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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일 우려와 기대 속에 카카오 게임에 보드 게임이 등장했다. 그러나 출시한 지 두 달이 되어가는 시점에 성적표를 보고 있으면 신통치 않다.

1월 25일 구글 플레이 스토어 게임 부문 매출을 기준으로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맞고 for Kakao는 22위, 조이맥스의 맞고의 신 for Kakao는 145위, 엔진의 프렌즈 맞고 for Kakao는 208위, 파티게임즈의 아이러브맞고 for Kakao는 323위다.

성적만 본다면 선데이토즈가 선방한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애니팡 프랜차이즈 전략이 없었다면 애니팡 맞고도 비슷한 성적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업계의 정론이다.

혹자는 이제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요즘 상황에서 매출 100위권을 벗어나면 시장의 판도가 바뀌지 않는 한 상승 곡선을 그리기 힘들다. 더욱 RPG처럼 복귀 유저 이벤트나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반등할 수 있는 장르도 아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실패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타이틀로 전락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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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팡 맞고 for Kakao 출시 이후 매출 현황(국내 구글 플레이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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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고의 신 for Kakao 출시 이후 매출 현황(국내 구글 플레이 스토어)

우선 게임이 가진 장르의 단점을 안고 시작했다. 과거 고포류 게임을 서비스하는 게임사는 매출과 사회 이슈에 대해 민감했다. 주주 입장에서는 매출도 잘 나오는 알짜 상품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그때마다 주홍글씨처럼 사행성 논란이라는 말이 꼬리처럼 따라다녔다.

이러한 인식은 시장의 변화와 시간이 흘렀어도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게임 출시 전에 4개 회사는 '클린 모바일 보드게임' 캠페인을 진행하기 이른다. 오히려 이러한 캠페인으로 사회적 동의와 인식 개선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선택했지만, 정작 웹보드 게임 시절에 보여준 상품의 가치는 떨어졌다.

카카오 보드 게임 이전에 모바일 RPG가 보여준 사행성은 과거 웹보드 게임 이상을 증명하고도 남았다. 게임에서 통용되는 골드를 상점에서 팔아도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 과거 고포류 게임이 게임 머니를 아바타와 끼워팔던 시절과 확연히 달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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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렌즈 맞고 for Kakao 출시 이후 매출 현황(국내 구글 플레이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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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러브 맞고 for Kakao 출시 이후 매출 현황(국내 구글 플레이 스토어)

이러한 변화를 무시한 채 건전하게 등장한 맞고 게임 4종은 시작부터 밋밋했다. 파티게임즈를 제외하고, 3종의 게임이 같은 날 출시하는 악수를 뒀다. 게임의 규칙이나 인터페이스는 과거의 맞고 게임과 다를 바 없었기에 차별화를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오히려 카카오의 보드 게임 출시 소식에 NHN엔터테인먼트와 네오위즈게임즈는 한게임 신맞고와 피망 뉴맞고를 정비,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정도로 그들의 등장 이슈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미 서비스 중인 맞고 게임들과 비교하면 그들이 꺼낸 카드는 '영역 선점의 법칙'이다.

PC 온라인의 충성 고객을 스마트 폰 보급과 함께 내실을 다진 그들이다. 참고로 한게임 신맞고는 2011년 5월, 피망 뉴맞고는 2013년 6월에 출시한 게임이다. 최소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충성 고객을 전이, 모바일 맞고 시대를 준비했다.

적어도 NHN엔터테인먼트와 네오위즈게임즈는 웹보드 게임의 매출 감소를 지켜보며, 필사적인 생존 전략을 준비했다. 그러나 4종의 보드 게임은 카카오의 후광만 믿었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후발 주자의 선택은 두 가지다. 남들이 했던 것을 더욱 잘하거나 혹은 하지 않은 것을 시도하거나. 이러한 맥락에서 그들은 잘한 것도 시도한 것도 없었다는 것을 매출이 증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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