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간 아침과 점심 그리고 저녁때 날아오던 루디엘의 푸시 알림이 멈췄다. 기자가 루디엘을 접했던 것은 1년 전 소프트 런칭 빌드였고, 최근 테스트를 종료한 루디엘의 모습은 정말 천지개벽 수준이었다.
한때 미친듯이 달렸던 아이온의 열혈 유저에서 루디엘의 테스터로 참여한 결과 요근래 접한 모바일 RPG 중에서 잘 뽑혔다는 평가부터 내린다. 분명 기존에 서비스 중인 모바일 RPG의 성장 동선을 그대로 채택했음에도 'RPG는 이래야 한다!'는 기본에 충실했던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
게임의 기본적인 스펙은 전사, 도적, 사제, 모험가, 궁사 등의 직업을 선택, 나머지는 콜렉팅 RPG처럼 용병을 채워넣는 것이다. 과거 PC 온라인의 파티 구성을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시스템으로 개편, 온라인 게임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참으로 묘한 기운이 흐르는 루디엘의 스테이지는 아이온의 국민 인던이라 불렸던 암포(암흑의 포에타)를 쪼개놓은 것처럼 진행한다. 비록영웅과 아이템의 등급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볼 수는 없다. 루디엘도 국내 모바일 RPG의 교과서 콘텐츠를 선택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든 콘텐츠와 시스템의 독창성이 상대적으로 약해진 가운데 루디엘은 무엇을 경쟁력으로 삼았을까. 테스터로 꾸준히 플레이한 결과 새로움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기본에 충실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기교보다 기본에 충실했다는 점은 레벨 디자인과 스테이지의 배치로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의 존재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를 전면에 내세워 PC 온라인 게임 시절의 추억이나 그때 그 시절로 각성시키려 했다.
RPG를 좋아하는 이유, 나 대신 싸우는 캐릭터의 강함을 확인하고 싶은 조그만 사실 하나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루디엘은 결과보다 과정에 주목, 천천히 진행하는 방향을 목표로 삼은 듯하다.
비록 스테이지가 3개의 난이도로 구분하고, 권장 전투력과 각종 버프로 무장해서 자동 전투만 일관하는 것이 RPG의 취지에 맞는 것이냐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의 결이 달라진다는 것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비록 CBT였지만, 루디엘은 게임을 계속해야 할 이유가 확실하다. 바로 종족 전쟁이다. 자신을 대신해서 싸울 전사들의 직업과 레벨 그리고 아이템 파밍을 꾸준히 하는 이유는 날개 색깔이 다른 아이들(?)과 싸우기 위해서다. PC에서 스마트 폰으로 플랫폼이 바뀌며, 재미를 담아내는 그릇만 바뀐 것에 불과하다.
연이어 강조한 것처럼 루디엘은 유저에게 계속 고민거리를 던진다. 예를 들면, 영웅 중심으로 팀을 구성할 것인가 혹은 장비 중심으로 팀을 재편할 것인가처럼 항상 선택지를 제시한다.
물론 이러한 고민은 상점에 달려가서 영웅과 아이템 뽑기를 이용한다면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완벽한 해결책은 되지 못하며, 결국 남은 것은 유저의 플레이 경험이다. 자신이 플레이했던 경험을 떠올려 고민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는 순전히 유저의 몫이다.
루디엘은 유저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보다 게임의 방향성에 힘을 실은 작품이다. 소위 빨리 달리는 것보다 정확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고민을 촘촘하게 배치했고, 각자 선택에 따라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만 제공하는 것으로 개발사의 흔적을 지웠다.
암포와 쌍다스(버려진 우다스 신전, 우다스 신전 지하), 파슈까지 돌면서 허연 날개를 가진 닭을 몰살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할 줄이야. 적어도 이러한 추억을 기억하는 유저라면 '루디엘'의 이름 세 글자를 기억했으면 한다.
사전 예약
| 이름 : 루디엘 개발 : 레이드몹 장르 : RPG 과금 : 무료 / 인앱 결제 지원 : 안드로이드 비고 : 암흑의 포에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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