체 무엇인가. 아직 출시되지 않았으니 표절을 운운할 단계는 아니라는 말보다 실수였다고, 생각이 짧았다는 사과 한마디를 하는 게 그렇게 어렵나.

사람이 살아가면서 후회하는 게 바로 사과하는 기회를 놓치는 건데 반지하게임즈는 이미 그 기회를 놓쳤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