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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것처럼 2017년 상반기도 다양한 장르의 신작이 쏟아졌다. 신작의 홍수 이면에는 일순간 사라지는 게임도 많았으며,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던 게임이 사라지는 것을 멍하니 지켜보면서 분노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한 의미에서 규모의 경제학으로 접근한 국내 모바일 게임업계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흔적조차 남지 않는 모바일 게임의 서비스 종료는 실패 노하우라 볼 수 있다.

그래서 2017년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비스를 종료한 모바일 게임을 정리했다. 관련 법규에 의해 서비스 종료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 국내 게임업계의 또 다른 민낯을 공개한다.

집계 기준은 iOS 버전 서비스 종료도 포함했으며, 국내 게임사의 해외 빌드 서비스 종료까지 포함했다. 또 서비스 종료 기사를 삭제 요청한 게임업체의 게임까지 포함했으며, 종료 공지조차 없이 사라진 게임은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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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게임은 28개로 19%

예년처럼 하루 평균 1개의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이 순간에도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종료를 준비하는 게임이 많아지는 추세다. 

2017년 6월 30일까지 서비스를 종료한 게임은 총 141개로 그중에서 카카오 게임은 28개(18%)를 차지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 29개, 2월 18개, 3월 30개, 4월 16개, 5월 23개, 6월 25개로 3월에 유명을 달리했다.

1월 9일 엔트리브소프트의 소환사가 되고 싶어 for Kakao를 시작으로 6월 30일에 서비스가 종료되는 게임드리머의 걸크러쉬 for Kakao까지 카카오 게임의 잔혹사는 이어졌다. 

또 아프리카TV 빌드로 4개의 게임이 종료했으며, 밴드게임은 톡티의 보잉버드 with Band가 서비스를 종료했다.

특이한 사항이 있다면 카카오 게임의 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현상이다. 불과 2년 사이에 출시하는 게임이 예년과 비해 감소하고 있으며, 카카오 게임의 열기가 식어버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종료할 게임이 없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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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서비스 종료는 넷마블게임즈&컴투스 8개

서비스 업체를 기준으로 넷마블게임즈와 컴투스가 8개의 게임을 종료했다. 뒤를 이어 넥슨 6개,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와 유큐소프트 5개, 게임빌 4개, 팡게임 4개, 조이시티 3개로 집계됐다.

매번 서비스 종료를 집계할 때마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항상 상위권을 유지하는 불명예 기업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과거 피처폰 시절의 게임을 이식해서 출시한 초창기 버전을 종료한다. 그러나 올해는 유독 게임빌이 야심차게 밀었던 신작이 서비스를 종료, 2017년 하반기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는 넷마블게임즈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 넷마블게임즈는 다함께 차차차 for Kakao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리니지2 레볼루션 성공 이면에는 그동안 넷마블게임즈가 출시했던 모바일 게임의 잔혹사가 기다린다.

서비스 종료가 사업 전략을 논할 때 선택과 집중을 위한 확실한 방법이지만, 유저에게는 먹튀 기업으로 찍히는 것처럼 이를 바라보는 온도차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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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단 시간 서비스는 환상동화 10일

2017년 상반기 최단기간 서비스 게임은 와이제이엠게임즈의 환상동화로 2016년 12월 27일에 출시한 이후 2017년 1월 5일(10일)에 종료했다.

이에 비해 유저들의 추억을 간직한 채 사라진 게임은 컴투스의 홈런배틀 3D로 2009년 6월 17일에 출시한 이후 약 7년 9개월(2,837일)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참고로 서머너즈 워의 정민영 PD의 작품으로 전 세계 1,000만 유저간 온라인 대전 3억 회 돌파, IMGA 최고의 게임성 부분 노미네이트, The Best of the Best App Award 수상 등에 빛나는 전 세계가 인정한 홈런 배틀 게임이다.

출시일을 기준으로 2009년 1개, 2012년 6개, 2013년 5개, 2014년 11개, 2015년 36개, 2016년 73개, 2017년 9개로 2016년에 출시된 게임의 서비스 종료 비중이 51%다.

이는 모바일 게임의 평균 수명이 1년이라는 증명하는 사례로 판단할 수 있다. 2015년이나 2016년 서비스 종료 게임도 이전 해에 출시된 게임의 비중이 50% 비율을 유지했다는 통계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출시일을 기준으로 1주일, 30일, 100일, 180일 등의 특정 시기마다 집계되는 지표를 토대로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다. 더 이상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다면 과감히 종료를 선택, 회사의 부정적인 이미지보다 금전적인 피해부터 막는 것이다.

2017년 하반기는 서비스 종료 게임이 이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모바일 게임 표준 약관을 신설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2013년에 제정된 온라인 게임 표준 약관이 실제 모바일 게임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 이전보다 꼼꼼하게 서비스 종료 고지 의무를 강화할 것으로 풀이된다.

Special thanks to

루리웹 사신 인트리 & 라이트트윈스, 사신의 후예들

정동진 기자(jdj@mo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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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에 출시된 넥슨의 로드러너원. 1983년에 등장한 명작 로드러너(Lode Runner)를 공식 리메이크, 스마트 폰에서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물이 업계 일각에서는 누군가에게 독으로 작용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주제는 로드러너가 아니다. 게임이 가진 상징성이나 게임 역사를 논할 때 제일 먼저 언급되는 명작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게임 외적인 상황을 파고들면 미묘하게 상황이 뒤틀린다.

여기서 말하는 게임 외적인 상황은 무료로 출시되었다는 점이다. 혹자는 명작을 공짜로 즐길 수 있는 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반문한다. 그렇다. 게임만 본다면 정말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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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료로 출시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기존 유료로 출시된 게임 개발팀의 처지는 사뭇 다르다. 로드러너와 넥슨, 게임과 게임을 출시한 회사의 이름만으로 여느 개발팀의 게임과 아예 출발이 다르다.

실제 개발팀의 인지도가 전무한 게임이 출시됐을 때 시장에서 느끼는 반응은 참혹하기 그지없다. 극단적인 예로 넓은 호수에 물 한 방울 떨어질 뿐 파장이나 파동이 전혀 없는 것과 비슷하다.

이에 비해 로드러너원은 다방면에서 노출이 되고 있으며, 어느 순간 '착한 게임'으로 둔갑하고 있다. 당연히 이를 지켜보는 몇몇 개발팀의 사기는 급속도로 저하되거나 분통이 터질 정도다. 로드러너원을 대기업의 골목상권 파괴라는 극단적인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상황도 종종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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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예상되는 쟁점은 '그럼 본인들도 정식 라이센스 게임을 출시하거나 열심히 개발해서 성공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라는 다시 한번 프레임이 바뀐다.

눈에 보이지 않은 기회비용을 산출한다면 인디씬에서 감당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더욱 카피캣을 벤치마킹과 검증된 상품이라고 포장하는 판국에 인디 게임 개발팀에 라이센스 게임을 출시하라는 것 자체가 현실과 동떨어진다.

물론 이를 지켜보는 불편한 시선만큼 과민반응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팽팽하게 맞선다. 단지 게임 하나를 출시했을 뿐인데 문제의 심각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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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제쳐두더라도 그만큼 로드러너원은 이전에 출시했던 넥슨의 실험작들의 행보와 미묘하게 다르다. 더욱 판권 보유자인 토자이게임즈는 로드 러너 클래식(Lode Runner Classic)은 유료로 판매 중이다. 비록 공식 리메이크라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로드러너원도 유료로 출시했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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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리뷰 제목으로 등장했던 '엇갈린 1%의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기억한다면 게임을 대상으로 한 칭찬 일색보다 소수 의견에 집중, 게임의 핵심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애초 기획은 업계의 현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정식으로 기사로 내보낼 수 없는 현실을 빗대 테스트를 진행했던 게임으로 접근했다.

즉 엇갈린 1%의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업계의 불편한 진실을 접근하고자 2년 가까이 취재를 진행했으며, 개발자 모임에 참석하면서 인터뷰와 기사로 나갈 수 없는 부스러기까지 수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말이 길었다. 누군가의 자화상이자 업계의 이면을 되짚어보는 시간이 올 것으로 생각하며, 그동안 취재하는 과정에서 동의하에 녹음했던 썰을 지금 풀어내고자 한다.

* 인터뷰에 언급된 회사와 게임은 철저하게 익명으로 표기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는 업계의 현실과 거울처럼 마주하고자 기획, 날 것 그대로의 썰을 글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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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13년 차 개발자입니다(부제 이그니션의 시작)

"정기자 나 어제부터 쫑났어, 폐업 신고도 했고, 이제 남은 건 개발하다 멈춘 프로토타입인데 시간 되면 소주 한 잔만 사주라!"

평소에 연락을 못 하고 있던 개발자에게 한 통의 문자가 왔다. 기자에게 취재차 출입했던 회사가 없어진다는 것은 명절때 고향에 내려갈 수 없는 현실과 비슷했다.

그를 만난 건 사당역 인근 후미진 커피숍이었다. 담배를 피우고 있었던 뒷모습만 보고, 어깨를 두들기면서 '대표님 무슨 일입니까?'라고 묻자 '그냥 답답해서 문자했어!'라는 한숨 섞인 대답이 돌아왔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대표는 어엿한 개발사의 대표가 아니라 게임회사에 다니면서 취미로 게임을 개발하던 평범한 개발자다. 폐업은 서비스 종료를 의미하며, 프로토타입은 프리덤과 환불 크리가 터진 게임을 지칭한 일종의 은어였다.

그는 게임업계에 입문할 때 흔히 말하는 전산과 출신으로 병특과 비트 컴퓨터를 저울질하던 일명 프로그래머였다. 지금까지 경력은 PC 온라인, 그것도 MMORPG 개발만 10년이 넘었음에도 정작 라이브를 경험하지 못한 개발자 중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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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국내 인디씬의 평범한 인디 게임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 그에게 받은 명함은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온라인 게임 개발팀의 일원이었다. 인터뷰를 진행할 때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만났고, 정작 인터뷰했던 약속도 점심시간 이후에 반차를 내고 온 직장인의 모습이었다.

"지금까지 개발 짬밥이 10년이 넘었는데 내 이름으로 게임 개발, 입봉한 적이 없었던 것이 한이 맺혀서 게임 한 번 마켓에 올렸습니다."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자기 이름으로 게임 한 번 올려보겠다는 일념 하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의 트라우마를 조금씩 알게 되면서 한편으로 씁쓸했다.

"경력과 실력은 꼭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요즘들어 많이 느끼네요."

이 말을 들었을 때 그는 남부럽지 않은 회사의 인하우스 스튜디오였음에도 도대체 한이 무엇인가 궁금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요즘 들어오는 뉴비는 각종 교재와 인강으로 유니티는 독학하고 들어오더라고...근데 나는 PM으로 그들을 통제하고, 업무를 지시해야 하는데 정작 실무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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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옥상에서 담배를 피울 때 '앞에서는 멘토, 뒤에서는 꼰대'라는 말을 듣는 순간 참담했다고 한숨을 쉬었던 그의 바람은 단 하나 책보면서 예제를 응용해서 게임을 올려보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설명했다.

PC 온라인 게임 전성 시대에서 스마트 폰이라는 플랫폼이 생겼을 때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아니 세상에 게임은 해상도가 좋은 모니터나 사양이 좋은 PC에서 게임을 돌려야지, 이 조그만 폰에서 돌려서 뭐하게...

이러한 그의 알량한 자존심은 회사 차원에서 진행된 체질 개선 작업에서 졸지에 주홍글씨가 찍히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사내 게시판에 '실력자라면 경력이 아니라 능력을 증명해야지, 스마트 폰 게임을 무시하는 사람이 수장으로 있으면 회사 참 잘 돌아가겠네요. 이 회사 참 사람 볼 줄 모르네'라는 글에 동조하는 직원들이 많았다는 사실에 놀랐다.

나름대로 게임업계에 입문해서 통밥으로 버텨온 자존심이 일순간 무너졌다. 뉴비들이 보기에 꼰대라는 것이 게임 개발만 할 줄 알았지, 정작 라이브 경험이 없는 속칭 이빨만 터는 개발자로 전락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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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서점에 달려가서 언리얼, 유니티, 코코스, 아나키 엔진 관련 책을 사서 예제라도 외워야겠다는 생각만 있었다. 클리앙, 안드로이드펍, PHP 스쿨, 인디터, 스마게, 인디라 등에 올라온 글이라도 꼼꼼히 읽어보면서 개발하면서 시행착오를 줄이는 최선이라 생각했다.

그 당시 그는 본격적인 생존 게임을 시작했고, 자신도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도 하지 않으면 구조 조정 0순위로 찍힐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었다. 

"개발자로서 자존심은 개뿔. 3개월 안에 나도 개발자로 입봉한다!"

그러나 그의 첫수는 입봉을 가장한 카피캣이었으니....

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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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과 달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RPG로 재편되면서 부작용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쏠림 현상 탓에 다양성이 사라지며, 신선함보다 특정 장르에 편중된 기형적인 모습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PC 온라인 게임 전성시대에서 MMORPG가 지배했던 것처럼 RPG 외에 다른 장르는 명맥만 유지, 양산형 게임을 부추기에 이르렀다. 예전부터 이어진 잔혹사는 모바일 FPS다.

FPS와 레이싱은 유독 스마트 폰에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장르로 꼽힌다. 원작의 매력과 감성을 자극하여 등장하는 XX 모바일이나 스마트 폰이라는 기기 특성을 살린 FPS가 등장하고 있지만, 정작 매출 순위나 게임의 재미조차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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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갯소리로 갤럭시 S7 기종은 과거 PC 온라인 FPS의 권장 사양과 맞먹는 하드웨어 성능이다. 분명 예전보다 사양이 좋아졌고, 유행이 변했다고 하더라도 이들은 철저하게 실패했다.

서든어택M 듀얼리그 for Kakao, 샌드스톰, 오픈파이어, 필드오브파이어, 히든포스, 팬덤 스트라이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흥행 실패라는 공통 분모가 존재하고, 정통과 감성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통과 감성을 강조할 때 무시할 수 없는 고정관념이 존재한다. 다른 플랫폼에서 FPS를 플레이한다는 사실은 조작의 한계 돌파가 아닌 최적화 된 조작 시스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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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모바일 FPS가 등장할 때마다 항상 등장하는 의문은 조작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초점이 맞춰진다. 키보드와 마우스에 이어 보이스 채팅과 사운드 플레이 등 게임 외적인 조작 환경을 오로지 터치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기존의 익숙한 시스템 환경을 스마트 폰이라는 또 다른 플랫폼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는 모든 게임에 해당하며, 지금까지 등장했던 FPS의 진입 장벽 중 하나였다.

그래서 일부 게임은 모바일 RPG의 편의성을 흡수하여 자동 조준과 사격으로 극복하지만, 이조차 FPS 본연의 재미보다 슈팅의 쾌감만을 강조한 반쪽짜리 게임으로 전락한다. 자칫 잘못하면 슈팅과 성장만을 강조한 슈팅 RPG라는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이질적인 퓨전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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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퓨전은 오리지널보다 모든 면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고, 초기에 강조했던 모바일 FPS의 모습이나 감성은 쥐도 새로 모르게 사라지는 셈이다.

문제는 조작의 한계를 극복한 다음부터다. 게임의 시스템이나 콘텐츠로 승부하는 것이 정공법이지만, 이조차 쉽고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예전부터 FPS의 주인공은 유저가 아니라 게임에 등장하는 각종 총기였다.

혹자는 SMG와 라이플, 스나이퍼로 구분된 스타일의 구분과 병과에 따른 플레이, 모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오더 등이 일반적인 FPS의 플레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균형이 제대로 잡힌 맵 하나만 있다면 나머지는 유저들의 스타일과 유행에 따라 '한 우물만 판다' 스타일의 게임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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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등장했던 모바일 FPS는 기본적인 시스템과 고증, 편의성은 원작에 밀리지 않을 정도의 모든 것을 구현했다. 문제는 구현만 했을 뿐이지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의 부재에 있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PC 온라인 FPS가 쏘는 재미와 팀 플레이의 재미에 근간을 뒀다면 스마트 폰에 구현된 FPS는 오로지 슈팅에 주목했다. 각종 제약으로 제대로 된 FPS를 표현할 수 없었다는 개발팀의 변명도 면죄부가 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나마 생존을 이어간 모바일 FPS는 RPG처럼 콘텐츠를 재정비, 검과 방패 대신 총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역점을 두게 된다. 물론 일부는 성장이 아닌 실력 향상에 따른 재미를 느끼며, 해당 게임에서 충성도가 높은 집단으로 자리매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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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부 게임만 해당할 뿐 나머지 게임은 제대로 흔적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다. 이러한 와중에 살아남은 게임들은 '무늬만 FPS는 가라. 이것이 진정한 정통 모바일 FPS다!'라고 자평하며, 안간힘을 쏟는 실정이다.

정통과 감성이 해법은 아닐 텐데 모바일 FPS의 잔혹사는 언제 끝을 맺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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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카드 RPG가 호령하던 시절이 있었다. 바하무트와 밀리언 아서로 촉발된 카드 RPG 붐은 모바일 RPG에 자리를 내어주기 전에 봇물이 터진 것처럼 우후죽순 등장했다. 그러나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지며, 일부 카드 RPG가 명맥을 유지하거나 자취를 감췄다.

이후 글로벌 진출이라는 명목으로 해외 진출에 나섰지만, 정작 성적이 신통치 않아서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금은 사라진 데빌메이커 도쿄 for Kakao, 그라나사 이터널, 소환사가 되고 싶어 for Kakao가 대표적인 예다. 그나마 생존해서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는 게임은 큐라레 마법도서관과 사커 스피리츠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일본에 진출할 때마다 '일본 유저들의 성향과 최신 트렌드를 적극 반영'이라는 문구를 인용했다. 현지 파트너와 계약을 체결하고, 호화 성우진을 기용하는 기본적인 것부터 진행했다.

그러나 일본에서 보여준 결과는 국내의 상승 곡선과 달리 하강 곡선을 그렸다. 혹자는 일본에서 카드 RPG도 주춤한다는 의견과 함께 게임 자체가 가진 콘텐츠의 힘이 약했던 것이라 말한다. 그만큼 실패의 원인을 콕 집어서 단정 지을 수 없는 탓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찾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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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이 지났다?

카드 RPG를 논할 때 일본을 본고장이라 불렀다. 표준화가 진행된 것처럼 규격화된 디자인과 일러스트, 성우진까지 활용할 수 있는 곳에서 카드 RPG의 유행은 당연했다. 이전부터 다져진 팬덤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었고, 다크 판타지나 미디어믹스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기반의 카드 RPG가 쏟아졌다.

밀려드는 수요 탓에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카드 RPG는 한계가 있었고, 일본에서 유수 퍼블리셔가 배포한 카드 RPG가 자석처럼 모든 매출을 흡수해 나갔다. 그러나 변수는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에서 발생했다.

스마트 폰 사양의 좋아지면서 이전과 달리 카드 RPG보다 앞선 모바일 RPG이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CCG를 카드 RPG로 통칭하던 것을 떠올린다면 일러스트로 감상할 수 있는 것과 달리 RPG는 필드와 던전에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연히 카드 RPG는 일순간 사라지지 않았지만, 서서히 모바일 RPG에 자리를 뺏기기 시작한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일본과 국내에 그치지 않고, RPG가 대세로 떠오르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 결과 일본에서 카드 RPG는 유행이 지난 상품으로 전락했고, 빈자리를 모바일 RPG가 잠식하기 시작했다. 일부 카드 RPG가 플랫폼을 바꿔 서비스를 이어갔지만, 미온적인 반응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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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로 승부할 수 있었나?

수집과 도감에 집중한 기간 배수 카드의 등장은 지금도 통하는 부스팅 기법이다. 특정 기간에 얻을 수 있는 카드의 성능은 매출의 상승 곡선을 그리는데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했다. 바로 밸런스 붕괴다.

속칭 카드 RPG의 밸런스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는 말이라 부른다. 밸런스보다 기존 카드보다 강하고 확실한 욕구만 자극한다면 목표 매출을 달성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단 게임 내의 밸런스는 무너졌고, 이를 수습하는 것보다 그저 새로운 카드를 업데이트하는 것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했다.

이러한 방식을 논할 때 콜라보레이션은 플레이 동기가 아닌 구매 동기를 자극하는 데 한 몫 거들었다. 그 결과 밸런스 붕괴와 유저 이탈로 이어져 서비스 종료의 원인으로 떠오른다.

일본에 진출한 국내 카드 RPG도 현지화를 명목으로 현지 파트너를 선정하고, 이들의 힘에 의존한 구조는 아니었다. 적어도 콘텐츠가 가진 매력이 충분했음에도 단지 매력을 강조하는 일에 그쳤을 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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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카드 RPG의 기본적인 콘텐츠는 현지에서 서비스 중인 콘텐츠와 다를 바 없었고, 일부 시스템만으로 성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더욱 신선함과 익숙함의 경계에서 국내 카드 RPG는 현지에서 확실한 매력을 내세우지 못한 채 서비스 종료를 맞이했다. 그래서 말처럼 간단한 현지화 콘텐츠와 시스템이 아닌 처음부터 일본의 게임처럼 보이지 못했던 것이 원인이 아닐까 싶다. 그나마 이후에 진출한 국내 카드 RPG의 오답 노트가 되어 자양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결국 게임 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그들에게 실패는 자명한 사실이 됐다. 그저 철이 지난 유행과 콘텐츠의 힘이 약해서 실패했다는 추정으로 위안 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누군가는 현지 파트너나 퍼블리셔의 의지가 부족했던 것도 실패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유를 막론하고 흥행에 실패한 상품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원래 패자는 말이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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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텐시아 사가(オルタンシア・サーガ -蒼の騎士団-)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게임은 체인 크로니클로 증명된 체인 시나리오 RPG의 DNA가 반영,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700만을 돌파할 정도로 출시 전보다 대기만성형 RPG로 거듭났다.

국내 출시가 임박한 지금 오르텐시아 사가의 히스토리를 알아보고자 출시 이전부터 지금까지 주요 이슈를 정리했다. 해당 이슈는 국내 버전의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현지화 작업과 별도로 게임의 방향성을 알아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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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텐시아 사가 - 와이디온라인 제공
혼돈의 시대를 맞이한 오르텐시아 왕국에서 펼쳐지는 기사들의 스토리를 다룬 중세 판타지 RPG로, 세가 자체 IP를 활용한 방대한 양의 시나리오와 세계관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전개 방식이 게임의 몰입도를 높이며 특히 국내의 기존 모바일 RPG와는 차별화된 한 편의 중세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고퀄리티의 일러스트와 탄탄한 스토리 라인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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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텐시아 사가라는 이름은 '세가 네트웍스 미디어 컨퍼런스 2014 Autumn'에서 공개됐다. 개발사는 f4samurai로 보더 브레이크 모바일, 걸스 배틀에 이어 '오르텐시아 사가'가 세가의 스마트 폰 게임 개발 프로젝트 3번째 프로젝트로 낙점됐다.

2월 19일 오르텐시아 사가의 공식 홈페이지가 개설되고, 세상을 첫선을 보일 사전 등록을 시작했다. 2015년 4월 22일 정식 출시 당시 사전 등록은 24만 명으로 세가의 명성에 비해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축에 드는 수준이었다. 

이전에 출시한 체인 크로니클의 비중이 막중했고, 스마트 폰을 시작으로 PS VITA와 글로벌 진출까지 감행하던터라 오르텐시아 사가의 출발은 상대적으로 조촐했다. 시점을 바꾼 체인 크로니클의 또 다른 버전이라 생각할 정도로 오르텐시아 사가의 시작은 미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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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체인 크로니클로 검증된 체인 시나리오의 강점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오르텐시아 사가의 저력은 시나리오 업데이트에 있었다. 본편이 아닌 외전부터 선행 공개, 캐릭터를 추가하는 식으로 콘텐츠의 확장을 노렸다.

실제로 이 게임의 메인 스트림은 주인공급 캐릭터가 이끌어가는 본편이며, 평행 세계 개념으로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이야기를 외전으로 풀었다. 그러나 외전은 7장까지만 진행하고, 본격적인 업데이트인 본편 8장부터 오르텐시아 사가의 세계관을 서서히 구축하기 시작한다.

이때 진행한 미디어믹스는 니코니코에서 진행한 오르텐시아 국영 방송으로 업데이트를 설명하고, 게임 내에서는 10연차를 통한 부스팅을 병행한다. 그래서 새로운 시나리오가 등장할 때마다 매출 순위가 수직으로 상승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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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16년은 본편 2부 0장부터 11장(최종)을 모두 추가했다. 한 달에 한 번씩 정기 업데이트를 강행, 시나리오와 함께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했다. 여기에 다음 정기 업데이트까지 SSR 등급 캐릭터를 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매번 진행했다.

이러한 패턴은 일종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으로 시나리오를 추가하고, 다음 시나리오까지 기사단 토너먼트를 진행하면서 콘텐츠의 소비 속도를 조절하기 위함이었다. 특히 출시한 이후 오르텐시아 사가에 최초로 등장한 UR 등급 마리엘을 받을 수 있는 '왕국 기사단 통일전' 이벤트는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시나리오를 추가할 때 정기적으로 4명의 캐릭터가 함께 등장하고, 기사단 이벤트의 한정 캐릭터 획득 이벤트까지 더해지면서 오르텐시아 사가의 세계관은 하나둘씩 채워진다. 만약 캐릭터만 추가했다면 양산형 뽑기 RPG로 혹평을 받았겠지만, 이를 중화시킨 것은 캐릭터의 사연과 배경이 녹아든 스토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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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의 도감만 채우는 것이 아닌 스토리까지 채워 풍성하게 만들어 숨겨진 이야기를 알게 하는 것, 오르텐시아 사가의 확실한 경쟁력으로 통했다. 

이 게임의 서비스 연차를 고려할 때 콜라보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지금까지 아르슬란 전기, Fate / staynight Unlimited Blade Works, 7개의 대죄, 디모, 체인 크로니클(TV 애니메이션) 등이 전부다.

오히려 콜라보가 아닌 시나리오 업데이트라는 정공법을 선택한 그들이 정점을 찍은 것이 최근에 진행한 본편 3부 '미래의 날개'다. 시나리오를 정식으로 추가하기 전에 진행한 사전 예약 이벤트에 100만 명(출처 : 세가 공식 발표 자료)이 참여할 정도로 여느 때보다 관심이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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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지난 '국내 진출 앞둔 오르텐시아 사가, 일본 성적은?' 기사에서 밝힌 것처럼 업데이트 간격과 일본 빌드와 다른 출발점이다. 

일본 빌드는 2017년 2월부터 본편 3부의 시작을 알렸지만, 국내 빌드는 외전과 본편 중에서 어떤 것부터 진행하느냐에 게임의 향방이 달라진다. 적어도 일본 빌드와 1년의 시간 차이가 존재하지만, 콘텐츠의 소비 패턴이 다르다면 앞당겨지거나 늦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지 언어의 장벽으로 3부의 시나리오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자칫 잘못하면 게임을 대하는 기대 심리가 낮아질 수 있다. 한정 이벤트를 진행할 때 영입할 수 있는 캐릭터의 정보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이는 본편이 추가될 때 등장한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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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텐시아 사가를 일본 드라마로 비유한다면 성공을 위한 선택지는 리메이크와 단순 더빙으로 좁아진다. 전자는 그들 특유의 정서를 담아서 새로운 그릇에 담아야 하며, 후자는 단지 업데이트 간격과 순서 그리고 성우의 조합을 바꾸면 그만이다.

과거 아이덴티티 모바일이 서비스했던 체인 크로니클의 국내 서비스 종료를 복기할 필요가 있다.




넷마블넥서스의 세븐나이츠가 일본에서 セブンナイツ(Seven Knights)라는 이름으로 일본 모바일 게임처럼 녹아들어 간 흔적을 모았다. 세븐나이츠라는 이름을 알리려고 노력했던 또 다른 현지화의 흔적을 정리했다. 게임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어떤 게임처럼 보였을지 상상하며, 2015년 11월 호화 성우진 발표부터 2017년 1월 25일 블레이블루 콜라보까지 자료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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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븐나이츠의 일본 진출을 공식 발표하고, CBT에 참여할 테스터 모집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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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 등록 10만 명을 돌파한 기념으로 카린의 특별 의상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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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 등록 20만 명을 돌파하고 배포한 공식 일러스트, 루디가 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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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식 출시 10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고, 블레이블루 콜라보 계획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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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영지 추가와 함께 등장한 일본 세나의 첫 사황 에이스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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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스에 이어 등장한 또 다른 사황 손오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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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5월 14일, 일본 서비스 100일을 기념한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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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적 다운로드 450만 돌파와 함께 등장한 사황 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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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적 다운로드 600만 다운로드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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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 사황 태오의 기세에 힘입어 누적 다운로드 700만을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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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모바일 게임 최초로 일본에서 누적 다운로드 1,000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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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첫 구 사황 카르마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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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레이블루 콜라보 1차, 츠바키 야오이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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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레이블루 콜라보 2차, 라그나 더 블러드엣지&노엘 버밀리온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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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ILTY GEAR Xrd -REVELATOR- 콜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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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리치 콜라보 한일 양국 동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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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콤과 의상 콜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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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빌 메이 크라이4 스페셜 에디션 콜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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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곱 개의 대죄 콜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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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레이블루 콜라보 3차, 쿠쥬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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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5일은 세븐나이츠 for Kakao가 'セブンナイツ(Seven Knights)'라는 이름으로 일본에 출시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이전에 진출했던 다른 모바일 게임처럼 무의미한 서비스 기간 1년과 달리 세븐나이츠는 1년이라는 시간을 알차게 채웠다. 한때 국내에서 유행한 글로벌 원빌드와 라인(LINE)을 탑재하지 않고, '같은 게임 다른 스타일'로 로컬 빌드로 공략하여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었다.

더욱 넷마블게임즈가 국내에서 for Kakao라는 타이틀을 달고 국민 게임의 칭호까지 받았던 게임들은 일본에서 철저하게 실패했다. 다함께 차차차나 몬스터 길들이기는 빛을 보지 못한 채 사라졌으며, 레이븐도 일본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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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세븐나이츠는 2016년 11월 24일에 누적 다운로드 1,000만을 돌파한 게임이다. 이는 2016년 2월 5일에 출시한 이후 약 10개월 294일 만에 천만 다운로드의 금자탑을 쌓았다. 특히 매달 100만 다운로드를 조금씩 쌓아서 올린 것으로 급격하게 만들어 낸 수치가 아니다.

일정 수준에 도달할 때마다 콘텐츠 추가와 콜라보를 진행했으며,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했다. NHN 코미코와 함께 웹툰 공모전, 라인(LINE) 라이브, TV CM을 진행하면서 니코니코 생방송과 SNS를 활용했다.

이는 어디까지나 게임에 대한 관심과 순수한 홍보의 목적이 강했다. 국내는 넷마블게임즈의 효자 게임이자 이름이 익히 알려진 네임드 게임이었지만, 일본은 아니었다. 그저 넷마블게임즈에서 출시한 모바일 RPG라는 것에 불과했고, 간판으로 내세울 명분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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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차차차 for Kakao와 몬스터 길들이기 for Kakao의 참패가 세븐나이츠의 일본 진출 전략을 세우는 데 일조를 했다. 국민 모바일 게임이라는 수식어를 살려 일본의 국민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과 함께 LINE GO! GO! GO!와 LINE Touch Monsters로 출시했지만, 확실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채 일본 서비스를 종료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븐나이츠의 일본 출시는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지스타 2015 기간에 일본 진출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이후에 바로 사전 등록을 진행하지 않고, 현지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지름길보다 천천히 가는 것을 선택한 세븐나이츠는 테스트 진행과 함께 니코니코 방송을 최대한 활용한다. 적진에서 적들처럼 움직이는 일종의 전략을 앞세워 대한민국의 모바일 게임이라는 색깔을 지우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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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출시 전까지 모집한 사전 등록은 20만 명을 돌파한 것이 전부다. 스퀘어에닉스나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의 신작들보다 상대적으로 관심은 적었지만, 이전에 '세븐나이츠, 일본 진출 100일의 기록'에서 혁명군으로 언급했던 것처럼 최소한의 병력으로 일본 출정을 시작한 셈이다.

어차피 일본 세븐나이츠는 글로벌과 카카오 버전과 다른 게임이었던 탓에 콘텐츠 업데이트도 남달랐다. 국내 버전에서 OP로 군림하는 구 사황과 사황보다 일반 6성 캐릭터부터 추가했으며, 국내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콜라보를 진행한다.

출시한 지 2주도 되지 않아 블레이블루를 시작으로 GUILTY GEAR Xrd -REVELATOR-, 블리치, 영웅전설, 데빌메이 크라이 4 스페셜 에디션, 일곱 개의 대죄 등 다양한 코드를 가진 작품들과 콜라보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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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시 이후 매출 현황(일본 애플 앱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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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시 이후 매출 현황(일본 구글 플레이 스토어)

한일 양국에서 동시에 진행한 것도 있지만, 일본 한정으로 진행한 콜라보가 많을 정도로 일본 모바일 게임으로 보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업데이트보다 콜라보 이벤트부터 진행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더욱 국내 서비스 초기부터 지적을 받은 유사성 논란에서도 비껴갈 수 있었다. 

이후에 본격적인 콘텐츠 업데이트가 진행된다. 출시 한 달 만에 사황 에이스가 일본 세븐나이츠의 구원투수로 등판한다. 차례로 손오공과 여포, 린이 등장했으며, 구 사황 태오와 카르마도 한 몫 거든다.

그 결과 일본에 진출한 국내 모바일 게임 중에서 누적 다운로드 1,100만 돌파와 일본 구글 플레이 스토어 베스트 게임 선정, 일본 양대 오픈 마켓 TOP 10에 진입하면서 성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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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가 아니라면 템 수준좀 맞춰봐요 ㅋㅋㅋ 이제 출시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핵과금러가 등장했다고 우기긴 ㅋㅋ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이 출시했을 때 공식 카페와 관련 커뮤니티에서 항상 회자되는 단어가 바로 알바다.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재미있게 플레이하려고 결제하는 것은 정상적이지만, 때로는 상식을 뛰어넘어 에디트 수준의 캐릭터와 아이템을 보고 있으면 유저들은 게임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사례는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로 알바, 일명 페이스 메이커가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한다. 사실 페이스 메이커의 의미는 순수하나 정작 게임업계는 순수와 거리가 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알바나 바람잡이로 유저들 사이로 스며들어 결제를 부추기는 암적인 존재들이다.

이에 대해 여느 개발사나 퍼블리셔도 그 존재는 인정하지도 않고, 활동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는다. 단 이는 공식적인 루트로 확인했을 때만 유효하며, 비공식 루트로 확인하면 페이스 메이커의 존재를 인정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개발사 관계자는 "필요악이지만, 어쩔 수 없어요. 웹게임은 이런 방법이 잘 통해요, 유저들도 알바인 거 알면서도 조금씩 결제하니까..."라며 말끝을 흐린다.

과연 유저들이 알면서도 결제를 할 것인지는 개발사의 자의적인 판단이고, 정작 유저들이 체감하는 부분은 다르다. 페이스 메이커의 주요 활동 무대는 결제 욕구가 샘솟는 결투장이다. 흔히 말하는 랭커로 군림하기 위한 꿈의 세팅이 필요하고, 이는 순전히 결제 금액에 비례해서 한순간에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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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상식을 뛰어넘는 계정 에디트 수준의 덱이 상위 랭커들에게 발각된다는 사실이다. 산술적으로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스태미너와 효율적인 레벨업을 위한 최적의 사냥터, 상점에서 충전할 수 있는 스태미너 상품 구입 횟수를 고려할 때 이를 뛰어넘는다.

실제로 유저들은 합리적인 의심에 의해 개발사에 정확한 설명을 요구하더라도 정작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침묵한다. 단순한 설명보다 유저들의 원성이 환불 운동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 그때야 '문제를 확인 중입니다"라는 짤막한 공지가 전부다.

이후 진행되는 일련의 절차도 판박이처럼 같다. 문제를 제기한 이후에 확인 중이라는 공식 답변만 되풀이하고, 관련 소식이 퍼지기 시작하거나 기사로 등장하면 확인 결과를 짤막하게 알려준다.

그때 항상 등장하는 문구는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을 통한 게임 접근 및 플레이로 부당 이득을 취한 유저로 확인되었습니다."라는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공지가 등장한다. 이후 공식 카페에서 정확한 해명을 요청하면 게시물 삭제가 빈번해지고, 카페에서 제재를 당한 유저들의 인증도 올라오기 시작한다.

이는 시쳇말로 '이왕 걸린 거 잠잠해질 때까지 이벤트나 열자!'는 심보로 화제의 중심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으로 치졸하다 못해 추악한 행태를 벌이는 운영 마인드가 가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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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것처럼 취재를 위한 공식적인 경로는 존재와 활동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는다. 오프나 비공식이라는 단어를 먼저 꺼내면 이제서야 이들의 존재를 확인해주는 게임사가 많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물론 선량하게 운영하는 개발사가 많다. 단지 일부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만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러나 애초에 기능과 목적을 상실한 페이스 메이커는 피스 메이커가 아닌 트러블 메이커에 불과하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면밀한 조사를 통해 이를 악용한 유저들은 계정 블럭과 법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정확한 설명을 위해 시간이 소요되어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을 깊이 사과드리며,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공지가 등장한다면 정말 의심을 한 번 해야 하지 않을까.

유저와 개발사 사이에 불신만을 초래하는 페이스 메이커는 없다는 주장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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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개발자로 대변되는 인디 개발자와 그들이 모여있는 인디씬. 그들에게 2016년은 여느 해보다 빛이 났던 한해였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화려함 이면에 감춰진 불행의 씨앗도 서서히 싹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는 인디 게임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 것이 케케묵은 담론에 불과하다. 굳이 설명한다면 개인마다 생각의 다름이 존재하고, 관점에 따라 인디를 수학 공식처럼 만들 수도 없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업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 메이저와 인디씬으로 구분한다. 규모의 경제를 언급할 때는 메이저, 다양성과 실험을 논할 때는 인디씬이 좋은 양념이자 사례로 등장한다.

국내 인디씬도 이전과 달리 개발자 네트워크가 탄탄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부작용도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실전이라는 단어가 누군가는 실험으로 누군가는 실습으로 받아들여 양산형 게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양산형의 좋은 의미는 스타일이다. 메이저처럼 특정 장르나 스타일이 유행하면 인디씬도 이와 비슷한 게임이 우후죽순 등장한다. 특히 시대 분위기와 맞물려 트래픽에 편승하여 수준 이하의 게임을 출시하는 것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상성에 따른 속성 관계, 강화와 진화, 승급과 초월, 결투장과 레이드, 실시간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의 확장, 1인 액션과 팀플레이,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으로 점철된 반복적인 플레이 등은 지금도 끊임없이 등장하는 모바일 액션 RPG의 단면이다.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키우기와 클리커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같은 범주에서 본다면 소재만 다를 뿐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은 비슷하다. 단적으로 소재가 다른 게임이라는 것을 제외한다면 플레이의 패턴이 일정해진다. 이는 인디에서 신선함과 독창성이라는 가장 큰 경쟁력을 포기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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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던가. 지나치면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인디게임의 평가와 잣대가 이전보다 역풍을 불러온다. 일종의 피로도처럼 쌓인다면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이 많은 인디게임은 위기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혹자는 반문한다. 시간, 인력, 자금이라는 환경의 제약으로 개발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한계가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그 말도 일리가 있다. 다만 인디게임도 게임이며, 게임은 곧 기획 상품이다.

누구도 게임을 예술 작품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굳이 비교한다면 6시그마에 의해 공장에서 찍어내는 양산형에 맞서는 가내수공업의 수제 제품으로 독특함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게임업계의 양극화, 국내 인디씬은 이러한 프레임에 갇히지 않았으면 한다. 

국내 인디씬에 위기가 찾아온다면 게임 출시가 줄어드는 시점이 아니라 선입견이 생기는 시기다. 

"요즘 등장하는 인디게임도 예전이나 다를 게 없네", "인디게임이라 해놓고 정작 게임은 양산형이네", "이거 카피 아냐? 어떤게 새로움?" 등의 반응이 하나둘씩 생긴다면 상황은 바로 역전된다.

2017년은 메이저만 겨누었던 불편한 솔직함을 인디씬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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