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M의 대만과 일본 출시를 앞두고, 엔씨소프트의 PC용 크로스플레이 플랫폼 퍼플(PURPLE)을 통한 PC 버전 출시와 관련해 게임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미 국내 게임업계는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V4와 리니지2M으로 PC와 스마트 폰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크로스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앞서 넥슨코리아는 V4의 일본 진출을 준비하면서 '같은 게임 다른 스타일'과 다른 '같은 게임 다른 플랫폼'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기도 했다.
5일 엔씨소프트 재팬에 따르면 리니지2M의 티저 사이트와 트위터를 공개하면서 지원플랫폼에 퍼플을 표기했다. 지난해 리니지M의 일본 출시를 앞두고 사전 등록을 진행할 때 없었던 '퍼플'의 존재가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다른 점이다.
최근 한 달 사이에 한국과 일본에서 리니지M 최고 레벨 달성 이벤트가 연달아 진행, 양국의 자존심이 걸린 레벨업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리니지M은 만레벨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무한' 레벨 시스템을 채택했다. 그래서 '리니지M'에서 최고 레벨은 누군가에게 영광이자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는 업적으로 통한다.
4일 엔씨소프트 재팬에 따르면 지난 1일 데포르쥬 01서버 유저가 일본 최초로 88레벨을 달성, 10일까지 버프 NPC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국내는 지난 4월에 90레벨을 달성한 유저가 등장했지만, 일본은 이제서야 88레벨이 등장한 것. 그러나 국내와 일본 서비스 시기를 고려한다면 일본도 국내 못지않게 레벨업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리니지M 기란마을에 등장한 '88레벨 기념 버프 NPC' / 자료=엔씨소프트 재팬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지난해 7월 89레벨 달성 축하 이벤트에 이어 90레벨 이벤트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리니지M의 국내 빌드는 2017년 6월 21일, 일본 빌드(현지 서비스 이름, リネージュM)는 2019년 5월 29일에 출시해 약 2년 정도의 차이가 있다. 다만 일본 빌드는 국내에 비해 일부 콘텐츠와 레벨 디자인이 달라 상대적으로 레벨업이 쉽지만, 어디까지 상대적인 수준이다.
이를 두고 관련 커뮤니티에서 국내는 '하자' 서버, 일본은 '놀자' 내지 '반놀자' 서버처럼 부르기도 한다.
지난해 2월 리니지M 세 번째 에피소드 '이클립스'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당시 이성구 리니지 유닛장은 "89레벨에서 90레벨 달성까지 4년이 걸리는 것을 약 4분의 1수준인 9개월로 단축한다"라고 언급할 정도로 리니지M의 무한레벨은 시간 투자와 더불어 레벨업 유료 아이템이 필수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89레벨에 이어 90레벨 달성 이벤트도 진행했다"라며 "공지만 하지 않았을 뿐 인게임 이벤트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위의 수치는 2019년 BIG 3로 불렸던 리니지2M, V4, 달빛조각사의 계정 블럭 수다. 예년과 달리 스마트 폰 게임을 PC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앱플레이어'의 빈자리를 PC 버전이 채우면서 계정 블럭의 수치도 급속도로 증가했다.
23일 엔씨소프트, 넥슨 등에 따르면 출시 직후부터 불법 프로그램과 작업장 계정을 대상으로 1~3차 경고를 생략하고 바로 계정을 제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리니지2M은 리니지M과 약 70만 개 차이에 불과하지만, 서비스 기간 대비 리니지2M의 제재가 많았다.
모바일 게임의 PC 버전 출시와 멀티 계정 허용의 영향 과거 PC 온라인 게임은 주민등록번호를 기준으로 회원을 가입해 계정 차단 수가 미미했다. 핵과 매크로, 작업장 등 속칭 크리 3종 세트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었다.
특히 게임 머니를 현금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장 캐릭터는 게임에서 일렬로 모여 다녀, '기차 놀이' 제거 전문 길드나 혈맹이 주류를 이루었다.
시간이 흘러 블루스택이나 녹스 등의 앱플레이어 사용 유저가 증가했지만, 대부분 게임업체는 애플이나 구글의 환불 프로세스를 악용한 계정을 차단하거나 일부 핵 유저만 차단했다.
그러나 V4와 리니지2M처럼 메이저 업체의 게임이 전용 PC 버전까지 출시되며, 24시간 라이브 체제로 운영되는 PC 온라인 게임의 운영과 동일해졌다.
특히 예년과 달리 페이스북, 구글의 지메일, 플랫폼 자체 회원 가입 등 멀티 계정이 허용되면서 회원 가입이 쉬워져 계정 차단의 수 또한 함께 증가하고 있다.
더욱 스마트 폰에서 구동하지 못했던 각종 매크로와 핵을 PC 버전에서 사용하고, PC 온라인에서 플랫폼만 바꾼 MMORPG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PC 온라인 MMORPG로 회귀해 운영 시스템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종결이 아닌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와 작업장과 전쟁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639만2806개 차단한 리니지2M, 부산과 경남 합친 인구수와 비슷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시작한 '운영정책 위반 계정들에 대한 게임 이용제한 안내'는 총 37회 ▲불법 프로그램과 작업장 31회 ▲ 불법 프로그램 3회 ▲ 작업장 3회 등 누적 제재 계정은 639만2806개였다(2020년 3월 23일 기준).
2020년 1월 30일 2,944개로 가장 적었고, 지난 21일 45만7566개로 역대급 계정 블럭을 단행했다. 특히 3월에만 40만 개 이상을 차단한 횟수가 3회로 앞으로 계정 제재 수위와 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경고, 3일, 7일, 30일, 영구, 통합 등 6단계로 제재한다. 이 중에서 통합은 엔씨소프트의 통합계정을 차단하는 것으로 명의 및 결제 도용, 불법 프로그램, 작업장, 환불 악용 등이 해당한다.
지난해 11월 27일 리니지2M과 퍼플(PC 버전)이 함께 출시되면서 단숨에 리니지M의 차단 계정수에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니지M은 총 84회에 걸쳐 707만1649개로 리니지2M과 불과 67만8843개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리니지M이 2017년 6월 21일에 출시해 서비스 3년 차를 앞둔 시점에서 이제 4개월도 되지 않은 리니지2M이 엇비슷한 것도 이채롭다.
아직 콘텐츠 업데이트가 진행 중이며, 매크로도 함께 진화해 현재 추세라면 리니지2M이 리니지M의 제제 계정수를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리니지-리니지2-아이온으로 이어지는 PC 온라인 게임의 계정 차단이 스마트 폰과 퍼플에서 재현되고 있던 셈이다. 이전보다 달라진 운영 방식과 불법 프로그램 검출도 진화한 것.
일각에서는 작업장과 핵만 다루는 전담 조직도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엔씨소프트는 전담보다 통합과 협력해 차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개발, 운영 등 여러 유관부서에서 협력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93,067개 차단한 V4, 충청남도 홍성군 인구수 육박 리니지2M에 비해 V4는 9만3067개로 충청남도 홍성군의 인구수 10만245명(2020년 2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현황 기준)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면에는 넥슨이 서비스했던 모바일 게임 중에서 역대급 계정 차단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12일에 V4의 PC 버전이 출시된 지 5일 만에 681개의 계정을 차단한 이후 주간 단위로 업데이트 중이다.
첫 계정 차단은 환불 악용이었지만, 지난해 12월 31일부터 불법 프로그램과 작업장 계정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넥슨에 따르면 불쾌감 유발과 게임 내 질서 교란 행위는 1차부터 5차까지 구분해 1년 제한을 두지만, 불법 프로그램과 작업장은 1차부터 1년 제한을 둔다.
V4는 넷게임즈와 넥슨의 의지가 반영, 전담팀을 두고 불법 프로그램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게임 내에서 부정적인 방법으로 재화를 획득하는 작업장을 탐지하고 방어 ▲의도하지 않은 게임 속 버그를 악용 탐지(아이템 복사, 아이템 반복 수령, 특정 이벤트 반복 실행) ▲유저가 특정 영역에서(예를 들면 특정 퀘스트, 레벨) 허들을 경험하고 이탈하는지 탐지 ▲인게임 채팅에서 스팸 제거하는 솔루션을 적용해 채팅창을 도배하는 유저를 효율적으로 막음 등 유형에 따라 사전에 차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