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F 그레이 리스트로 분류, 라이센스는 두바이 한정


국내외 암호화폐 업계에서 ICO 천국으로 불렸던 싱가포르가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가 두바이를 앞세워 급부상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2분기부터 싱가포르 통화청(MAS)과 지불 서비스 법(PSA)으로 규제의 벽을 쌓아올려 현지 법인을 설립한 국내외 프로젝트 팀의 이탈이 예상돼 사업장 소재지를 아랍에미리트로 낙점했다.

국내 암호화폐 업계에서 위메이드의 위믹스(WEMIX)▲ 네오플라이의 네오핀(NPT) 등이 대표적으로 이들은 싱가포르에서 아랍에미리트에 법인을 설립해 사업 재개를 위한 라이센스 심사에 집중하고 있다. 단 차이점이 있다면 싱가포르의 라이센스는 싱가포르 전역이지만▲ 아랍에미리트는 아부다비와 두바이처럼 지역 한정 라이센스라는 점이다.

14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금융위 등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는 자금 세탁의 위험성이 높은 그레이 리스트(Grey List)로 국가로 분류된다. 그레이 리스트는 FATF 총회가 개최될 때마다 공개되며, 금융 당국은 '강화된 관찰 대상 국가'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그래서 2022년 10월 기준으로 그레이 리스트는 ▲알바니아 ▲바베이도스 ▲아랍에미리트 ▲부르키나파소 ▲캄보디아 ▲케이만군도 ▲아이티 ▲자메이카 ▲요르단 ▲말리 ▲모로코 ▲파나마 ▲필리핀 ▲세네갈 ▲남수단 ▲시리아 ▲터키 ▲우간다 ▲예멘 ▲지브롤터 ▲콩고 민주공화국 ▲모잠비크 ▲탄자니아 등 23개 국가이며, 약칭 블랙리스트(조치를 요하는 고위험 국가)는 이란, 북한, 미얀마 등이다.

이에 따라 그레이 리스트 국적자는 특금법에 따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회원으로 가입할 수 없다. 이는 거래소가 외국인 회원 가입제한 근거로 FATF의 그레이 리스트를 기준에 따라 방침을 정한 것이다.

앞으로 아랍에미리트는 그레이 리스트임에도 FATF 영향 평가로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바이에 금융위-특금법처럼 가상자산에 관한 법률과 규제 기관이 존재, 허가제를 도입해 자금 세탁을 방지할 수 있는 국가로 변모 중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두바이 가상자산법(Dubai Virtual Assets Law, Law No.4 of 2022 Regulating Virtual Assets in the Emirate of Dubai)과 두바이 가상자산 규제청(VARA, Dubai Virtual Assets Regulatory Authority)의 존재다. 그 결과 두바이 월드트레이드센터 프리존(DWTCA, Dubai World Trade Centre Authority)에서 가상자산법에 따라 VARA의 예비 심사를 통과한 사업자만 향후 정식 라이센스에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이를 국내 실정에 빗대 설명하면 VARA는 두바이 금융감독청(DFSA, Dubai Financial Services Authority) 산하 독립기관으로 금융위의 가상자산 검사과와 금융정보분석원의 기능을 수행하는 규제기구다.

그래서 VARA도 심사를 거쳐 라이센스를 발급하고 있지만, 실체는 정식 라이센스를 위한 예비 심사 통과 성격이 강하다. 다만 예비 라이센스를 받았어도 현지 영업이 가능하다는 점이 일본 자금 결제법과 비교해 진입장벽을 낮췄다. 

일본은 금융청이 권한을 위임한 JVCEA의 1종 라이센스만 영업할 수 있고, 2종은 심사만 받는 대신 영업은 할 수 없다. 국내도 ISMS가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원천 차단한다는 규제 사각지대의 대안을 바스프 전용 ISMS 예비인증으로 모색했던 것과 비슷하다.

현재 VARA는 교환, 보관, 거래소와 지갑 운영 등 총 7개 부문에 해당하는 바스프에 한정으로 임시, 예비, 정식 라이센스를 발급한다. 이 중에서 임시(provisional) 라이센스는 지난해 여름에 발급했으며, 이 중에서 MVP(Minimum Viable Product) 라이센스를 획득한 바스프가 VARA 공식 홈페이지에 추가되고 있다.

기사는 라이센스 등급을 세 단계로 축약했지만, 실제는 임시-준비-예비-정식 등 최종 라이센스 발급까지 4번의 심사를 진행한다. 그래서 MVP 라이센스는 예비 라이센스에 가깝고, 향후 정식 라이센스는 FMP(Full Market Product)가 유력하다. 

이는 국내 특금법이 시행령과 감독규정으로 사각지대의 틈을 메우는 것처럼 아랍에미리트도 지난 7일 프라이버시 코인 취급 금지 조항이 포함된 가상자산법 (Virtual Assets and Related Activities Regulations 2023)을 공표, 그레이 리스트 해제를 위한 규제 철옹성을 쌓아 올렸다.

적어도 국내 프로젝트팀이 중동과 아프리카를 겨냥한 메나(MENA, Middle East North Africa) 법인 설립을 추진한다는 정보는 아부다비와 두바이에서 발급받는 라이센스가 다르다는 점, 특히 두바이는 MVP 라이센스로 영업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FMP 라이센스가 핵심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현재 VARA의 MVP 라이센스를 획득한 사업자는 있어도 FMP 자격을 획득한 사업자는 없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적자 회원 가입 불가, 트래블 룰은 위험평가 대상


최근 글로벌 암호화폐 업계에서 싱가포르에 이어 금융혁신국가로 자리를 잡아가는 아랍에미리트(이하 UAE)를 두고 국내 거래소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이낸스나 바이비트 등이 UAE 본사 이전과 영업권 허가로 주목받고 있지만, 금융 당국은 UAE를 혁신국가로 치켜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18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 따르면 UAE는 지난달 3월 초에 강화된 관찰 대상 국가(Jurisdictions with strategic deficiencies)로 추가되면서 일명 그레이 리스트(Grey List)로 지정됐다.

3월 기준으로 그레이 리스트는 알바니아, 바베이도스, 부르키나파소, 캄보디아, 케이만군도, 아이티, 자메이카, 요르단, 말리, 몰타, 모로코, 미얀마, 니카라과, 파키스탄, 파나마, 필리핀, 세네갈, 남수단, 시리아, 터키, 우간다, 예멘, UAE 등 총 23개국이다.

FATF는 자금세탁 방지와 관련해 회원국을 포함해 이를 규제하는 법안과 규제 강도에 대해 보고서 형식으로 공개하는데 이는 매번 총회 때마다 그레이 리스트를 공개하며, 평가에 따라 고위험과 강화된 관찰 대상으로 분류해 적극적 대응·특별한 주의·위험 참고 등으로 구분한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금융정보분석원은 총회 참석결과와 미디어를 대상으로 '국제기준 미이행 국가에 대한 조치 및 평가'를 공개한다. 

그래서 조치를 요하는 고위험 국가는 ▲대응조치 (Counter-measure), 사실상 거래중단, 해당 국가에 금융회사 해외사무소 설립 금지 등 적극적 대응조치 ▲강화된 고객확인 (Enhanced due diligence), 자금세탁방지에 결함이 있어 해당국가와의 거래에 강화된 고객확인 ▲강화된 관찰 대상 국가(Grey List), 자금세탁방지제도에 취약점이 있어 해당 국가와 거래관계 시 위험을 참고 등으로 분류한다.

이러한 총회 결과는 업비트와 빗썸 등 신고 수리가 완료된 사업자에게 특금법과 금융정보분석원의 업무 규정에 따라 '강화된 관찰 대상 국가' 국적자는 회원 가입을 할 수 없다. 국내 거래소 업계가 면책을 위해 FATF의 총회 결과를 앞세워 이용약관에 명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이낸스와 바이비트 등이 아랍에미리트를 거점으로 삼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그레이 리스트 국적자는 회원 가입 차단과 이용할 수 없는 제약으로 빗장을 걸었지만, 트래블 룰로 입출금을 허용해 기이한 상황이 연출되는 이율배반(二律背反)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

예를 들면, 업비트와 빗썸은 UAE 국적을 가진 외국인은 회원 가입을 할 수 없다. 하지만 바이비트가 UAE에 거점을 잡고 정식으로 사업을 시작하면 업비트와 빗썸은 FATF가 그레이 리스트로 지정한 국가에 위치한 사업자와 거래를 시작한다.

즉 국내 거래소 업계가 트래블 룰로 FATF의 권고안을 무력화시키는 셈이다.

이를 두고 국내 거래소 업계는 내부적으로 정한 위험평가 심사를 다시 준비 중이다. 그 이유는 거래소가 공표한 이용약관에 FATF의 발표 자료를 인용, 이용계약과 계정 생성 등의 거부 사유를 밝혔기 때문이다.

빗썸 관계자는 "바이비트 거래소의 본사 이전 건에 대해서 당사 준법 감시부서가 면밀히 감독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바이비트가 UAE로 거래소 이전을 마칠 경우 거래소 소유자 확인과 UAE 현지 감독 당국의 인가사항, 규제 여부 등 내부 절차에 따라 위험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BIG 5에서 언급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그레이 리스트 조항이다.

 

업비트
제5조 (이용계약 체결)
8. 가입 신청자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이라고 합니다) 및 관련 법령, 자금세탁방지 및 공중협박자금조달금지에 관한 업무규정(이하 "FIU고시 업무규정"이라고 합니다.)등에 따라 국가위험을 평가할 때 활용하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자료에서 열거한 국가의 국적자 또는 거주자에 해당하는 경우

빗썸
제6조 (고객확인)
② 회사는 다음 각 호의 경우 회원의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 이용을 거절 합니다.
1. 회원이 전항의 고객확인 및 검증 절차 진행을 거부하거나 그 결과가 사실과 다른 경우
2. 회원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Financial Action Task Force),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Office of Foreign Assets Control) 등이 지정하는 특정 국가의 국적자(개인, 법인 및 단체를 포함한다) 또는 거주자이거나 제재대상자 및 금융거래제한대상자인 경우

코인원
제5조 (계정 생성 거절 및 유보)
⑬ 이용자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Financial Action Task Force)에서 발표한 국제기준 미이행∙비협조 국가 또는 지역의 국민, 시민권자, 영주권자, 거주자 등인 경우 또는 국제기준 미이행∙비협조 국가 체류 중에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코빗
제5조 (이용계약의 체결)
8. 가입신청자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Financial Action Task Force)에서 자금세탁방지 요주의 국가로 지정한 국가 또는 지역의 국민, 시민권자, 영주권자, 거주자 등인 경우


고팍스
제8조 (이용신청의 승낙)
③ 회사는 다음 각 호의 하나에 해당하는 이용신청에 대하여는 이를 승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6.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서 발표한 국제기준 미이행·비협조 국가 또는 지역의 국민, 시민권자, 영주권자, 거주자 등인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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