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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셋째 주는 여느 해보다 풍성한 라인업이 쏟아진 시기였다. 2월 16일 네시삼십삼분을 시작으로 이틀 뒤에 넷마블게임즈, 19일은 파티게임즈의 라인업 발표회로 정점을 찍었다.

넷마블게임즈가 26종으로 제일 많았으며, 다음으로 네시삼십삼분이 18종, 파티게임즈가 27종을 공개했다. 넷마블게임즈와 네시삼십삼분은 모바일 RPG를 주요 라인업에 대거 포진시켰으며, 파티게임즈는 소셜 게임 23종이 라인업의 2/3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래서 한 주에 출시된 신작의 수는 71종, 모두 2016년에 출시를 앞둔 모바일 게임이다. 정초부터 라인업을 공개하며, 출사표를 던진 3개 회사 이면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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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직간접적으로 텐센트와 연결고리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텐센트를 통한 투자 유치를 진행, 넷마블게임즈는 5300억, 네시삼십삼분은 1300억, 파티게임즈는 200억을 투자했다. 특히 이들이 투자를 받은 시기는 모두 2014년으로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이다. 

투자 금액을 떠나 텐센트의 투자금은 3개 회사에 모두 지렛대 효과(leverage effect)로 작용했다. 이 중에서 넷마블게임즈는 텐센트의 자본을 지렛대 삼아 자기자본 이익률을 높이는 실적을 보여줌으로써 모범 사례로 통한다.

또 네시삼심삼분은 텐센트와 라인의 투자를 통해 10개 게임을 10개 국가에서 성공시켜 10개 개발사를 상장시킨다는 10X10X10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이르렀다. 이는 지난 2월 라인업 발표회에서 공개된 일명 433 유나이티드의 원형인 셈이다.

또한 파티게임즈는 텐센트의 투자로 상장 성장통을 극복할 수 있었다. 투자금의 액수를 떠나 업계와 증권가에서 텐센트의 총애를 받는 게임사로 인정받으며, 무사히 상장에 성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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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텐센트가 번다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다. 

예전부터 거대한 중국 시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텐센트의 눈치를 볼 때부터 예견된 상황이었다. 굳이 텐센트가 아니더라도 중국의 눈치를 살피는 가운데 투자를 빌미로 국내 게임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특히 레이븐의 중국 파트너가 넷이즈로 정해졌을 때 넷마블과 텐센트의 불화설이 불거진 적이 있다. 중국에서 텐센트와 넷이즈는 앙숙 관계임에도 레이븐을 맡겼다는 사실은 철저한 비즈니스가 우선이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의 라인업이 풍성해지고, 소위 말하는 대박이 터질 때마다 정작 뒤에서 웃으면서 지켜보는 존재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결국 결과가 좋을수록 넷마블게임즈와 네시삼십삼분 그리고 파티게임즈는 텐센트의 검투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애플과 구글이 만든 콜로세움에서 텐센트의 검투사로 나선 이들의 생존 게임, 화려한 라인업 발표회 이면에 감춰진 국내 모바일 게임의 또 다른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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