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팀 비포 디 아미(BTA) "명확한 저작권 인식과 성숙한 게임 개발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석연찮은 변명으로 일관하던 블러디 레이첼의 펀딩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펀딩 전후로 '카타나 제로'와 유사성 논란이 일었음에도 사과보다 변명, 설명보다 회피로 일관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10일 블러디 레이첼 개발팀 '비포 디 아미(BTA)'에 따르면 텀블벅의 '블러디 레이첼'의 후원 페이지가 이틀 안에 내려간다고 밝혔다.

이미 IGN, IGN 코리아를 통해 카타나 제로와 블러디 레이첼의 유사성이 화제로 떠올랐고, 이후 텀블벅이 관망에서 강경 조치로 급선회해 이면에는 개발팀의 의지보다 텀블벅의 정책 변경 이슈가 압박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재학생들로 추정되는 다수의 누리꾼이 '청강문화산업대학교'와 관련이 없다는 상황을 설명하라고 했음에도 3차 사과문에서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이조차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기 블러디 레이첼의 창작자 소개란에 '인디게임 개발을 사랑하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학생들의 야심찬 도전'이라는 문구도 3차 사과문과 함께 '프로젝트 BTA입니다'라는 문구로 변경됐다.

텀블벅 측은 블러디 레이첼 펀딩과 관련해 "회사 측이 중단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창작자가 직접 중단을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텀블벅에 등록한 팀 '비포 디 아미'의 3차 공식입장 전문.

블러디 레이첼과 카타나 제로의 카피캣 논란에 대한 팀 ‘비포 디 아미’의 3차 입장

 

안녕하세요. 팀 BTA 입니다.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블러디 레이첼'의 후원에 대해 많은 논란과 사건이 있었습니다. 먼저 저희의 해명과 입장표명을 기다리신 후원자분들 그리고 학교 관계자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많은 분이 주셨던 문의에 대해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카타나 제로'의 표절 논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기획단계에서 모티브로 잡았던 게임이 카타나 제로였습니다. 카타나 제로를 참고하여 제작하였고, 부족한 기획과 아이디어로 인해 카타나 제로와 유사한 표절작이 나왔습니다. 저희의 미숙함으로 인해 이 부분의 문제점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였습니다. 카타나 제로의 게임 방식과 흡사한 UI, 불릿타임 그리고 주인공을 떠올릴만한 디자인을 사용한 점 마지막으로 논란이 될 만한 데모버전을 인지하지 못하고 여러분께 선보인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또한 저희가 개발에 있어서 팀원을 재학생으로 모집하였고, 단순히 학생의 작품이라 생각하고, 텀블벅 후원에 학교의 이름을 게시하였습니다. 하지만 학교 이름의 무게감을 인식하지 못한 점 끝까지 학교의 이름을 내리지 않았던 점 사과드립니다.

다음으로 재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늦어졌던 이유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답변이 매우 늦었고, 이로 인해 많은 논란과 Devolver Digital의 재 디자인 대응까지 기사화되어 학교의 명예 그리고 더 나아가 재학생분들에게 까지 피해를 끼친 점 죄송합니다.


논란이 생기고, 인식하며 대처를 공식적으로 준비하는 와중에 계속되는 문의 사항과 질문에 대해 빠른 대처를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 팀의 미숙한 대처로 인해 이러한 부분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것 사과드립니다.

기획자 제명에 관련된 의혹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우선 팀이 구성된 초기에 동아리를 통해 저희 팀에 기획 한 분이 지원하셨습니다. 기획자분께서 지망하셨던 분야는 시스템 기획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기획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시스템 기획 뿐만 아니라 컨텐츠기획도 같이 맡아주실 수 있는지 권유하였고, 기획자분께서는 작업 스타일이 저희 팀과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하여서 저희 팀에 들어오지 않으셨습니다.


이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있었음에도 대응을 하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결과적으로 이 모든 잘못은 저희의 미숙함으로 인해 일어났고, 이런 결과에 대해서 후원자분들과 재학생분들 마지막으로 카타나 제로 개발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끼고, 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또한 텀블벅 후원 중단 및 환불 그리고 프로젝트 개발 중단을 결정하였습니다.

이 시점(2021/06/10)을 기준으로 이틀 안으로 후원 페이지가 내려 갈 예정입니다.

다시한번 저희 BTA 팀으로 인해 피해를 보신 분들께 다시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명확한 저작권 인식과 성숙한 게임 개발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프로젝트 승인 심사 기준 강화, 카피캣 논란으로 국제 망신 의식


텀블벅이 블러디 레이첼 사태와 관련해 칼을 빼들었다. 이전부터 반복된 크라우드 펀딩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고자 급하게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학생들로 추정되는 개발팀 '비포 디 아미'가 석연찮은 입장을 반복하고,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측은 "확인해보겠다"는 관계자의 전언 외에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텀블벅이 먼저 움직였다.

10일 텀블벅에 따르면 블러디 레이첼 펀딩과 관련해 텀블벅의 이용 약관 위반 여부, 표절 논란에 따른 대처 방안, 원작자 요청 시 프로젝트 즉각 중단 등 후속 조치와 대처 방안을 밝혔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하더라도 텀블벅은 관망 자세를 유지했지만, '원작자 요청 시 프로젝트 즉각 중단'이라는 강경책으로 돌아설 정도로 텀블벅 내부에서는 사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텀블벅 관계자는 "권리자로부터 신고자료를 접수하면, 당사는 프로젝트 게시를 즉시 중단하고 권리자와 프로젝트 창작자, 프로젝트 후원자에게 중단 사실을 통보할 것"이라며 "프로젝트 창작자에게는 프로젝트 게시가 정당한 권리에 의한 것임을 소명하여 재게시를 요구할 수 있음을 알릴 것이며, 창작자가 일시 중단 통지 후 30일 내에 적법한 소명서와 재개요청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해당 프로젝트의 게시를 영구 중단한다"고 말했다.

특히 텀블벅 측은 블러디 레이첼로 촉발된 사태 해결을 위해 '프로젝트 심사' 구조와 방식을 변경한다. 이는 제2의 블러디 레이첼과 같은 유사한 프로젝트가 등록될 수 없도록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현재 텀블벅의 프로젝트 승인은 내부 심사를 거쳐 게시되는 방식이다. 그래서 블러디 레이첼의 펀딩 페이지가 공개되기 전 '카타나 제로'의 존재를 텀블벅이 알고 있었다면 개발팀 '비포 디 아미'에게 소명 자료를 요청하거나 거부했을 것이다.

실제 텀블벅 약관에 따르면 '범죄적 행위, 국익 또는 사회적 공익을 저해하려는 목적이 있지는 않은가'의 항목이 프로젝트 승인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이다.

텀블벅 관계자는 "현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창작자와 이해당사자 양측과 충분히 소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게임 분야는 실행부터 완성까지 금전적, 시간적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신뢰도 향상을 위해 심사 과정에서 데모 버전을 필수로 확인하는 등 기준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며, 이달 중 공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텀블벅이 경계하는 것은 '카타나 제로'의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국내의 법적 대리인 혹은 직접 서류를 접수하는 것이다. 단순한 프로젝트의 카피캣 대응이 아닌 국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벌어진 국외 게임업체의 요청이 자칫 국제적으로 망신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러디 레이첼 프로젝트 커뮤니티에는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학교, 교수, 재학생 그리고 현재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졸업생들의 작품까지 큰 피해를 끼쳤음을 인정하길 바란다"고 개발팀의 반성과 사태 파악 등을 호소하고 있다.

텀블벅 관계자는 "법적으로 권리침해 여부가 결정된 상황이 아니라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용약관 위반에 해당하지는 않고, 약관에 규정된 창작자의 책임 이행의 관점에서 소통, 관리하고 있다"며 "권리자가 텀블벅에 문제를 제기한다면 권리 침해 신고 절차에 따라 조치하고 있다. 권리자의 문의가 아닌 경우 권리자가 직접 텀블벅에 신고를 접수할 수 있도록 소통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 상황에서 텀블벅은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요청하면 프로젝트를 즉각 중단시키겠다는 입장을 표명, 적어도 블러디 레이첼 사태가 초래할 파장에서 빗겨갈 수 있는 탈출구는 확보했다.

개발팀과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측이 침묵하는 사이에 국내 게임업계에서 '청강문화산업대학교는 OOO'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지지 않으려면 양측의 현명한 대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진정성 없는 사과문 속에 담긴 미흡한 태도가 일을 키우고 있어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팀 '비포 디 아미'의 블러디 레이첼이 카피캣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4일에 후원 페이지가 텀블벅에서 개설된 이후 오늘(9일) 기준으로 335명이 후원해 모금액 1482만 5900원으로 당초 목표 금액 200만 원의 741%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카타나 제로의 퍼블리셔 디볼버 디지털(Devolver Digital)이 블러디레이첼 개발팀을 향해 '게임 수정 권고'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들이 학생이라는 신분을 고려해 '수정 권고'라는 말로 표현했을 뿐 실제로는 '프로젝트 중단 불응 시 법적 대응'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9일 IGN, IGN코리아 등에 따르면 카타나 제로를 퍼블리싱한 디볼버 디지털(Devolver Digital)은 카타나 제로와 비슷한 구성으로 제작하여 데모를 배포하고 펀딩을 진행 중인 국내 인디 게임 블러디 레이첼(Bloody Rachel)의 게임 구성을 수정하길 바란다고 IGN에 전했다.

문제는 IGN 코리아를 통해 카타나 제로가 언급됐고, 텀블벅 커뮤니티 페이지에 등록된 사과문에도 카타나 제로를 언급하면서 개발팀이 보여준 태도가 공분을 사고 있다.

카타나 제로 팀, 블러디 레이첼에 게임 수정을 권고 - IGN 코리아

"예기치 못하게 일정을 미루게 되어서 죄송합니다"라는 문구 외에는 문제의 심각성이나 이를 대응하는 방법이 미숙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카피캣이 아니라 영감을 받아 개발한 빌드에 불과하고 사과문보다 후원자에게 일정을 연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아스키 소프트가 개발한 카타나 제로 / 이미지=카타나 제로 출시 트레일러 갈무리

하지만 텀블벅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텀블벅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파악해 확인 중이며, 자세한 사항은 정리해서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논란은 '텀블벅은 플랫폼 제공자로서 프로젝트의 당사자가 아니며, 직접적인 통신판매를 진행하지 않습니다. 프로젝트의 완수 및 선물제공의 책임은 해당 프로젝트의 창작자에게 있으며,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후원자와 발생하는 법적 분쟁에 대한 책임은 해당 창작자가 부담합니다'라는 면책조항이 소용없다.

그 이유는 텀블벅에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텀블벅의 심사를 거쳐 승인되는 구조로, 논란의 소지가 있는 프로젝트를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텀블벅에 따르면 ▲기타 제3자의 저작권 등 지적재산권 침해행위 ▲회사나 제3자의 명예를 손상시키거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지적재산권과 관련해 '권리자의 요청이 없더라도 언제든지 제3자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회원과의 거래 및 이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카타나 제로의 개발사 아스키 소프트, 퍼블리셔 디볼터 디지털이 텀블벅에 공식적으로 지적재산권 침해과 관련된 서류를 서면으로 통지하면 텀블벅은 이를 검토해야 한다.

텀블벅이 요구하는 서류는 ▲저작권 소유자 또는 법적 대리인의 전자 서명 혹은 실질 서명 ▲침해를 주장하는 컨텐츠 ▲침해를 주장하는 컨텐츠가 게시 혹은 사용된 사이트 위치에 대한 상세한 기술 ▲저작권 소유자 또는 그 법적 대리인의 주소, 전화번호 및 이메일 주소 ▲침해를 주장하는 서면 통지상의 모든 정보가 사실과 부합하며, 위증으로 판명될 경우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저작권 소유자 또는 법적 대리인의 진술 등 총 5가지다.

텀블벅은 블러디 레이첼의 프로젝트 중단 게시를 두고 검토를 시작했으며,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측도 사실확인에 나섰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관계자는 "해당 학과에 확인해보겠다"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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