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 기관과 의견차 좁히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 못해


특금법이 통과되면서 국내 암호화폐 업계는 제도권 진입에 맞춰 부실 거래소 퇴출과 프로젝트 검증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블록체인 게임업계는 여전히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블록체인 게임 중에서 심의를 받고 정식 서비스 중인 게임은 단 한 건도 없다.

현재까지 유나의옷장 for Kakao와 인피니티스타가 심의를 신청했지만, 거부를 당했다. 이후 스카이피플이 '파이브스타즈'로 등급분류 심의 신청을 넣은 게 전부다.

NFT의 환금성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과거 모바일 게임의 경매장이 '아이템거래사이트'를 모사해 벌어진 청불 등급과 비슷한 상황이다. 

예년과 달리 디앱과 댑은 국내 게임업계에서 '블록체인 게임'으로 호칭이 바뀐 지 오래다. 알트코인의 사용처를 PC와 스마트 폰에서 구동되는 게임으로 선택, 친숙한 소재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과 달리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나 서비스 업체의 상황은 쉽지 않다. 이전부터 정상적으로 '등급'을 받아서 정식으로 서비스하고 싶은 것과 달리 항상 '심의'가 발목을 붙잡았다.

A 개발사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심의를 넣어봐야 이득은 없다고 본다. 어차피 신청해도 등급 거부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기사 몇 개가 전부다"라며 "일부 메이저 업체가 게임위를 상대를 정식으로 심의를 요구하기 전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에서 블록체인 게임사업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플레이댑과 웨이투빗 정도다. 향후 위메이드와 엠게임 등 상장업체가 준비 중인 블록체인 게임이 심의를 받을 때 성장통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특히 위메이드는 과거 '유나의옷장'으로 곤혹을 겪었다.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자사의 블록체인 게임에 적용될 코인을 상장시키겠다고 밝힌 이상 심의를 받기 위한 게임위의 입장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B 개발사 관계자는 "출시는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하고, 업데이트를 통해 NFT와 코인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며 "심의가 나올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뜻을 같이하는 개발사부터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특금법 통과 후 게임법에 따라 심의를 진행하는 '게임위'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심의 거부라는 선례만 있고, '해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C 개발사 관계자는 "이더리움이나 온톨로지나 트론 기반 블록체인 게임이 등장하고 있어, NFT를 위해 국내보다 가까운 일본 진출로 목표를 선회했다"며 "그나마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게임이 자리를 잡은 일본에 출시해 그들과 협업하는 게 생존할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게임 심의, 외부 결제, 거래소 입성 등 위메이드가 풀어야 할 숙제 '난적'


코스닥 상장사 위메이드의 '코인 상장'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의 발언은 신생 개발사와 프로젝트팀 대표의 발언과 급이 다르다.

위메이드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 이후 '2분기 코인상장, 블록체인 게임 3종 글로벌 출시' 외에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단지 위메이드를 중심으로 짜여진 자회사, 손자회사 등으로 구분해 수평계열화를 통해 '위메이드트리'가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만 나온다.

그래서 1년 동안 국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게임, 게임업계 등에서 취재한 사실을 종합해 '위메이드의 리버스 ICO' 진입 장벽을 가늠해봤다.


▶ 특금법 통과됐어도 블록체인 게임 심의 난항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를 위한 첫 번째 장벽은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의 심의다. 과거에 위메이드는 자회사 조이맥스의 자회사 플레로게임즈가 서비스했던 '유나의 옷장'으로 블록체인 게임 대중화의 물꼬를 트지 못했다.

사상 초유의 심의 거부로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진 사례가 바로 위메이드다. 비록 국내 암호화폐 업계의 숙원이었던 특금법이 국회를 통과, 시행을 앞두고 있음에도 게임업계는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 지키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게임의 핵심 기술이자 현행법의 사행성 판단 기준이다. 위메이드트리의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와 연동된 블록체인 게임은 NFT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게임위의 유연함이 필요하다.

특히 지난해 노드브릭의 '인피니티스타' 등급 거부 이후 특금법 통과돼 정부의 기조가 정해져 게임위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현재 국내 블록체인 게임을 서비스 중인 프로젝트팀은 게임위의 심의를 받지 않고,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출시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블록체인 게임 A 개발사 팀장은 "인피니티스타 이후 게임위 심의보다 마켓(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해 사후 심의로 서비스 중"이라며 "게임을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올렸지만, 언제 구글이 돌변할지 몰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라이브 중이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 B 대표는 "게임위를 통한 정식 심의를 받았다면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수 있겠다. 애플이나 구글 외에도 원스토어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게임위에 따르면 사후심의를 통해 서비스할 수 있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는 구글, 애플, 삼성전자, 카카오게임즈, 원스토어, 소니,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오큘러스브이알코리아 등 총 8개 사업자다.

국내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들이 살얼음판을 걷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더리움이나 이오스 기반 게임은 각각 이더리움, 이오스 생태계로 구글이 허용하지 않는 '외부 결제'로 잠재적 경쟁자에 해당한다.

위메이드가 게임위의 심의를 받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해도 플랫폼 사업자가 삭제하면 그만이다. 

애석하게 위메이드는 2014년 2월 '윈드러너 for Kakao'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사라진 적이 있다. 

당시 위메이드 측은 '현재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일시적으로 루비결제 및 재설치가 불가한 현상이 발견되어 수정 중입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구글이 허용하지 않았던 '문화상품권' 결제로 속칭 밑장빼기를 시도하다 적발돼 삭제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심의를 받아도 NFT와 코인 거래를 위한 오픈마켓 사업자의 정책이 위메이드가 넘어야 할 첫 번째 언덕이다.


▶ 청소년은 회원 가입이 불가능한 암호화폐 거래소
특금법 통과 전부터 정부는 '청소년과 외국인은 암호화폐 거래 금지'로 못을 박았다. 단 외국인은 국내 암호화폐 4대 거래소마다 가입, 원화 입출금, 거래 등이 다르다.

예를 들면, 빗썸은 거래와 입출금은 가능하지만, 원화 입출금은 불가능하다. 업비트는 ▲정상적인 카카오계정 사용▲카카오 계정을 통한 로그인 ▲국내 통신사 실명 인증 : 본인 명의의 국내 휴대폰 개통 등을 만족하면 거래소 회원으로 가입해 거래할 수 있다.

업비트, 빗썸 등에 따르면 만 19세 미만은 회원으로 가입할 수 없다. 2020년 기준, 2001년생은 2020년 생일 당일부터 가입 후 거래할 수 있다. 

즉 위메이드에서 블록체인 게임을 오픈마켓에 출시해 플레이는 가능하지만, 거래소 회원으로 가입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된다. 그 결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처럼 같은 게임을 '만 18세 이상'과 '만 12세 이상'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닌 '만 18세 이상' 버전으로 출시할 수밖에 없다.

이는 위메이드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상장을 준비하면서 해결할 두 번째 언덕이다. 그게 아니라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전체이용가' 버전을 등록하고, 거래소 상장을 진행해야 한다. 

프로젝트팀 '크립토워리어'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전체 이용가로 블록체인 게임 '크립토 워리어 Z'를 등록해 서비스 중이다. 이 팀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오아시스와 포블게이트의 원화마켓에 크립토워리어즈(코드 네임, CZ)를 상장해 CZ/KRW 거래쌍이 존재한다.


▶ 코인 상장은 BTC, USDT, ETH, KRW 선택
게임위의 심의를 받아 오픈 마켓에 등록해 서비스하더라도 위메이드는 상장할 거래소를 찾아야 한다. 

코스닥 상장사가 벌집 계좌를 사용하는 거래소에 상장할 수도 있겠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거래소에 입성할 가능성은 작다. 향후 사업의 방향성을 고려하면 적어도 특금법 시행 후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는 4개 거래소로 범위가 좁아진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중에서 ISMS 인증을 획득하고 실명 계좌가 발급된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4곳뿐이다.

이미 위메이드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의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에 거버넌스 카운슬로 합류해 클레이튼 생태계의 일원으로 위메이드트리를 참여시킬 가능성도 크다.

클레이튼 생태계 파트너 중 거래소는 코인원, 비트포렉스, OKEx, 업비트, 한빗코 등이다. 그래서 위메이드의 암호화폐는 공통으로 언급된 코인원과 업비트가 원화마켓 상장을 위한 종착지로 떠오른다.

대표적으로 웨이투빗의 보라(BORA)는 업비트의 BORA/BTC, 코인원의 BORA/KRW 마켓에서 거래 중이다. 또 빅원(BigONE)의 테더 마켓 BORA/USDT, 코인슈퍼의 이더리움 마켓 BORA/ETH 등에서도 거래 중이다.

국내 암호화폐 업계에서 BTC>USDT>ETH>KRW 순으로 1급수는 BTC와 USDT, 2급수는 ETH, 3급수는 KRW로 통한다. 이는 특정 거래소 의존도를 낮추면서 4개의 거래쌍을 활성화, 투자 유의 종목 지정에 따른 상장폐지 위험을 관리하기 위함이다. 

블록체인 게임 3종 글로벌 출시를 고려하면 내수용 마켓을 위한 업비트와 코인원의 원화마켓 입성부터 우선시되며, 이후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를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이 게임업계의 3대장이라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의 3대장은 바이낸스, OKEx, 후오비다. 적어도 상장을 천명했다면 위메이드도 국내외 프로젝트팀처럼 3대장 입성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안정권에 들어가는 업비트를 페이스메이커로 결정해야 한다.

국내 4대 거래소 중에서 업비트 싱가포르와 업비트 인도네시아 등 현지 거래소가 영업 중이며, 원화마켓 상장 이후 이더리움이나 비트코인으로 승격하면 '오더 북'을 공유해 자연스럽게 글로벌 진출의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3부로 이어집니다>


플레로게임즈가 유나의옷장 for Kakao 서비스를 1월 19일 종료했다. 2017년 10월 19일에 출시한 이후 약 1년 3개월(458일)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유나의옷장 for Kakao는 유나의 옷장은 애틋하고 두근거리는 연애 스토리를 바탕으로 코디 결과와 선택지에 따라 각기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연애 스타일링 게임이다. 


수천가지의 남/여 캐릭터 의상을 비롯해 이용자가 직접 옷을 제작하는 '디자이너', 스타일링 PVP '코디 대결', 최고의 코디를 선발하는 '코스튬 파티'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이미 신규 다운로드와 인앱 결제는 차단됐으며, 2월 19일까지 환불 신청을 받는다.


플레로게임즈 관계자는 "그동안 유나의옷장에 많은 사랑과 아낌없는 성원을 주셨던 점 잊지 않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라고 밝혔다.


review10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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