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영웅이 삼국지의 영걸들과 난세를 함께 하다
삼국무쌍 시리즈는 이전부터 무쌍 특유의 박력과 화면을 가득 채우는 적을 일순간에 쓸어버리는 인간 지우개 그 모습이 콘텐츠이자 매력이다. 이러한 전통과 시리즈 팬층이 두텁지만, 자기 복제의 반복과 진화라 부르기 어려워 타이틀 출시가 거듭될수록 삼국무쌍이 아닌 사골무쌍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정도였다.
하지만 진 삼국무쌍 오리진은 안정적인 무쌍이 아닌 이전 작품들과 결이 미묘하게 다른 시도를 했다. 혹자는 파격이라 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삼국무쌍 시리즈가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시도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이야기까지 나온 마당이다.
그럼에도 베일을 벗은 진 삼국무쌍 오리진은 삼국무쌍 특유의 재미를 유지하면서 '무쌍'의 감동을 전달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곳곳에 배치했고, 적어도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삼국지 이야기를 녹아내렸다. 이름 없는 영웅으로 묘사된 주인공이 위, 촉, 오나라의 시나리오를 따라 선택에 따라 그들과 함께 떠나는 난세의 여정을 주 무대로 삼았다.
진 삼국무쌍 오리진은 전작에서 보여줬던 삼국지 장수 총출동이 아닌 사용하는 무기로 공격 방식을 변주, 자칫 부족한 장수의 개성을 효과적인 장치로 사용했다. 무기의 레벨은 곧 주인공의 레벨과 연계, 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 쌓이는 레벨과 개방되는 지역 등은 곧 난세의 여정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분명 '아는 맛이 더 무섭다'고 했다는 것을 떠올린다면 일반적인 삼국지 소개 게임은 무조건 황건적으로 시작한다. 물론 진 삼국무쌍 오리진도 마찬가지였지만, 전작과 다른 난세의 인물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이야기 전개가 달라졌다는 것도 특이한 점으로 꼽힌다.
그렇다. 진 삼국무쌍 오리진이 이전 삼국무쌍이 다른 점이자, 시리즈가 변화를 시도한 부분이다. 이전까지 특정 장수의 시나리오를 따라 교과서처럼 진행, 일방통행 방식으로 흘러가는 탓에 2회차 플레이나 다른 장수의 이야기를 따라갈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반면에 오리진은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방식을 채용, 전면에 나서지 않는 대신 삼국지 장수를 앞과 옆, 뒤를 따라가는 무명 장수의 시선으로 그들과 함께 동맹이 되거나 적으로 설정된다. 게임 초반부터 알 듯 모를 듯 무명영웅의 떡밥을 적당히 풀어내고, 후반에 들어서야 그들의 존재 이유와 위촉오에 왜 붙어있는지에 대한 추가 설명이 나오면서 '진 삼국무쌍 오리진'의 시나리오는 완성된다.
하지만 진 삼국무쌍 오리진은 적벽대전을 기점으로 이후의 이야기는 없다. 삼국지에서 등장하는 각종 메인 이벤트 규모의 격전이 적벽대전에 그친 점은 아쉽지만, 오히려 모든 삼국지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보다 딱 필요한 만큼 보여주고 끝낸 것도 신의 한 수다.
아직도 망설이고 있다면, '혹시나 하고 역시나'라는 반응을 예상했었다면 이러한 일말의 감정은 잠시 접어두고, 이번 작품을 꼭 즐겨봤으면 한다. 적어도 삼국무쌍 팬으로 그동안 애정이 아닌 애증으로 대했다면 진 삼국무쌍 오리진은 다시 애정으로 돌아설 수 있을 정도의 감동과 재미를 보장한다.
진 삼국무쌍 오리진은 내 마음속의 GOT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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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playstation.com/ko-kr/games/dynasty-warriors-orig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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