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을 변호하는 쿠조 타이자, 그의 본심은 과연?
변호사(辯護士)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모름지기 선과 악이 아닌 법의 경계에 서 있는 직업으로 묘사된다. 이상적인 선만 좇아가는 이보다 현실적인 비열함을 앞세운 악의 캐릭터로 설정, 선에서 악이나 악에서 선으로 바뀌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쿠조의 대죄(원제, 九条の大罪)에 등장하는 쿠조는 여느 변호사와 다르다. 악함도 없지만, 선함도 없다.

쿠조의 대죄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쿠조는 야쿠자와 같은 범죄 집단을 대변하는 변호사로 설정, 같은 변호사 집단에서 부도덕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형은 검사, 동생은 변호사로 선택한 길이 다르지만, 무조건 절대 선과 절대 악으로 나뉜 것도 아니다.
같은 이름의 만화 쿠조의 대죄를 기반으로 10개의 에피소드로 시즌 1을 마무리, 사실 끝맺음보다 시즌 2를 위한 빌드업의 성격이 강하다. 앞서 언급한 이상적인 선보다 고정된 수임료 외에는 일감을 가져오는 미부의 요청에 묵묵히 변호할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래서 원작의 존재를 모른다면 현실과 동떨어진 100% 승률 변호사의 이야기로 흘러갈 수 있다. 의뢰인의 도덕과 별개로 작동하는 법의 시스템을 알고 있는 덕분에 법망을 요리조리 피해 가는 인간군상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고, 의뢰인을 위해 싸우는 게 잘못된 일인 것처럼 떠드는 동료 변호사의 대사로 쿠조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는 게 작품의 묘미다.
과정이 좋아야 결과도 좋다는 이상적인 말은 쿠조의 대죄에서 통하지 않는다. 오로지 감형과 집행 유예 등 의뢰인이 원하는 일이라면 거침없이 수임하는 쿠조와 배치되는 카라스마 변호사는 선의 역할을 맡는다. 그조차 아버지가 의인에서 날조된 기사로 불륜남으로 변질되면서 세상과 등을 진 어머니를 모시는 효자이자 '자신은 그들과 다르다'는 신념을 앞세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하지만 쿠조는 카라스마와 달랐다.
법과 도덕은 다른 영역의 개념일 뿐 변호사는 자신의 직업이고, 범죄자가 의뢰하더라도 미부의 요청이라면 거절하지 않고 순순히 받아들인다. 당연히 카라스마는 이러한 과정을 매번 지켜보면서 쿠조를 이해할 수 없었고, 작품 후반부에는 쿠조의 의향을 최후통첩처럼 확인했어도 그의 신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지극히 현실적인 쿠조와 '변호사는 이렇게 해야 한다'라는 변호사다움에 매진하는 카라스마는 사고 방식부터 달랐다. 단지 이는 개인의 가치관일 뿐 원고나 피고의 대리인이라면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쿠조가 훨씬 나아보인다. 다만 사냥개나 해결사처럼 일하는 방식의 차이만 존재할 뿐 웃음기 없이 일하는 쿠조를 제외하면 다른 캐릭터는 표정이 살아있다.
아마도 원작의 존재 탓에 프레임에 갇힌 캐릭터의 표정에 집중한 만화처럼 구성, 무표정이 곧 냉철하다는 설정을 강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쿠조는 냉혈한이나 섬뜩한 캐릭터도 아니며, 악덕 변호사도 아니다. 단지 반박할 수 없는 논리와 법리로 모든 상황을 해석해 의뢰인을 위해 일하는 모습이 현실과 맞닿아 최고의 변호사가 아닐까 싶다.
나라면 카라스마보다 쿠조에게 일을 맡긴다.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kr/title/81581947
쿠조의 대죄, 지금 시청하세요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깡패부터 야쿠자까지, 사회에서 악인이라 불리는 인생들을 법의 힘으로 변호하는 쿠조 타이자. 파트너 변호사인 카라스마는 이런 쿠조의 윤리관에 의문을 품으면서도, 그와 함께 암흑가를 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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