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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이커의 모바일 RPG 다크 소드(Dark Sword)가 출시한 지 40일 만에 글로벌 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키메이커의 이남원 대표와 인디씬의 스페셜 리스트 나누컴퍼니의 합작으로 만들어 낸 산물이다.

더욱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대기업과 유수 퍼블리셔, 플랫폼으로 기형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가운데 다크 소드의 약진은 눈부시다. 특히 자본에 의해 규모의 경제로 재편된 가운데 2016년에 출시된 1인 개발자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다크 소드는 1인 개발로 시작, 개발 기간과 비용이 대규모 모바일 RPG와 비할 바가 되지 못한다. 최근 등장하는 모바일 RPG의 프로모션 규모와 비교하면 시쳇말로 볼품이 없다. 그럼에도 다크 소드는 유의미한 성과를 냈고, 지금도 조용히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1인 개발자는 인디씬의 상징이었다. 누구나 한 번쯤 꿈꿨던 개발자의 이상이자 목표였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시장이 재편되며, 인디 게임은 조금씩 자리를 잃어갔다. 화려하고 미려한 그래픽 효과와 연예인을 동원한 스타 마케팅에 밀려 인디 게임은 관심을 두고 지켜보지 않는다면 찾을 수가 없었다.

더욱 결제 크랙이나 APK 언팩의 보안 이슈는 인디 게임을 잔인하게 괴롭혔다. 실제 다크 소드도 출시와 동시에 불법 다운로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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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풀뿌리가 황폐해질 무렵에 어느 순간부터 인디 게임에 관심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인디 게임을 살린다는 취지 하에 플랫폼 사업자들이 발벗고 나선 것도 이 무렵이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추천 게임과 네이버 앱스토어의 독립 개발자 세션을 통해 인디 게임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때도 다크 소드의 이름은 없었다. 오히려 키 메이커는 작년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에 참가, 그 존재를 대중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인디 게임답게 게임을 알리는 방식도 화려하지 않고, 조용하게 시작한 셈이다.

사실 다크 소드도 출시하기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게임은 아니었다. 그저 지인들 사이에서 혼자서 개발 중인 게임에 불과했다. 그리고 남들처럼 현실의 벽과 절박함을 체감하는 한 명의 가장이 생계 전선에 뛰어들어 '먹고 살기 위한' 노력한 것이 키메이커 이남원 대표의 민낯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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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과 연금 보험을 쏟아부었던 그의 열망이 통했던 지 다크 소드는 출시한 지 20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만이라는 금자탑을 달성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했던 대규모 게임의 물량 공세 속에서 다크 소드는 순수한 게임의 콘텐츠로 승부를 걸었다.

다양한 선택지가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콘텐츠로 승부하는 정공법(正攻法)을 통해 지금의 성과를 이뤄냈다. 플랫폼과 홍보 그리고 마케팅 지원이 따라오지 않더라도 콘텐츠의 힘으로 극복한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다크 소드가 살아남았다는 사실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출시되는 다양한 게임들이 제대로 빛을 내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것에 비하면 다크 소드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2016년 인디씬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보다 더 나은 곳에서 대한민국 인디 게임의 상징이 되어 성장할 다크 소드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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