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에 테스트를 종료한 스튜디오포립의 모바일 RPG 주사위의 잔영 for Kakao(이하 주사위의 잔영). 관련 업계에서 명작의 드림 프로젝트라 여겨졌던 주사위의 잔영은 테스트 이전부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이름에서 오는 왕관의 무게는 테스트 기간 내내 엄청났다.



테스터로 참여한 주사위의 잔영은 추억 소환을 앞세운 원작의 재해석과 트렌드가 공존, 아직 제대로 섞이지 않은 미완성의 향기가 강한 게임으로 다가왔다. 단적으로 소환사가 되고 싶어 for Kakao와 로드오브다이스 for Kakao의 뒤를 이어 보드 RPG로 등장했지만, 치명적인 매력을 선보이는 데 역부족이었다.


우선 원작의 재해석은 논쟁의 소지가 적다. 그 이유는 명작이라 칭송했던 유저들의 기억이나 재미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더욱 드림 프로젝트의 실행 측면에서 원작 일부를 복원, 눈앞에서 실행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후한 점수를 준다.



그러나 주사위의 잔영을 앞세운 추억을 걷어낸다면 상황은 미묘하게 달라진다. 앞서 언급한 for Kakao를 사용한 보드 RPG와 비교한다면 이전에 나왔던 소시퍼보다 진화한 게임인가라는 측면이라면 소시퍼의 손을 들어줄 밖에 없는 상황이다.


테스트 기간에 제일 주목한 것은 전투였다. 상점의 연속 뽑기를 통해 4~6성으로 등급이 정해진 캐릭터는 충분히 공감한다. 문제는 테스트 빌드를 기준으로 전투와 파티 구성은 기존 모바일 RPG의 공식을 답습,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하는 반응으로 이어졌다.



어차피 새로움보다 익숙함을 선택한 탓에 당연한 결과였다. 4성보다 5성, 5성보다 6성의 드림 팀을 구성하는 것이 주사위의 잔영이 추구하는 것이라면 확실한 방향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쳇말로 이름만으로 반은 먹고 들어가는 주사위의 잔영이지만, 정작 테스터로서 내리는 결론은 기쁨보다 아쉬움이 크다. 물론 원작 재연과 재해석의 틈이 클 수밖에 없고, 이 문제는 유저들이 풀어낼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다만 원작의 모습과 바람을 주사위의 잔영 for Kakao에 기댈 수 있는 유저와 개발팀의 의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누군가는 이름만으로 존재했던 프로젝트를 볼 수 있어 기뻤지만, 혹자는 유행만 앞세운 진부한 자동 RPG로 등장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과거와 현재 사이에 갇혀있어 미래를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한 주사위의 잔영. 과거의 채팅방이 지금은 카카오톡의 단톡방으로 대체, 경쟁 상대가 동종 유사 장르의 게임이 아닌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가 되어버린 현 상황이 애처롭다.


이름 : 주사위의 잔영 for Kakao

개발 : 스튜디오포립

장르 : RPG

과금 : 무료 / 인앱 결제

지원 : 안드로이드 / iOS

비고 : 재연과 재해석의 온도

예약 : https://goo.gl/TdFHap


리뷰10K(review10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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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카피캣의 범람과 외산 게임의 침공으로 귀결된다. 그 와중에 또 다른 생존 노선을 선택했던 게임들이 있었으니 바로 제2의 전성기를 노리는 온라인 게임들이다.

이를 두고 혹자는 관뚜껑을 여는 추억팔이로 치부하기도 하고, 스마트 폰에서 만나는 복고 열풍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으며, 모든 온라인 게임이 모바일로 부활해서 성공한 것도 아니었다.

PC 온라인의 추억을 고스란히 재현하고자 노력한 게임이 있는 반면 정말 추억팔이에 그친 게임들도 제법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재의 빈곤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추억의 온라인 게임'은 또 다른 생존 방식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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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나는 그 때 그 시절의 향기
최근에 출시한 포켓 메이플 스토리 for Kakao는 성공에 가까운 게임으로 꼽힌다. 이전에 출시했던 메이플 스토리를 소재로 한 게임들보다 의미있는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장르의 퓨전보다 원작의 원형을 스마트 폰에서 구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우스갯소리로 PC 온라인 버전의 오토보다 모바일로 돌아온 자동 사냥이 똑똑해졌다는 평가도 들을 정도다. 

또 PC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으로 병행 서비스 중인 크리티카도 모범 사례로 꼽힌다. 부활보다 이식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액션의 쾌감을 각기 다른 환경에서 구현하고자 노력한 작품이다. 이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외하고, 그저 게임 자체로 평가를 내린 기준이다.

또한 뮤 더 제네시스 for Kakao로 외도(?)를 한 이후에 뮤 오리진으로 돌아올 예정인 전민기적. 과거 PC 온라인 시절 악령의 재림이라 부를 정도로 뮤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들으며, 부활에 성공했다. 비록 초반 반응이었지만, 출시 당시 화려했던 그래픽을 스마트 폰에서 볼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현재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뿐만 아니라 다른 온라인 게임들도 속속 모바일 게임으로 부활, 변신을 꿈꾸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소재의 고갈이 복고 열풍이라는 이름으로 추억을 재현하는 모바일 게임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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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팔이, 절반의 성공과 실패
모든 게임이 모바일 게임으로 부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로 즐기던 조작 방식이 스마트 폰의 터치로 바뀐 것도 무시못하며, 특정 장르가 가졌던 재미를 고스란히 재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리니지다. 리니지는 일본에서 '리니지 더 세컨드 문'이라는 카드 RPG로 선행 출시됐지만, 성공과 거리가 멀었다. 비록 리니지였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유명한 IP에 기대 후광 효과만을 노린 졸렬한 태작이라고 부른다.

후광 효과를 노린 게임들도 참패했지만, 장르의 특수성도 고려 대상이다. PC 온라인과 스마트 폰의 조작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일례로 레이싱이나 FPS는 터치 조작의 한계가 존재한다. 

또 퍼즐은 시도에 그쳤을 뿐 오히려 과거 PC 소셜 게임이 모바일 SNG로 부활, 과거의 영광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비해 RPG는 자동 전투로 편의성을 강화,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 출시를 기다리는 게임의 대부분은 RPG로 전향한 지 오래다. 엔씨소프트의 간판 리니지나 아이온, 엔트리브 소프트의 트릭스터, 소프트맥스의 주사위의 잔영 등은 모바일 환경에 어울리는 RPG로 변신을 꿈꾸고 있다.

몇몇 사례를 통해 원작의 장르를 스마트 폰에서 구현하겠다는 것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계정 블럭의 위험을 무릅쓰고 오토 마우스를 사용하던 시절과 비교했을 때 게임사가 직접 자동 전투를 적용하는 것부터 즐기는 문화가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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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법칙은 없지만, 실패의 법칙은 있다!
2014년은 모바일 RPG가 호령했지만, 2015년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이전에 출시했던 게임들이 RPG로 성공했지만, 절대적인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추억팔이에 기댄 원작의 이름만 가져온 '무늬만 추억'인 게임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추억이 독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반응을 보이는 집단이다. CBT와 OBT에 이어 상용화까지 오랫동안 담금질을 하던 PC 온라인 게임과 달리 모바일 게임은 단기전이다. 빠른 시간에 최대한 많은 유저들을 모으지 못한다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다.

비록 원작의 인지도에 따라 유명세를 타지만, 원작과 상이한 게임이 등장한다면 원작의 팬들까지도 돌아서는 참담한 결과가 발생한다. 반대로 원작의 인지도가 떨어진다면 부활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도 애매한 계륵과 같은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PC 온라인 시절의 게임사를 괴롭혔던 오토-핵-버그로 통하는 크리 3종 세트만큼 무서운 불법 공유와 크랙 버전도 무시할 수 없다. 혹자는 핵 때문에 원작이 망했는데 부활한 게임도 크랙 버전으로 망하면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원작의 유명할수록 잘해도 본전, 못하면 3대가 욕을 먹는 수준이다. 그만큼 위험 부담이 존재하지만, 출시 전부터 주목을 받을 수 있어 출시 이후에도 궤도에 오르기 쉽다."며,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서비스하는 게임보다 적어도 원작을 즐겼던 유저들이 복귀한다면 다른 신작보다 한발짝 앞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비록 위험 부담은 있지만, 시도 만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소재가 바로 온라인 게임이다. 바로 이러한 생각으로 출시했던 게임들은 실패의 마지막 법칙을 무시하고, 출시했던 게임들은 모두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리고 사라졌다.

바로 제2의 전성기를 꿈꿀 때 가장 경계해야 할 법칙이 '추억은 간직할 때 아름답다!'라는 말이다. 좋은 말이지만, 일종의 실패 공식처럼 굳어져 형장의 이슬처럼 사라진 게임을 접했던 유저들의 일갈(一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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