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프 이자 농사와 인터넷 금융의 파킹 통장 체험기



기자가 이더리움(ETH, Ethereum)을 접한 계기는 에테르(Ether)라는 단어로 시작했다. PC 온라인 게임 와우(WOW)를 알고 있다면 누군가 이더리움이라고 말해주기 전까지 '에테르리움'이라고 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계인(?)의 존재를 알기 전까지는 에테르리움이라 읽다가 현재 이더리움이나 ETH로 확실하게 개념을 정립, 이더리움 32개 모으기에 도전 중이다. 이후 스테이킹과 렌딩, 채굴풀 등을 접하게 되면서 현재 업비트 스테이킹으로 매일 복사(?) 현황을 지켜보고 있다. 

게임업계에서 AFK(Away From Keyboard)로 통하는 방치형 게임이 틈새시장을 공략한 가운데 기자는 암호화폐 투자를 AFK 방식으로 전환, 업비트 이더리움 스테이킹(연 추정 보상률 3.3%)과 케이뱅크의 파킹통장 플러스박스(연 2.3%, 세전)를 두고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 중이다. 

전자는 바스프의 서비스, 후자는 인터넷은행의 금융상품으로 엇비슷한 이자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대신 전자는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고위험 서비스, 후자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금을 보호받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업비트에 이더리움을 맡기면 거래소가 10%의 수수료를 제하고, 케이뱅크는 세금 15.4%(이자 소득세 14%+주민세 1.4%)를 적용받아 원천징수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거래소의 스테이킹은 제도권의 금융 상품이 아니다. 그래서 금융소비자보호법, 예금자보호법, 자본시장법 등과 같은 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 대신 보호도 받을 수 없는 고위험군이다. 어디까지나 국내 은행법에 명시된 금융회사에서 선보이는 상품을 벤치마킹, 거래소의 수익 모델이 아닌 서비스라 분류하는 것도 이러한 위험성에 기인한다.

업비트가 서비스하는 이더리움 스테이킹은 암호화폐 스테이킹 서비스 중에서 초보자용이다. 2년 전 이맘 때 업비트가 이더리움의 스테이킹을 시작할 때는 32개의 이더리움을 묶는 일종의 패키지 투어처럼 선보였고, 이후 지난해 4월 이더리움이 상하이와 샤펠라 업그레이드로 44회차를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뀐 바 있다.

패키지 스테이킹에 묶인 32개는 이더리움 솔로 스테이킹에 필요한 수량이다. 정전에 대비해서 무정전 공급 장치(UPS)와 24시간 365일 돌아갈 수 있는 성능이 좋은 PC 환경만 있다면 수수료 없는 최고의 스테이킹이지만, 개인이 하기에는 제약이 많다.

리퀴드 스테이킹이라 불리는 약칭 스테이킹 풀이나 사스(Staking as a Service) 등과 같은 개인키를 외부에 맡기는 보안 문제도 해결할 수 있지만, 초기 자본금 이더리움 32개가 진입 장벽으로 꼽힌다.

이에 비해 국내 업비트와 빗썸 등에서 진행하는 이더리움 스테이킹은 수수료 10%를 제외하면 안전한 축에 속한다. 스테이킹 서비스에 따라 이더리움과 폴리곤(MATIC)은 1일, 에이다(ADA)는 5일마다 보상이 들어온다.

단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 케이뱅크 파킹과 달리 스테이킹은 한 번 시작하면 추가로 입금할 수 없으며, 언스테이킹으로 돌려받은 이후에 추가할 수밖에 없다. 물론 호재가 연거푸 터질 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으며, 스테이킹 신청 후 대기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단점도 공존한다.

지난해 6월 업비트 이더리움 스테이킹을 위해 무려 46일이 걸렸다. 업비트 측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1일 기준 이더리움 스테이킹의 연 추정 보상률은 13.1%에 달했다.

당시 업비트 관계자는 "서비스상 '스테이킹 대기'는 신청 후 검증을 시작하기 전까지 상태를 의미한다. 네트워크상 어느 단계에 있다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라며 "현재 이더리움 네트워크상 스테이킹 수요가 몰리면서 스테이킹 대기열이 포화인 상태로, 네트워크상 46일이 소요되는 상황이다. 이더리움 Active Queue가 하루에 처리되는 밸리데이터 숫자가 정해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케이뱅크 플러스박스는 통장 쪼개기로 계좌마다 별명을 지어주고, 바로 이자받기(시간대 설정)로 하루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푸시로 알려주는 매일 이자 수령이 귀찮다면 매월 넷째주 토요일이 정기 이자 지급일이다.

파킹통장의 강점은 흔히 말하는 수시 입출금 통장보다 이자 수익을 확보, 방치하는 것보다 소액이라도 수익이 발생해 매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이더리움 스테이킹과 같다. 또 이자 수익에 따라 통장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바스프의 스테이킹은 갈아타는 게 무의미하며, 과정도 번거롭다. 

솔로 스테이킹이나 스테이킹 풀을 포기하고 바스프를 선택한 이유는 '거래소는 그래도 안전하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 상품 보호와 무관하다. 단적으로 업비트에 쌓이는 이더리움은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기 위해 이더리움을 출금할 때 출금 수수료, 스테이킹 보상에 따른 수수료 등에서 쌓이는 거래소의 자산인 셈이다.

또 이더리움 스테이킹은 수익 실현시 변수가 있다. 즉 업비트 스테이킹은 최초 신청수량이 1이라면 언스테이킹 전까지 1+@(스테이킹 보상), 케이뱅크 플러스박스는 100만 원(원금+이자 2.3%, 세전)처럼 수량과 원금의 수치는 변함없지만, 이더리움은 스테이킹과 언스테이킹에 따른 시세 상승과 하락, 스테이킹에 몰리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보상률이 낮아질 수도 있다.

스테이킹 실험 14회차를 시작했던 이더리움의 업비트 종가 기준으로 2023년 6월 5일 241만 3000원, 2024년 1월 19일 319만 9000원으로 78만 6000원의 이득이 계측되나 당시 4.9%에서 3.3%로 추정 보상률이 감소한 것도 스테이킹의 장단점이다.

결론은 홀더로서 거래소 스테이킹과 금융소비자로서 예적금 상품 가입은 개인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흔히 말하는 코인세가 없는 현 상황에서 위험 부담이 큰 스테이킹과 통장 갈아타기로 '티끌 모아 태산'처럼 보수적으로 투자 방식을 고수하는 것도 개인의 선택이다.

다만 암호화폐와 관련된 서비스는 금융상품 비교만큼이나 DYOR(Do Your Own Research)에 따라 달라지므로 무조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적어도 코인판에서 아무도 믿지 마라. 

# 본 기사는 특정 사업자의 특정 서비스를 체험한 토대로 작성된 것으로 투자 추천이나 상품 홍보와 무관한 참고용입니다. 그래서 정보 제공 역할에 그칠 뿐 투자와 원금 손실에 대한 책임이 없음을 표기합니다.

 

고객 확인의무 위반해 과태료 제재



케이뱅크가 고객 확인 의무에 소홀, 특금법을 위반해 4,320만 원의 과태료 제재를 받았다. 앞서 델리오와 한빗코 등이 특금법에 명시된 고객 확인 의무(KYC)를 위반, 제재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경고 수준에 그친다.

9일 법무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특금법 시행령 제10조의5는 법인 또는 단체인 고객의 실제 소유자는 금융거래에 필요한 성명, 생년월일 및 국적을 확인해야 한다. 

케이뱅크는 2021년 5월 31일부터 2022년 3월 22일까지 진행된 금융거래 6건에 대해 KYC(Know your customer)에 소홀, 실제 소유자를 확인하지 않은 채 거래를 취급했다. 

이에 비해 국내 거래소 업계는 KYC가 자금세탁방지(AML)의 책무 중 하나로 사업자마다 고객확인제도(CDD, Customer Due Diligence) 시스템을 구축, 최근에는 강화된 고객확인제도(EDD, Enhanced Due Diligence)를 기반으로 AML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실명 계좌 6개월 갱신에 눈치 보는 업비트, 카카오뱅크에 밀린 케이뱅크 이해관계



약 2년 동안 신규 회원 가입없이 버텼던 업비트가 케이뱅크를 만났다. 업계는 기업은행 대신 케이뱅크를 선택한 업비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케이뱅크가 암호화폐 거래소 유치에 나섰을 때도 업계는 카카오-두나무-카카오뱅크로 이어지는 트리오를 중론으로 받아들였다.

업비트에 따르면 케이뱅크 제휴를 준비하면서 타 은행(카카오뱅크 포함) 검토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제휴를 진행했다'는 설명 외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 카카오는 블록체인 유닛으로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유닛처럼 그라운드X, 클레이튼의 클레이, 두나무의 업비트, 카카오뱅크로 이어지는 카카오톡의 회원 가입을 통한 실명 계좌까지 개설돼 업비트도 이용할 수 있는 생태계가 국내 시장을 재편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금융업계에서 케이뱅크는 지난해 4월부터 대출 상품도 판매할 수 없는 반쪽 은행 또는 식물 은행으로 통했다. 업비트도 2년 가까이 신규 회원 가입이 차단된 반쪽 거래소로 기존에 가입한 회원들로 거래소 살림을 꾸렸다.

겉모습은 업비트와 케이뱅크의 전략적 제휴지만, 이면에는 우리은행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케이뱅크를 앞세워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의 예치금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1대 주주는 우리은행(13.79%)이다. 뒤를 이어 KT(10%), NH투자증권(10%), 케이로스(9.99%), 한화생명보험(7.32%), GS리테일(7.2%), KG이니시스(5.92%), 다날(5.92%), 기타(29.86%) 순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지난 4월 바이낸스 코리아와 원화 입금 계좌로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3대장의 한국지사인 '바이낸스 코리아'와 우리은행의 조합만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거래소의 벌집 계좌 허용으로 비치면서 거래소와 은행이 설전을 벌이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낸스 코리아 이후 거래소의 예치금 규모를 보고 직접 나서는 것보다 케이뱅크를 통한 타당성 검토에 나섰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FATF의 제재가 거래소 대신 은행을 향한다면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 주주로 관망한다는 의견도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검토설과 관련해 말할 상황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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