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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금법 리스크로 득보다 실이 많은 빗썸 인수전|확정시 셀프 상장 이슈도 무시 못 해




빗썸의 주인을 두고 NXC, 엔씨소프트, 위메이드 등 총 3곳의 게임업체 이름이 거론됐다. 작년 여름부터 불거진 빗썸 인수전을 두고, 소문만 무성해 국내 암호화폐 업계나 게임업계에서도 여전히 화제의 중심이다.

하지만 이번 빗썸 인수전에 위메이드가 참여했다는 소식에 비덴트는 침묵하고 있다. 지난 1월 NXC의 인수전 참여를 두고 한국거래소가 '비덴트'에게 풍문조회 공시를 요구했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인수를 두고 비덴트와 위메이드의 풍문 조회 공시는 없다. 그래서 이를 두고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인수가 진행 중이거나 혹은 언급할 가치가 없어 공시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청 기준은 '시황급변'이다. 종가 기준 비덴트는 전일 대비 2.01% 감소한 14,650원, 위메이드는 전일 대비 2.59% 상승한 59,4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월 NXC가 언급돼 10,000원을 밑돌던 비덴트의 주식은 이달 2일 16,450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게 전부다.

시장에 영향을 주는 풍문이었다면 지난 NXC와 마찬가지로 비텐트는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을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위메이드 이슈는 오히려 침묵하고 있어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1월 당시 비덴트는 "넥슨그룹과 비덴트는 빗썸코리아(빗썸) 경영권 공동인수를 협의 및 진행한 사실이 없다. 당사는 ‘이정훈 의장이 KPMG를 주관사로 빗썸홀딩스를 매각추진’ 사실(2020년08월27일, Invest chosun)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해당 매각추진에 따라 당사의 빗썸홀딩스 지분의 처분 또는 추가취득 여부는 확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당사는 2020년 3분기말기준 빗썸 코리아 지분 10.3%, 빗썸 코리아의 최대 주주인 빗썸홀딩스 지분 34.2%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분 현황도 함께 공개한 바 있다.

지난 1월 비덴트는 NXC 인수전 참여와 관련해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 이미지=전자공시 시스템 갈무리

오히려 이번 이슈로 위메이드트리의 암호화폐 위믹스(WEMIX)에 순풍이 잠깐 불었다. 참고로 위메이드는 위메이드트리의 지분 71.15%를 보유 중이며, 위메이드트리는 싱가포르에 설립한 'Wemade Tree Pte, Ltd'의 지분 100%를 보유해 자회사로 두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업계에서 재단이라고 부르는 위메이드트리는 싱가포르 법인을 지칭한 것이다. 모 회사의 빗썸 인수전 참여로 빗썸에 상장된 위믹스(WEMIX)의 가격이 요동을 쳤지만, 빗썸과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은 공시 대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흔히 본가에서 추진 중인 이슈를 두고 손자회사가 공시 플랫폼에 공시하는 것도 인수전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쟁글 관계자는 "위믹스 발행사는 위메이드가 아닌 자회사 위메이드 트리다. 사실 확인 주체로 보기 어려워 조회공시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위메이드의 빗썸 인수전이 득보다 실이 많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빗썸 원화 마켓에서 거래 중인 위믹스(WEMIX) / 자료=빗썸

우선 빗썸에서 거래 중인 위믹스(WEMIX)의 존재다. 손자회사가 발행한 암호화폐를 모회사가 소유한 거래소에서 거래한다면 이게 과연 정상인지 의문을 품는 게 상식이다.

또 위메이드가 빗썸의 주인으로 올라서면 '셀프상장'이 아님에도 이와 비슷한 의혹에 시달릴 수 있다.

과거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가 보유한 암호화폐 루나를 전량 매도, 셀프상장 논란이 제기된 사례가 있다. 앞서 두나무앤파트너스는 루나 코인을 발행하는 테라에 투자했으며, 이후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에 루나를 상장한 이후 매도하면서 이슈가 불거진 게 불과 한 달 전이다.

두나무, 두나무앤파트너스, 루나와 테라를 위메이드, 위메이드트리, 위믹스로 바꾸면 업비트와 비슷한 사례가 재연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위메이드도 빗썸, 위메이드트리, Wemade Tree Pte, Ltd 등 별도 법인이 진행하는 매도나 상장이라면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 암호화폐 업계가 자본시장법의 규제라면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자금세탁 방지에 초점이 맞춰진 특금법은 셀프상장을 규제할 수 있는 규제가 없다.

또 특금법 이슈다. 빗썸은 특금법 시행에 맞춰 신고수리가 필요한 거래소다. 독립적인 운영권을 보장하더라도 향후 빗썸코리아와 빗썸 싱가포르의 이슈를 감당해야 한다.

특히 최근 락썸 글로벌로 불리는 '빗썸 글로벌'은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다. 전혀 다른 법인이지만, 이름과 로고를 사용해 빗썸 글로벌의 클레임이 점차 빗썸 코리아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빗썸이나 위메이드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인수전이 진행 중이라는 업계의 소문에 대해 양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묘한 뉘앙스만 풍겨도 퍼드(Fear Uncertainty And Doubt)의 시작이 될 수 있어 쟁글조차 조회 공시를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읽힌다.

결국 다른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에 비해 위메이드는 득보다 실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게임법은 산업 육성을 위한 최소한의 규제에 머물지만, 특금법은 암호화폐 산업 육성이 아닌 규제를 위해 강도가 높은 자금세탁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위메이드가 감당해야 할 법의 강도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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