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앞세운 턴제 전투와 제노(GXE) 쓰임새는 의문
프로젝트 제노는 크루즈 자회사 크루즈 블록체인 랩이 개발해 지난해 5월에 출시한 턴제 방식의 블록체인 게임이다.
제노는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지칭하는 이름이자 제노 거버넌스 토큰(GXE)의 코드 네임이기도 하다. 지난해 5월 비트포인트 재팬에서 거래를 시작해 화이트 리스트 코인으로 입성했으며, 현재 게이트 아이오와 멕스씨(MEXC), 비트겟의 테더 마켓에서 거래 중이다.
이 게임은 국내 오픈마켓에서 'PROJECT XENO'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상태이며, 현재까지도 서비스 중이다. 또 빌드앤빌드(BNB)와 이더리움(ETH) 기반의 NFT 보유 여부에 따라 블록체인 게임과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처럼 플레이할 수 있다.
그래서 속칭 찍먹이나 게임파이(Gamefi)를 할 수 있어 완전한 웹3도 아닌 과거의 유물처럼 치부하는 웹2가 아닌 웹 2.5에 위치한 게임이기도 하다. 기존 블록체인 게임의 한계를 알고 시작한 일종의 프로젝트로 추정, 아직 일본 암호자산 시장에서 블록체인 게임의 형태나 방식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프로젝트 제노의 모습은 모바일 수집형 RPG의 도감 요소를 차용, 전투는 차례마다 돌아오는 기회에 맞춰 기술을 배치해 상대편을 무력화하는 전형적인 턴제 전투다. 이미 턴제 방식에서 해당 전투의 승률은 선공에 따라 달라지는 탓에 이러한 점은 프로젝트 제노도 어쩔 수 없었다.
일반적인 사냥이나 퀘스트로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 등 PvE를 거쳐 PvP로 돌입하는 것이 아닌 시작부터 PvP, 시쳇말로 게임을 접을 때까지 유저끼리 경쟁만 계속한다. 그 결과 성능이 좋은 제노(카드)와 팀을 꾸리는 덱 편성에 따라 초반은 승급에 문제가 없지만,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한계에 도달한다.
바로 이 구간이 거래소에서 제노 토큰을 구할 것인지 혹은 인앱 결제로 게임에 집중할 것인지 고민하는 시점이다. 강함과 성취감의 지속을 위해 홀더와 과금러의 길을 가느냐 혹은 해볼 만큼 해봤으니 이쯤에서 접는다는 양자택일, 기자는 후자를 택했다.
우선 오로지 경쟁만 있고, 강함을 겨루는 게임은 프로젝트 제노가 아니더라도 많다. 만사를 제쳐두고 집중할 이유가 없고, 해외 바스프까지 가서 코인을 사서 들여올 바에 인앱 결제가 간편하다.
또 프로젝트 제노를 굳이 계속해야만 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 이는 언어의 장벽보다 장르가 가진 한계와 최초에 게임이 기획된 의도와 정서가 적어도 기자와는 맞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웹 2.5라는 블록체인 게임의 정체성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 밑천을 드러낸 셈이다.
무일푼으로 블록체인 게임을 시작, 덱스를 통한 현금화나 제노 파밍을 목적으로 시작했다면 시작과 끝은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더리움 1개를 투자해 블록체인 게임을 시작한다면 플레이 동기는 이더리움 스테이킹의 보장 수익률보다 떨어진다면 선택할 이유가 없어진다.
400만 원 넘게 결제해서 결투장에서 등급이 높아지는 것보다 이더리움 1개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게임, 적어도 블록체인 게임의 출발은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스테이킹과 채굴, 렌딩 등 확실한 ROI가 우선이고, 게임의 가진 재미는 2순위다.
프로젝트 제노의 시도는 좋았지만, 블록체인 게임이 게임의 흉내를 낼 필요는 없다. 어설픈 모사보다 노골적인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게 솔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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