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수수료와 적립 혜택 강조했지만, 적자 운영 시달려


카카오게임즈가 IPO 입성 후 '다음카카오' 시절의 유물을 정리 중이다. 다음카카오가 게임업계와 상생을 위해 출시했던 '카카오 게임샵'을 정리하면서 이전에 선보였던 사업모델과 라인업을 재편,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8일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카카오 게임샵을 11월 30일에 종료한다. 2015년 4월 1일에 출시한 이후 약 5년 8개월(2,071일) 만에 사라지게 됐다. 

카카오 게임샵은 다음카카오의 '카카오 게임하기' 시절부터 진행된 입점 프로세스를 게임샵에 적용한 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카카오게임 전성기 시절에 부각된 수수료 30%의 부담감을 없애고자 ▲입점사 65% ▲카카오게임 25% ▲사용자 10% 적립 등으로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2년도 채우지 못하고 수수료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와 동일한 30%로 상향 조정하기 전까지 만성적자에 시달렸다. 항간에는 다음카카오가 프로모션을 진행한 초기 수수료 7.5%보다 애플이나 구글의 오픈마켓 사업자의 불편한 기류를 감지해 올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용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적립 혜택이 플랫폼 사업자가 허용하지 않는 '외부결제'처럼 비쳐면서 수수료의 균형이 무너졌고, 당시 카카오 게임샵에 입점한 '카카오 게임'에 무형의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 신호도 감지해 수수료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사업적인 판단하에 게임샵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앞으로, 카카오게임즈는 축적된 퍼블리싱 노하우를 바탕으로 파트너사들과 긴밀한 협력을 추진하고,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동인 게임에서 출발해 카카오 게임으로 비상, 라인게임즈 황금기 이끌어


따꿍따꿍 정겨운 배경음악이 그리워질 모양새다.

카카오게임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라인게임즈(구 넥스트플로어)의 엘브리사가 내달 31일 오랜 비행을 마치고, 휴식기에 들어간다.

8일 라인게임즈에 따르면 엘브리사 서비스를 8월 31일 종료한다. 2013년 12월 26일에 출시한 이후 약 6년 8개월(2,441일)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엘브리사는 과거 카카오게임이라 불렸던 '카카오 게임하기'에서 애니팡(선데이토즈), 아이러브커피(파티게임즈), 쿠키런(데브시스터즈), 드래곤플라이트(넥스트플로어) 등과 함께 카카오 게임과 넥스트플로어 시절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비행 슈팅 RPG다.

게임업계가 기피하던 크리스마스 다음날에 출시, 2013년을 며칠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출시 초반 서비스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시즌제' 업데이트와 각종 콜라보로 해를 거듭할수록 안정세를 찾아갔다.

넥스트플로어는 드래곤플라이트 이후 스피릿캐처와 엘브리사를 출시했다. 종 스크롤 비행슈팅에서 횡스크롤 액션, 엘브리사로 횡스크롤 비행 슈팅으로 장르의 변화를 주며 개발사의 이미지를 다져나갔다.

또 드래곤플라이트보다 일본에 'for Kakao'를 떼고 2015년 9월 3일에 'エルブリッサ'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당시 카카오게임에서 서비스했던 게임들이 일본 진출 러시가 시작되기 전 '카카오게임의 일본 진출'의 포문을 열었던 게임이 엘브리사다.

출시 전부터 엘브리사를 위해 현지 사무소를 설립했는데, 현재 라인게임즈의 일본 사업을 지휘하는 '스테어즈'다.

특히 엘브리사 서비스 종료를 알리며, 김민규 라인게임즈 대표가 직접 글을 남겨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이 유니티나 언리얼 엔진 등 라이센스 엔진으로 개발한 것과 달리 엘브리사는 넥스트플로어가 자체 개발한 엔진으로 개발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김민규 라인게임즈 대표의 입장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LINE Games 대표 김민규입니다.

엘브리사가 6년 6개월의 긴 서비스 끝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서비스하는 게임들은 모두 그렇습니다만,
특히 엘브리사는 제가 직접 작업한 자체 엔진으로 만들어진 게임이었기에 더더욱 각별했던 게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엘브리사를 서비스 종료 결정을 하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아쉬운 마음이 큰 것 같습니다.

항상 엘브리사를 아껴주시고 플레이해주신 유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랜 기간 정이든 레트란과 키티를 비롯한 여러 캐릭터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어디선가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민규 드림

내달 출범 1주년을 앞둔 그라운드X의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 재단과 암호화폐 거래소의 힘겨루기는 프로젝트팀과 거래소의 대결로 끝났지만, 결국 공시 플랫폼 쟁글이 클레이튼의 손을 들어주면서 판정승으로 마쳤다.

그러나 탈중앙화를 외쳤던 국내 블록체인 업계에서 재단과 거래소의 싸움은 불과 몇 년전 벌어졌던 카카오게임의 망령을 보는 듯해서 씁쓸했다.

카카오게임즈 이전에 카카오의 '카카오 게임'이라 불렸던 초창기 '카카오 게임하기'는 당시 PC 온라인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구조를 격파, 채널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생태계의 힘을 증명했다.

하지만 카카오 게임 입점 조건 중 하나가 바로 원스토어의 전신, SKT 티스토어·KT 올레마켓·LGU+ 'OZ스토어 등에 게임을 출시하지 않는 것이 업계의 불문율로 통하던 시절이 존재했다.

애플과 구글로 점철된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의 횡포에 맞서자고 의기투합했지만, 정작 서로 제살을 깎아 먹으면서 '약육강식'만 강조하던 시기였다.

문제는 최근 벌어진 '클레이튼 vs 지닥'을 보면서 과거 카카오 게임 사태와 다를 바 없었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생태계 확장이지만, 이면에는 공생보다 종속에 가까운 구조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한때 애니팡-쿠키런-아이러브커피 등 카카오게임 키즈는 게임업계의 축으로 지탱하고 있음에도 정작 블록체인 게임이나 디앱 등 퍼블릭 블록체인을 강조한 사업자는 게임법과 특금법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없다.

거버넌스, 생태계 파트너, 서비스 파트너 등을 강조했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상장 폐지와 기사를 통해 디스하기도 바쁜 이들을 보면 '도대체 블록체인은 왜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카카오 코인이라는 별칭과 함께 파트너를 강조했던 거래소나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해 디앱도 모자라 게임업계의 중추를 담당했던 게임업체를 거버넌스로 합류시키고자 노력했던 그라운드X의 행보가 아쉬운 대목이다.

1년 전 중국 암호화폐 산업의 이면을 알아보기 위해 그라운드X와 클레이튼의 투자 유치건과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실상과 다른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의 주장을 '사실 확인'이라는 명목으로 검증하기 시작하면 '클레이튼'의 민낯이 드러나는 건 금방이다.

정말 할많하않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