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쇼토큰(WET) 이어 크레드(LBA)와 베잔트(BZNT) 해 넘겼어도 투자유의 종목


지난해 픽썸 지우기와 알트 잔혹사를 진행했던 빗썸의 올해 상폐 테마는 '미워도 다시 한번'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2019년에 이어 2020년에 2회 이상의 투자유의 종목과 상장 재심사를 3회 이상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6일 빗썸의 신축년 첫 퇴출은 크레드(LBA)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투자유의 종목 지정과 해제, 다시 지정과 상폐로 이어질 정도로 빗썸 잔류와 방출을 두고 고심이 많았던 프로젝트였다.

12일 빗썸에 따르면 월튼체인(WTC), 다드(DAD), 트루체인(TRUE), 밸러토큰(VALOR), 하이콘(HYC), 트러스트버스(TRV), 에이치닥(HDAC), 베잔트(BZNT) 등 총 8개 프로젝트의 상장 재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는 빗썸이 국내에서 영업을 시작해 2019년 11월 롬(ROM)을 1호 상폐로 정리한 이후 역대급 재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

특히 현재 재심사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예년과 달리 모두 특이한 이력을 보유,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낸스 테더마켓(USDT)에서 거래 중인 월튼체인 / 자료=바이낸스

우선 월튼체인은 2018년 8월에 빗썸에 입성, 지난해 10월에 상폐 경고를 받은 이후 벌써 3번의 상장 재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는 애프앤비프로토콜(FNB)과 퀸비(QBZ)와 동률로 작년 여름에 사라진 재심사 4회를 진행했음에도 결국 퇴출당한 아이앤에스(INS)보다 심사 횟수가 적은 것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월튼체인이 빗썸에서 방출되더라도 '빗썸 리스크'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월튼체인은 바이낸스의 테더와 비트코인 마켓이 35%, OKEx도 테더와 비트코인 마켓이 약 20%를 소화한다. 바이낸스와 OKEx가 전체 물량의 60%를 거래하고 있어, 빗썸 상폐 리스크는 아이앤에스보다 적다.

다드와 트루체인도 묘한 우연이다. 이들은 2019년 10월 29일에 빗썸에 나란히 입성해 상폐 경고도 나란히 받았다. 다만 상폐 경고가 트루체인보다 다드의 시세를 흔들고 있다. 트루체인이 60% 이상을 OKEx의 비트코인 마켓에서 소화하는 것과 달리 다드는 빗썸 글로벌이 'DAD/USDT' 거래쌍이 61%, 빗썸이 DAD/KRW 거래쌍으로 37%를 소화하고 있다.

이는 통칭 빗썸, 빗썸 글로벌, 빗썸 싱가포르 등의 빗썸 패밀리 의존도가 높아 비록 법인이 다르더라도 나비효과처럼 경쟁력 하나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원화마켓이지만 전체 물량의 30%를 원화마켓에서 소화하고 있으며, 다드의 테더 마켓 경쟁력은 다른 알트코인에 비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빗썸 원화마켓에서 거래 중인 다드(DAD) / 자료=빗썸

또 같은 날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밸러토큰과 하이콘도 안심할 수 없다. 프로젝트의 기술적인 면보다 같은 날 입성한 프로젝트의 운명이 갈린 탓에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이전에 경고를 받았던 프로젝트의 전철처럼 되지 않을까 지켜보고 있다.

2019년 4월 18일 오브스와 함께 상장한 밸러토큰은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2차 거래소가 절실하다. 빗썸의 원화마켓이 전체물량의 80% 이상을 차지해, 이번 경고로 2차 거래소 상장 외 빗썸 패밀리나 테더와 이더리움, 비트코인 마켓의 거래쌍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하이콘은 같은 날 입성한 크레드는 이미 상폐됐지만, 빗썸 의존도가 낮아 밸러토큰보다는 위험도가 낮다. OKEx의 테더와 이더리움 마켓이 약 70%를 차지, 1차 방어선이 견고하기 때문이다.

1월 상장 재심사 종목 중에서 제일 심각한 것은 에이치닥이다. 빗썸 의존도가 100%라는 점과 아톨로(ATOLO) 스왑을 밝혔지만, 스왑된 이후에이치닥을 소화하는 거래소가 아톨로까지 상장해준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빗썸은 아이앤에스의 인솔라 스왑을 두고, 재심사를 거쳤음에도 결국 스왑을 지원하지 않아 상폐시킨 사례가 있다. 에이치닥이 아이앤에스처럼 재심사를 진행하지 않는 이상 스왑을 지원하는 백기사가 등장하지 않으면 에이치닥은 국내 코인판에서 퇴출당할 운명이다.

플라이빗은 아톨로(ATOLO) 스왑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 자료=플라이빗

빗썸 의존도 높아 공지 메타로 흔들리는 프로젝트 4종|2차 거래소로 방어선 구축 필요성 제기


예년과 달리 빗썸의 상장 폐지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달 30일 불미스러운 일로 코스모코인(COSM)을 내보낸 이후 빗썸 의존도가 높은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공지 메타를 전개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 거래소의 공지 메타는 프로젝트 시세에 영향을 주는 호재와 악재를 동반하는 탓에 '필요악'으로 통한다. 프로젝트의 로드맵 업데이트가 끊겼거나 스캠으로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거래소의 '알림'으로 시세가 요동치기 때문이다. 

18일 빗썸에 따르면 프레시움(PCM), 베잔트(BZNT), 퀸비(QBZ), 위쇼토큰(WET) 등은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재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빗썸의 원화 마켓이 전체 거래량의 9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2차 거래소 부재'가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이들은 잔류라면 피르마체인처럼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거나 방출이라면 프로젝트의 생명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다.

상장 재심사가 진행 중인 퀸비 차트 / 자료=빗썸

과거 빗썸에 상장할 당시만 하더라도 빗썸-빗썸 글로벌이라는 전략 상장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2차 상장 없이 빗썸의 원화 마켓에 의존한 탓에 공지 메타에 흔들리는 형국이다.

최근 빗썸에서 경고를 받은 이마이너(EM)는 최악의 경우를 고려하더라도 빗썸 상폐 영향이 미미하다. 이미 후오비 글로벌의 BTC와 USDT 마켓이 전체 물량의 90%를 차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후오비 글로벌의 의존도가 높은 것 외에는 빗썸 리스크는 덜하다. 

현재 업계는 퀸비와 프레시움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김치 코인의 무용론과 국내 프로젝트 살리기라는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빗썸 측도 재심사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퀸비는 이미 사라진 아이앤에스와 장고를 거듭하다 잔류가 확정된 애프앤비프로토콜처럼 3번의 재심사가 진행 중이다.

또 예전과 달라진 빗썸의 탄력적인 상장 재심사 기간도 무시할 수 없다. 이전부터 빗썸은 상폐 경고를 보낸 날 기준으로 30일 뒤에 재심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현재는 다르다. 지난달 퇴출당한 코스모코인은 30일이 되기 전에 정리했으며, 프레시움도 8월 24일이 아닌 8월 14일에 결과가 나왔어야 했다. 

8월 24일에 운명이 결정되는 프레시움 / 이미지=프레시움 홈페이지 갈무리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회사 내부 이슈나 내년 3월을 대비한 몸집 줄이기, 빗썸 글로벌과 빗썸 싱가포르를 위시한 글로벌 진출 등 소문이 무성하다.

빗썸 측은 오는 24일부터 프레시움부터 잔류와 거래 지원 종료 등 재심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