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일에 출시한 코로프라의 드래곤 프로젝트(ドラゴンプロジェクト). 이 게임은 출시 전부터 사전 등록 2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코로프라의 또 다른 프로젝트 게임으로 주목을 받았다. 프로젝트라는 대명사를 고유 명사로 바꾸는 코로프라의 저력이 숨겨진 작품이자, 몬스터 헌터의 헌팅 액션을 그들만의 스타일로 바꿨다.
정식 출시 전에 공개한 정보로 판단했을 때 코로프라의 자기 복제가 시작한 것이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었다. 헌팅 액션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릴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몬스터 헌터'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은 3개월의 플레이 타임을 진행하며, 미묘하게 비슷한 듯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 출시 이후 매출 현황(일본 애플 앱스토어)
▲ 출시 이후 매출 현황(일본 구글 플레이 스토어)
이 게임은 몬스터 헌터와 공명(共鳴)하는 재미가 존재한다. 캐릭터의 레벨업과 장비 파밍이 주류를 이루고, 유저들은 파밍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완성된 무기와 방어구를 상점에서 뽑는 것이 아닌 재료를 획득할 수 있는 몬스터를 소환한다는 점이다. 일종의 재료 확정권처럼 시스템을 개편, 서로 같이 도와서 싸우는 협력 플레이에 중점을 뒀다.
드래곤 프로젝트는 모바일 MMORPG다. 같이 플레이한다는 측면에서 필드 보스전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예를 들면, 퀘스트를 진행할 때 필드에서 보스가 출현하면 주변의 캐릭터들이 모여서 함께 싸운다. 만약 주변에 유저가 없다면 NPC와 함께 전투에 나선다.
비록 실제 플레이하는 유저보다 레이드 센스는 없지만, 기본적인 공격과 부활을 담당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함께 싸우는 NPC를 방패로 활용, 평소보다 공략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앞서 언급한 몬스터 뽑기는 일종의 명품관이라 생각하면 된다. 상대적으로 등급이 낮은 아이템도 재료만 있다면 언제든지 제작할 수 있으며, 본인이 제작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다면 해당 재료를 얻을 수 있는 필드에 입장하면 된다.
필드에 입장해서 몬스터와 싸우고, 재료를 모으는 과정은 영락없는 하얀 고양이 프로젝트다. 이동과 공격, 스킬 발동을 하얀 고양이 프로젝트의 시스템을 가져왔고, 보스와 싸울 때는 몬스터 헌터의 느낌을 선사하는 식이다.
당연히 재료 파밍과 아이템 제작에 집중하면 캐릭터의 레벨은 자연스럽게 오르며, 후반으로 갈수록 혼자보다 협력 플레이의 빈도가 많아진다. 일례로 확실한 버스 기사로 고용(?)할 수 있는 친구가 몇 명 있다면 아이템 파밍은 수월해진다.
단지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달성하는 시간의 차이만 존재할 뿐 속칭 게임 접을 때까지 파밍은 계속해야 한다. 바로 이 구간에서 결제의 유혹과 과금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퀘스트 수행과 필드에서 사냥을 하더라도 확실한 재료가 보장된 몬스터 뽑기를 이길 수가 없다. 설령 몬스터를 소환하더라도 이들과 함께 싸울 친구나 자신의 전투력이 형편없다면 무용지물이다. 겉모습만 본다면 '처음부터 결제하지 말고, 조금 더 연습하고 결제해봐!'라고 속삭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몬스터 상점 업데이트할 때마다 소환하라는 식이다.
그래서 게임을 시작한다면 각종 보상을 모아 몬스터를 뽑는 것이 아닌 무기와 방어구에 장착할 마기(보석 개념) 뽑기가 나을 수 있다. 또 아바타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외형보다 성능 위주로 실리형 아이템 파밍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
또 몬스터 헌터를 경험한 유저라면 드래곤 프로젝트에 등장하는 몬스터의 외형과 공격 패턴을 보면서 데자뷰를 경험할 수도 있다. 적어도 기자는 드래곤 프로젝트에서 몬스터 헌터의 향기를 느꼈다.
레벨과 플레이 숙련도에 비례해서 강해지는 결제의 유혹과 몬스터 뽑기에 의존하는 아이템 파밍은 드래곤 프로젝트에 장단점이다. 이러한 모델을 전략으로 볼 것인지 혹은 상술로 받아들일 것인지는 유저의 선택이다.
지난 6월 2일에 출시한 스퀘어에닉스의 모바일 RPG 사무라이 라이징(현지 서비스 이름, サムライ ライジング, Samurai Rising). 정식 출시 전 사전 등록 20만 명 돌파와 정식으로 출시한 지 7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200만 돌파로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그러나 출시 초반 반응과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사무라이 라이징의 매력과 경쟁력을 잃어버린 탓에 현재 석양이 저무는 게임으로 분류, 시장에서 사무라이 라이징의 존재는 사라져가고 있다.
▲ 출시 이후 매출 현황(일본 애플 앱스토어)
▲ 출시 이후 매출 현황(일본 구글 플레이 스토어)
사무라이 라이징은 하얀 고양이 프로젝트에 파이널 판타지 스킨을 입혀놓은 것처럼 모든 면에서 유사하다. 즉 이 게임에서 두 개의 요소를 걷어내면 중국의 양산형 RPG보다도 못한 졸작이 튀어나온다. 그만큼 게임이 뿜어내는 독창적인 매력은 전혀 없으며, 사무라이 라이징에서 새로움이나 신선함이라는 단어는 쓰레기통에 집어 던진 지 오래다.
게임의 기본적인 스펙은 12개의 직업과 8개의 속성, 3가지 난이도로 구분한 스테이지, 6개의 능력치와 아이템 파츠, 액티브 2개와 패시브 2개로 구분한 스킬 시스템 등에 스태미너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아 서버 점검을 시간을 제외한다면 무한 사냥이 가능하다.
최대 4명(친구 포함)이 함께 나서는 전투, 가로와 세로 화면 지원(전투 화면만 지원), 자동과 수동 전투의 선택 등이 더해지며, 기존 모바일 RPG가 가지고 있는 모든 시스템을 흡수한 사무라이 라이징.
앞서 언급한 것처럼 튜토리얼이 끝난 이후에 연속 뽑기를 통해 초반 파티를 준비하고, 이후 아이템과 스탯 파밍을 진행하면서 자신만의 드림팀을 구성하는 것이 게임의 실질적인 목표다.
스탯 파밍은 사무라이 라이징의 레벨 시스템이 하얀 고양이 프로젝트와 같은 탓에 임의대로 붙여준 이름이다. 각 속성 아이템을 모아서 스능력치를 올려주는 시스템이라 전투 경험치는 계정만 반영되며, 나머지는 스탯이 증가할 때마다 캐릭터의 레벨이 증가하는 식이다.
비록 12개의 직업이 존재해도 정작 자신의 플레이 성향을 반영할 것이 아니라면 첫 번째 연속 뽑기 이후 등장하는 캐릭터로 계속 달리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 정식 출시 전에는 스퀘어에닉스의 모바일 RPG와 파이널 판타지가 생각나는 일부 시스템 덕분에 기대작으로 주목받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참혹했다.
하얀 고양이 프로젝트의 마이너 버전이라 부를 정도로 더 이상 좋아보이거나 시도나 노력을 한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풍경은 굳이 일본이 아니더라도 국내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게임이 많은 탓에 모바일 RPG의 획일화를 한일 양국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분명 사무라이 라이징은 다다익선이라는 이름 아래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과 확실한 콘텐츠만을 본떠서 개발, 모바일 RPG의 드림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히려 이것저것 섞어놓은 탓에 과유불급으로 전락, 양산형 RPG보다 못한 평가를 받은 채 일본 현지에서도 출시 두 달 만에 버림받았다.
이러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퀘어에닉스의 모바일 RPG라는 것도 더 이상 시장에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으며, 이러한 현상이 비단 일본에서만 발생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얀 고양이 프로젝트라는 걸출한 타이틀을 파이널 판타지라는 허울좋은 포장지로 포장, 사무라이 라이징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했음에도 유저들에게 버림받는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이제는 '스퀘어에닉스의 사무라이 라이징'의 예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는 아니다. 일본이나 국내나 양산형이라는 말을 벤치마킹과 검증이라는 키워드로 포장해도 어차피 망할 게임은 시장이 알아보는 셈이다.
사무라이 라이징처럼 양산형 게임은 철저하게 실패하고 망해야 시장이 살아난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캔디 크러시 사가 시리즈로 알려진 킹(King)이 모바일 RPG를 비밀리에 공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28일에 소프트 런칭 방식으로 싱가포르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지역에 안드로이드 버전만 출시,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 테스트를 하고 있다.
현재 이 게임은 마켓에서 삭제됐지만, 이전에 설치한 버전은 계속 접속이 가능한 상태다. 특히 업데이트를 통해 초기 버전보다 나아지는 모습으로 킹의 또 다른 실험이 진행 중이다.
게임의 첫인상은 코로프라의 하얀 고양이 프로젝트다. 이 게임도 이동과 조작을 하나의 방식으로 대체, 초기 소프트 런칭 버전은 하얀 고양이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왔다. 조작 시스템을 카피했지만, 이후 업데이트를 거쳐 논란을 피하고자 아이콘을 일부 변형한 것으로 보인다.
히어로는 한 손으로 플레이하는 세로 화면의 액션 RPG다. 스테이지 진행 방식은 캔디 크러시 사가에서 보여준 방식을 채택했으며, 게임에 등장하는 서브 미션을 해결할 때마다 별 3개를 획득한다.
게임 시작 화면에 보이는 전사, 궁수, 마법사 등 3개의 직업 중에서 하나를 선택, 실제 전투는 이 중의 한 명이 같이 참전하여 2명이 함께 싸우는 방식이다. 현재 소셜 기능과 인앱 결제가 없어 모든 스테이지는 실질적으로 유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이 게임은 아이템 장착 파츠가 6개로 새로운 스테이지에 입장할 때 클리어만 한다면 아이템을 획득한다. 기존 아이템과 같다면 아이템의 레벨이 상승하고, 좋은 아이템이라면 '감정'을 통해 새로운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다.
단 아이템을 감정할 때 일정 시간이 필요하고, 상대적으로 스테이지의 난이도와 성능에 비례해서 확인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전투를 시작하면 게임 진행에 필요한 각종 부스팅 아이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물약도 각종 오브젝트(술통, 보물상자)에서 얻을 수 있고, 스테이지 공략에 실패하면 빵(게임의 입장권 개념)이 소모되는 식이다.
사실 히어로는 킹의 하얀 고양이 프로젝트라 보일 정도로 카피캣이다. 지금까지 자기 복제 성향이 강한 비슷한 퍼즐만 내놓으면서 RPG 장르에 도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단 새로운 장르의 도전을 일본의 유명 게임, 하얀 고양이 프로젝트는 누적 다운로드 1억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정식 출시와 동시에 하얀 고양이 프로젝트의 킹 버전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히어로라는 게임을 보더라도 장르나 시스템 그리고 콘텐츠의 신선함은 찾아보기 어려우며, 게임 외적으로도 그저 도전이나 실험이라는 단어로 좋게 포장해주는 것이 전부다.
킹(King)의 히어로는 독특함보다 아류작이라는 느낌이 강하다는 것, 이 점이 씁쓸하다.
이름 : 히어로 개발 : 킹(King) 장르 : RPG 과금 : 무료 / 인앱 결제 지원 : 안드로이드 비고 : 킹의 실험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테스트를 진행한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의 모바일 RPG 원피스 사우전드 스톰(ONE PIECE サウザンドストーム β版). 게임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원피스를 소재로 모바일 RPG로 DeNA가 개발했다.
원피스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많다. 그저 단순한 만화에 그치지 않고, 또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낸 작품인 덕분에 원작을 소재로 한 게임은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다.
이번에 리뷰를 통해 소개하는 원피스 사우전드 스톰도 이전에 소개했던 게임처럼 팬 서비스 정신은 잊지 않고, 어김없이 원작 재연 스킬을 발동한다.
출시 전 공개된 티저 사이트와 프로모션 영상을 보면 하얀 고양이 프로젝트처럼 진행, 밀짚모자 해적단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설정은 비슷하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을 꼽는다면 3명이 함께 진행하는 협력 플레이다.
국내 모바일 RPG처럼 방을 생성, 실시간으로 파티원을 모집하여 누구나 '밀짚모자 해적단'이 되어 전투를 진행한다. 물론 무조건 파티 플레이를 강요하는 게임은 아니다. 오히려 혼자서 플레이할 수 있다면 실제 유저가 아닌 A.I와 함께 입장할 수 있어 3명이서 싸우는 것은 같았다.
테스트 스펙은 밀짚모자 해적단의 영웅(?)이 등장하고, 드레스로자 편의 캐릭터도 참전했다. 또 루스카이나 섬, 동쪽의 섬, 서쪽의 섬, 샤본디 제도, 드레스로자 섬 등 총 5개 지역이 구현되어 있었다.
특히 원작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스킬 카드 시스템으로 설정, 캐릭터에 장착할 수 있어 팬 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게임에서 전투는 유저의 선택에 따라 수동과 자동으로 전환할 수 있다. 우스갯소리로 파티원의 성능(?)이 좋다면 편하게 오토 아이콘을 누르고, 쿨타임이 돌아올 때마다 스킬을 사용하거나 팔짱을 끼고 구경만 해도 된다.
참고로 피버 모드가 존재, 해당 모드가 발동되면 모든 스킬의 발동 시간이 반으로 줄어든다. 이를 통해 밋밋한 전투가 시쳇말로 박 터지는 전투로 순식간에 바뀐다. 그러나 원피스 무쌍에서 보여줬던 쓸어담기 수준은 아니니 큰 기대는 하지 말자.
원피스를 소재로 등장했던 다른 게임들이 그렇듯 원피스 사우전트 스톰도 그 이상을 벗어나지 못한다. 아무래도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 다수를 위한 게임이기에 목적은 분명하지만, 게임이 가진 확장성은 한계가 존재한다.
즉 팬 서비스에 충실한 게임이나 뽑기 위주의 시스템으로 재편된 시스템이 존재, 팬心을 ATM처럼 이용하려는 놀부 심보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피스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주목을 받는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글화에 대한 언급이나 국내 출시가 전혀 없다는 아쉬움을 제외하고, 원피스 팬이라면 정식 버전을 기다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름 : 원피스 사우전드 스톰 개발 : DeNA 장르 : RPG 과금 : 무료 / 인앱 결제 지원 : 안드로이드 / iOS 비고 :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
이번에 출시된 게임은 기존 하얀 고양이 프로젝트를 VR(virtual reality, 가상 현실) 기술을 접목, 출시한 것이다. 그래서 이전에 출시된 모바일 게임과 다르게 Gear VR 본체와 갤럭시 S6-갤럭시 S6 엣지가 필요하다.
코로프라는 여느 일본 기업과 다르게 신속하게 VR 기술을 적용한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출시한 Oculus Rift 대응 앱 Kuma's Festival Marksman를 출시했으며, VR 전용 패드 colopad까지 공개할 정도로 VR 게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록 기기의 제약이 있지만, VR 기술과 자사의 게임을 접목하는 시도는 계속 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