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원화마켓에서 거래 중인 무브먼트(MOVE) / 자료=빗썸

에어드랍 토큰도 심사 대상┃리플(XRP)-플레어(FLR)와 달리 약한 커플링




바이낸스 재팬이 애니메코인(ANIME)을 두고, 바이낸스 글로벌과 엇갈린 행보를 보인다. 

전자는 현지에서 비앤비(BNB) 홀더 대상으로 스냅샷에 따른 비앤비 지급, 후자는 애니메코인 상장과 에어드랍으로 에니메코인까지 별도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앤비 홀더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모션이지만, 현지 규제에 따라 애니메코인은 코드네임이나 거래쌍도 찾아볼 수 없다.

4일 바이낸스 글로벌, 바이낸스 재팬 등에 따르면 글로벌은 애니메코인 5억 개, 일본 법인은 17만 개가 에어드랍 물량으로 배정됐다. 이는 총발행량 100억 개를 기준으로 바이낸스 글로벌은 5%, 바이낸스 재팬은 0.0017% 수준이다.

이미 국내 암호화폐 시장에 입성한 애니메코인은 업비트와 코인원을 제외하고, 빗썸이 조건부로 3,333,333개를 배정해 '0.03333333%'로 바이낸스 재팬보다 에어드랍 물량이 앞선다.

앞서 바이낸스 글로벌은 비앤비 홀더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홀더 에어드랍(HODLer Airdrops)을 선보였다. 지난해 7월 19일 바나나 건(BANANA)으로 시작해 ▲테나(The) ▲무브먼트(MOVE) ▲시몬캣(1000CAT) ▲펏지 펭귄(PENGU) ▲애니메코인(ANIME) 등 총 프로젝트 6종을 에어드랍 방식으로 배포한 바 있다.

하지만 바이낸스 재팬은 홀더 에어드랍을 선보이며, 애니메코인 상장 대신 비앤비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바이낸스 측은 홀더 에어드랍을 선보이면서 일본을 제외 국가로 밝힌 바 있으며, 당시 'Japanese local regulations'를 언급해 '에어드랍 토큰도 JVCEA의 심사 대상'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다.

이전에도 에어드랍 토큰이 화이트 리스트 코인까지 이어진 경우는 리플(XRP)과 플레어(FLR, 옛 스파크 토큰)의 사례가 꼽힌다. 리플을 취급하는 현지 1종 암호자산 거래소가 공동 성명을 배포할 정도로 플레어가 최고 대우를 받은 셈이다.

애니메코인은 바이낸스 글로벌에 상장했지만, 정작 일본은 별도의 심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비앤비로 대체하면서 JVCEA 심사 리스크를 해소했다. 단, 바이낸스 재팬이 VIP 프로그램 개편과 홀더 에어드랍 1호 프로젝트로 애니메코인을 선정, 향후 에어드랍 프로젝트보다 비앤비 홀더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밈(Meme)의 변형 프로젝트, NFT 프로젝트의 IP 시도는 글쎄




애니메코인(ANIME)을 보고 있으면 과거의 유물 닷핵이 생각난다. 하나의 소스로 다양한 영역에서 상품화를 시도하는 원소스 멀티유즈와 미디어 믹스 등의 표현이 국내외 암호화폐 업계에서 생태계 확장이라는 단어로 치환된다.

단 애니메코인은 NFT 프로젝트 아즈키(Azuki)에서 출발, 태생부터 NFT의 한계를 IP로 바꾸려는 시도한 토큰이다. 업비트나 빗썸 등 국내 주요 거래소가 '풀 스택 애니메 방식'이라고 설명서에 표기했지만, 결국 상품 판매를 위한 그럴싸한 마케팅 용어다.

시쳇말로 업자들의 미사여구일 뿐 허상은 밈 코인이라는 키워드보다 새로운 용어로 포장한 그냥 알트다. 애니메코인의 전신을 거슬러 올라가면 NFT 프로젝트 아즈키에서 ▲치루 랩스(Chiru Labs) ▲이매지카 인포스(IMAGICA Infos) ▲덴츠 등이 애니메이션 제작 위원회처럼 구성돼 아즈키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그래서 NFT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재단과 홀더의 역할은 제작자와 펀딩 후원자로 바뀐다. 크라우드 펀딩 취지와 후원자에 대한 보상이 아즈키와 애니메코인으로 바뀐 것에 불과할 뿐 실체는 변하지 않았다.

그 결과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에 상장하기 전까지 애니메코인은 글로벌 거래소 3대장 중에서 바이낸스와 오케이엑스의 테더 마켓, 그보다 티어가 낮은 쿠코인과 바이비트 테더마켓에서도 거래 중인 프로젝트로 이른바 검증을 거친 프로젝트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애니메코인 이전에 제작자와 후원자를 연결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다수 존재했다. 이후 코스플레이 토큰(COT)처럼 코스튬 생태계 확장과 지속을 위한 프로젝트가 등장했을 정도로 취지는 좋았지만, 정작 그들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로드맵 실행 여부는 현실과 달랐다.

그 이유는 이미 웹3 프로젝트라는 명목으로 무대를 옮겼음에도 전통적인 법령의 제약이 컸다. 한때 블록체인이 저작권 수호천사라는 대체불가한 기술이 있었음에도 정작 현실은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했다. 대표적으로 국내는 텀블벅과 와디즈, 국외는 킥스타터 등이 이미 크라우드 펀딩이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러한 방식을 블록체인으로 대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로 포장하기에는 과한 감이 있다. 이미 애니메코인은 NFT나 엔터테인먼트 테마주로 분류, 작품의 성공과 흥행 결과에 따라 가격이 들쭉날쭉 변하는 밈 코인과 다를 바 없다.

애니메코인이 취향 비즈니스를 관통해 성공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정도로 자리 잡기까지 시간 외에도 연달아 히트하는 '킬러 콘텐츠'의 존재가 필수다. 하지만 현재까지 애니메코인이 추구하는 크리에이터-애니메이터-팬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는 꿈에 불과할 뿐 현실과 거리가 멀다.

이에 따라 애니메코인의 가격은 거품이고, 총발행량 대비 유통량도 변종 밈 코인이 무슨 소용인가. 그저 뜨내기 홀더를 잡기 위한 프로젝트를 업비트와 빗썸은 거창하게 설명해 의구심이 끊이지 않는다.

원래 감출 게 많고, 보여줄 게 없는 프로젝트일수록 화려한 미사여구와 각종 용어를 섞어가면서 포장한다. 재단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적어도 국내 거래소는 이러한 자정작용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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